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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유엔에 큰물 피해 긴급 지원 요청


지난주 부터 계속되고 있는 집중호우로 인한 북한 내 피해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오늘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처음으로 보도하며, 수 백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고 가옥 6만세대 이상이 침수되거나 파손됐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세계식량계획 (WFP)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 정부가 유엔에 긴급 지원을 요청했다고 확인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4일, 지난 7일부터 북한 전역에 내린 집중호우 (무더기 비)로 수 백명이 사망하거나 행방불명 됐고, 12일 현재 적어도 3만여동에 6만 3천 3백여 세대의 주택이 침수되거나 파손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곳곳에서 주요 철길과 도로, 다리들이 끊어지고 전력공급이 중단됐으며, 통신망이 두절되는 등 피해가 막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최대 피해지역은 황해남북도와 강원도, 그리고 지난해에도 큰 피해를 입었던 평안남도 양덕과 신양군 등입니다.

이 지역에는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400mm~650 mm 에 이르는 많은 비가 내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특히 강원도는 북한 전체 피해 주택의 3분의 1 가량인 2만여채가 부분 파괴되거나 침수됐고, 인명 피해 역시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원도 평강군의 경우 지난 12일 밤 11시 까지의 강수량이 무려 662 mm 에 달해 지난해 피해가 가장 컸던 평안남도 양덕군처럼 올해 최악의 피해지역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농경지 역시 수만 정보가 침수되거나 유실돼 식량 피해도 심각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달 말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평양 역시 큰물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앞서 13일 북한 내 많은 지역에서 연 평균 강수량인 1천 mm의 절반 이상의 비가 내렸으며, 특히 평양의 강수량은 지난 1967년 평양 시내가 물에 잠겼던 홍수 때와 맞먹는 규모라고 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오늘 급격히 높아졌던 대동강 수위가 일단 낮아졌지만 계속된 비로 범람 위험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국제적십자사사연맹(IFRC) 평양사무소의 테리에 뤼스홀름 대리대표는 오늘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현재까지 적어도 2백명 이상이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뤼스홀름 대리대표는 북한 관리들이 면담에서 사망. 실종자 수를 2백명 이상이라고 말했다고 전하고 , 전국적으로 3만채 이상의 주택이 파손되거나 침수된 것으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뤼스홀름 대리대표는 도로와 통신 사정이 좋지 않아 피해지역을 방문하거나 자세한 현장소식을 파악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세계식량기구(WFP) 는 북한 정부가 긴급지원을 요청했다고 확인했습니다.

태국 방콕에 있는 WFP 아시아 사무소의 폴 리슬리 대변인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정부가 피해지역 주민들에 대한 식량 공급을 위해 유엔에 긴급 지원을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리슬리 대변인은 WFP와 유엔아동기금(UNICEF) 을 중심으로 유엔 긴급합동조사단을 구성해 북한에 파견했다고 말하고, 앞으로 24시간~48시간 안에 구체적인 피해규모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슬리 대변인은 유엔 긴급합동조사단이 피해가 가장 큰 중부지역 4개 군에서 현장조사를 시작했다며, 이번 피해가 지난해 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국제적십사사연맹의 테리에 뤼스홀름 대리대표는 앞서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비는 최근 10년 내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며, 이번 피해로 식량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그 영향이 적어도 1~2년 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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