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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미 국무부 관리 ‘대북 테러지원국 해제 작업 이미 시작’


미국은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테러지원국 지정과 경제제재 해제 조치를 이미 시작했다고 미국 국무부의 전직 고위 관리가 밝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중국 베이징의 온기홍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문: 미국 국무부의 전직 고위 관리가 했다는 대북 정책 관련 발언에 대해 좀더 자세히 전해주십시요?

답: 네. 홍콩에 본사를 둔 유력한 중화권 위성방송인 봉황위성TV, 즉 피닉스위성TV는 지난 25일 ‘진해청풍록(전하이팅펑루)'이라는 국제시사 대담 프로그램을 통해 홍콩 시사평론가 추전하이의 사회로 처음으로 북한과 미국, 중국 등 삼국의 평론가들을 출연시켜서 이달 중순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 이후의 전망에 대해 토론을 벌였습니다.

미국측 평론가로는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를 지낸 마크 피츠패트릭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 선임연구원이 참석했는데요,

마크 피츠패트릭 전 미국 부차관보는 먼저 "그 동안 북한이 취한 조치에 대해 만족스럽고, 북한측이 선의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미국의 상응조치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이어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과 경제제재 명단에서 삭제하는 작업을 이미 시작했다"며 "이 두 가지 작업이 북한의 핵 시설 불능화 일정에 맞춰 완료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담에는 마크 패츠패트릭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 외에, 북한 내부 사정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여성사업가 이옥진씨와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치바오량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소 연구원이 나왔습니다.

문: 핵 폐기와 상응조치의 순서에 대해, 북한측 참석자는 어떻게 답변했나요?

답: 이 대담에서 북한 입장을 대변한 북한 여성사업가 이옥진씨는 핵폐기와 상응조치의 순서와 관련해, "2003년 8월 첫 6자회담 때부터 거론돼온 오랜 문제"라며 "핵시설 동결과 보상문제의 순서 문제에서는 북한과 미국 사이의 신뢰가 먼저 쌓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옥진 씨는 또 중유를 실은 첫 선박이 도착하자마자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동결한 것을 강조하면서 "최근의 6자회담의 양상을 봤을 때, 북한과 미국 사이에 신뢰만 회복된다면, 서로 타협점을 찾고 빠른 시일 안에 해결될 가능성이 엿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북한이 먼저 성의를 보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이옥진 씨는 덧붙였습니다.

한편, 이옥진씨가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적대시 정책 폐기를 요구하자, 미국측 평론가로 나온 마크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미국은 북한을 적대시하지 않고 있으며 공격할 의도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 미국측 평론가로 나온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부차관보가 북한의 경수로 제공 요구에 대해 언급했다죠?

답: 네, 마크 피츠패트릭 전 미국 국무부 부차관보는 북한의 경수로 제공 요구와 관련해, "현재 미국의 입장으로서는 경수로 문제에 대해 ‘No’라고 할 수 밖에 없다"면서 "그러나 핵 폐기에 이르는 단계를 거쳐갈수록 ‘노’라는 단어가 점차 삭제돼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특히 "북한에 대한 미국의 원조가 핵과 관련되지 않은 발전설비를 제공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또 "북핵 6자회담 참가국들이 2.13 합의에서 동의했듯이, 핵시설 폐쇄와 동시에 중유가 제공되고 있다"며 "그러나 핵 불능화가 완료된 다음에 어떤 협의가 될지에 대해선 지금으로선 예측할 수 없고, 경수로를 언급할 단계도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문: 최근 북한이 미국측에 군사회담을 제의했는데요, 군사회담을 제의한 북한의 의도에 대해, 북한측 참석자는 어떻게 설명했나요?

답: 이날 대담 프로그램에서는 북한이 최근 제안한 군사회담의 의도와 관련한 얘기도 나왔는데요, 북한측 사업가 이옥진 씨는 개인의견임을 전제로 "북한 입장에서는 군사부문에서의 직접적인 북-미 대화가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축을 가속화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옥진씨는 또 "핵무기나 한반도 안정화 문제는 모두 군사 문제와 관련이 있다"며 "북한은 군사적 문제는 군사 담당자들이 직접 협의를 하는 것이 가장 빠른 결론을 낼 수 있는 지름길로 여기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한국도 빠른 결론을 원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이옥진 씨는 덧붙였습니다.

문: 북한측이 미국에 제안한 군사회담에 대해, (미국측 평론가로 나온)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부차관보는 어떻게 설명했나요?

답: 북한측이 미국에 군사회담을 제안한 것과 관련해, 마크 피츠패트릭 전 미 국무부 부차관보는 "6자회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된 것에서 보듯이 북한과 미국간 양자협상보다는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를 참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을 배제한 단독 군사회담은 원치 않는다"고 마크 피츠패트릭 전 미 국무부 부차관보는 강조했습니다.

문 : 이번 6자회담 전망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한 북한 여성사업가 이옥진 씨는 어떤 인물인가요?

답: 이옥진 씨는 이전에도 중화권 위성방송인 봉황위성TV의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는데요, 봉황TV 측은 이옥진 씨가 북한에서 태어나 수십 년 동안 남북한 중개무역에 종사하면서 남북한 고위층과 가깝게 지내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봉황위성TV는 또 이옥진씨가 최근 평양에서 각계각층의 인사들과 만나고 와 북한의 내부사정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올해 초 북한과 미국간 상호 대표부 설치 얘기가 나왔을 때, 이옥진씨는 "북한은 6자회담이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뉴욕에 있는 유엔 북한대표부를 통해 미국과의 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지금 단계에서 대표부 설치를 절실히 필요로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었습니다.

또 북한이 정말로 핵무기를 폐기할 뜻이 있는가와 관련해, 이옥진씨는 "당연히 핵무기를 정말 폐기할 수 있기 때문에 6자회담에서 합의를 한 것"이라면서 "북한은 핵무기로 특정국가를 공격하려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봉쇄나 제재가 없으면 핵무기가 필요 없다"고 말하는 등 북한측의 입장을 전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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