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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 에너지 실무회의 성공리에 폐회


북 핵 6자회담 참가국들은 8일 판문점 한국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경제와 에너지협력’ 실무그룹 마지막 날 회의에서 중유 95만t 상당의 대북 지원 방안에 대해 세부 조율을 마치고 이틀 간의 일정을 끝냈습니다.

6자 참가국들은 이날 북한측이 전날 1차 회의에서 비핵화 2단계 조치 이행에 따른 상응조치로 희망한 중유와 석탄·발전소 개보수 관련 기자재 등을 한국과 미국,중국,러시아 등 4개국이 어떻게 분담할지 등을 집중 논의했습니다.

(질문) 6자회담 ‘경제와 에너지 협력’ 실무그룹 회의가 8일 성공적으로 끝났다지요?

답: 네,그렇습니다.이날 10시50분 시작된 오전 회의에서 북한측은 자신들이 전날 밝힌 소비형 지원과 투자형 지원 중 투자형 지원의 품목에 대해 서면 자료를 제출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이어 북한과 한국·미국·중국·러시아 등 다른 참가국들이 북한측의 요구사항에 대해 질의응답을 하는 형태로 진행됐습니다.

오전 회의에 이어 오후 협의에서는 이번 회의 결과를 9월 초 열릴 차기 6자회담에서 어떻게 설명할지를 놓고 마지막 조율하는 작업 등의 순으로 진행했습니다.

회의가 끝난 뒤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명길 주 유엔 대표부 정무공사는 “회의가 진지하고 아주 생산적으로 진행됐다.”고 만족감을 표시했습니다.

특히 회의에서는 남북정상회담이 공식 발표된 직후 시작된 덕분인지,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습니다.김명길 주유엔 공사는 “민족사에 특기할 또 하나의 사변으로 생각한다.”면서 “북과 남,해외에 있는 전체 조선 동포들의 기쁨이며 ‘우리 민족끼리’의 정신을 살려나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질문) 이번 회담에서 나온 북한측의 요구사항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죠?

답: 네,북한은 95만t 상당의 대북 지원과 관련해 매달 중유 5만t씩을 정기적으로 제공받기를 원하며 95만t중 절반은 화력·수력발전소·탄광 등 에너지 생산시설 개보수와 관련된 설비로 받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6자회담 한국측 차석대표인 임성남 북핵외교기획단장이 전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받기를 희망하는 중유 량이 45만t이라고 할 경우 북한의 수용능력이 월 5만t인 점을 감안하면 45만t을 지원하는 데 모두 9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또 대북 경제와 에너지 지원이 핵시설 불능화와 핵프로그램 신고 이행간에 시차가 생겨도 문제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임성남 북핵기획단장을 덧붙였습니다.

(질문) 앞으로 경제와 에너지협력 실무그룹 회의는 어떻게 진행됩니까?

답: 6자 ‘경제와 에너지협력’ 회의 참가국들은 북한측이 받기를 희망하는 품목 등을 명확히 알려줌에 따라 다음 주 열릴 ‘한반도 비핵화’ 실무그룹 회의와 다음달초 6자회담 본회의를 계기로 비핵화 2단계 일정표에 맞춰 북한이 요구하는 중유와 발전소 개보수 설비를 지원하는 구체적인 방식을 논의해 합의하게 됩니다.

다음 실무그룹 회의 일정과 관련해서는 일부 참가국 대표는 다음달 중순 개최를 희망하기도 했으나 필요할 경우 차기 6자회담 전이라도 회의를 갖자는데 참가국들간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질문) 현 시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앞으로 6자 본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봅니까?

답: 네,한마디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이번 정상회담은 영변 핵시설 폐쇄 등 북한의 초기단계 조치 이행이 최종 단계에 들어서고 6자회담에서 다음 단계인 핵시설 불능화와 핵 프로그램 신고를 위한 일정표가 마무리될 시점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6자회담에 한층 탄력을 붙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그에 따른 정부의 대북 쌀과 비료 지원 중단,남북 대화 채널의 파행 등으로 6자회담과 남북관계의 선순환 구조는 이뤄지지 못했습니다.그러나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 해결을 계기로 북한의 초기단계 조치 이행이 개시됨에 따라 6자회담과 남북관계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대북 쌀 차관 지원이 재개됐고 최고위 남북 상시 대화 채널인 장관급 회담도 다음달 초·중순 열릴 예정입니다.그런 만큼 남북 정상회담은 남북관계의 진전이 6자회담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6자회담의 진전 속에 남북관계에도 탄력을 주는 구조를 만드는데 이바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입니다.

(질문) 하지만 미국 등 6자회담 당사국들이 북한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죠?

답: 네,그렇습니다.미국을 포함한 6자회담 참가국들의 의문은 북한이 과연 보유한 핵무기나 핵 폭발장치를 포함한 모든 핵을 포기한다는 전략적 결단을 내렸는지 여부입니다.북한이 초기단계 핵시설 가동중단은 이행하고 불능화 단계까지도 조건만 맞으면 이행할 의사를 보이고 있지만 핵무기와 보유한 플루토늄까지 모두 포기하는 결단을 내렸는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확신을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그런 만큼 노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에게 주변 상황을 객관적으로 설명하고 ‘전략적 결단’을 촉구하는 게 정상회담의 주요 포인트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김정일 위원장으로부터 한반도 비핵화의 ‘전략적 결단’과 관련한 긍정적 언급이 나온다면 6자회담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이 경우 연내 핵시설 불능화와 핵프로그램 신고를 마친다는 참가국들의 목표가 실현될 가능성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일부에서는 정상회담이 6자회담에 미칠 효과에 대해 과도하게 기대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답: 네,그렇습니다.정상회담이 6자회담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데는 별 이견이 없지만 그 효과를 너무 기대해서는 안된다는 시각도 없지 않습니다.이는 지난 1월 BDA 문제 해결을 약속한 미북과 북한간 베를린 회동 이후 6자회담이 미·북 양자 협의를 주된 축으로 삼은 채 진행되는 듯한 조짐을 보이고 있어 정상회담이 대세에 큰 영향을 주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입니다.

지난 2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남북 외교장관 회담에서 박의춘 외무상이 “핵시설 폐쇄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사찰단 수용 등은 북·미관계가 잘 발전됐기 때문에 하기로 한 것”이라고 밝혀 북한 비핵화 결단에 영향을 줄 최대 변수는 미·북관계 정상화 논의의 진척이라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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