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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인질사태로 중국 기업들 철수 검토


아프가니스탄 내 한국인 인질 피랍 사건은 중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현재 아프간에 진출한 중국 기업들은 이번 일이 터지면서, 공사기간을 단축하고 철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문: 아프간에 진출해 있는 중국 기업들이 조기 철수를 고려하고 있다고요?

답: 아프가니스탄은 중국이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 가운데 하나인데요,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속한 신문인 `참고소식'이 오늘 보도한 바에 따르면, 현재 아프가니스탄에서 대규모 공사를 맡고 있는 중국 국유기업에 속한 기술자와 근로자들은 지난 달 한국인 피랍사건 발생한 뒤 심리적 불안감으로 가급적 빨리 중국으로 되돌아가겠다고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아프가니스탄에 진출해 있는 중국 기업들은 공사 기간을 앞당겨서 철수하는 방안을 계획 중입니다.

중국 신문은 아프가니스탄 현지에서 철강재 사업을 하고 있는 한 중국인 사업가의 말을 따서, 한국인 인질사건으로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중국인 근로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고 빨리 귀국하려고 하고 있으며, 아프가니스탄에 들어오기로 한 중국인 근로자들도 입국 날짜를 늦추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문: 현재 아프간에 있는 중국인 수는 얼마나 되나요?

답: 현재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중국인은 7백∼8백명 정도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민영기업 공사 인력과 중국대사관 관원, 언론매체 기자 2명을 포함한 수십 명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은 공사를 위해 파견된 인력입니다.

문: 최근 아프간 현지에서 중국 기업이나 인력을 대상으로 한 테러가 발생한 사례가 있었나요?

답: 아프가니스탄에서 외국 군용차량이 빈번하게 이동하는 도로공사를 담당한 중국수리수전건설공사의 공사현장이 위치한 지역에서 지난 5월 23일 외국인을 겨냥한 자살폭탄테러가 발생했는데요, 이 테러로 중국수리수전건설공사에서 고용한 현지 경찰 1명과 주민 3명이 사망하는 사건을 겪었고, 중국인 사망자는 없었습니다.

이 사건이 터지자 중국인 기술자 4∼5명이 강력히 귀국을 요구했는데요, 이번에 한국인 인질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중국인 직원들이 빨리 공사를 마치고 철수하기를 희망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따라 실제로 중국수리수전건설공사의 책임자는, 원래 연말로 예정됐던 완공시점을 10월로 앞당겼으며 아프가니스탄 공사만 마치면 철수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중국 언론이 전했습니다.

아울러 중국 언론은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중국식당을 경영하고 있는 한 중국인 사업가의 말을 따서, 한국인 납치사건이 발생한 뒤로 다들 외출을 자제하고 있는 탓에 손님들이 거의 끊겼다고 전했습니다.

문: 아프가니스탄에 진출한 중국 기업들은, 특히 탈레반 거점지역에서는 어떻게 공사를 진행하고 있나요?

답: 중국의 유명한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중싱통신의 경우, 아프가니스탄 전역에 3000킬로미터에 달하는 광케이블 설치공사를 맡고 있는데요, 하지만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와 같은 탈레반 거점 지역에는 중국인 인력을 보내지 않고, 대신 아프가니스탄인 직원들만 보내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만일 탈레반 거점 지역에서 공사 도중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아프가니스탄인 직원이 공사 현장에서 사진을 찍어 중국 현지 회사로 보내주면, 전화통화로 문제를 해결해주는 방식으로 공사를 해나가고 있는데요, 이런 방식이 번거롭기는 하지만 생명의 안전을 지키는 길이라는 게 중국 회사의 설명입니다.

문: 아프간 주재 중국대사관은 자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나요?

답: 아프가니스탄 주재 중국대사관의 리광휘 영사는 "중국 교민들과 연락을 할 기회가 있으면 항상 안전에 유의하라는 당부를 빼놓지 않는다"며 "중국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아주 급한 일이 아니면, 아프가니스탄에 오는 것을 미루는 게 좋다고 권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문: 끝으로, 이번 한국인 인질 피랍사태에 대해 중국 정부는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나요?

답: 한국인 피랍사태 발생 이후, 중국 외교부는 며칠 전 (24일) 대변인을 통해, 중국은 한국에 동정심을 표시한다면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피랍된 한국인 인질이 모두 안전하게 귀가하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또 "최근 중국 국민이 해외에서 납치되거나 습격 받는 일이 생기고 있기 때문에, 중국은 탈레반의 한국인 피랍사건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하고, 이어 "중국은 이번 사태가 아주 순조롭게 해결되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한국인 인질들이 모두 안전하게 한국으로 귀국하기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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