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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남 등 북한 지도부 잇따른 해외순방 관심


북 핵 ‘2·13 합의’이행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 최고 지도부가 잇따라 외국 방문에 나서고 있습니다. 북한 권력서열 2위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최근 몽골과 이집트 등을 방문한 데 이어 31일부터 싱가포르를 방문하고 있고, 김영일 내각 총리는 오는 10월 베트남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 있는 VOA 김규환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북한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최근 몽골과 이집트를 방문한 데 이어 31일, 오늘부터 사흘 간 싱가포르를 방문하지요?

답: 네,그렇습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31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싱가포르를 방문한다고 싱가포르 언론들이 이날 보도했습니다.김 상임위원장은 이 기간동안 S.R.나단 대통령을 예방하고 고촉동(吳作棟) 선임장관과 실무급 회담을 갖게 된다고 싱가포르 외교부가 성명을 통해 밝혔습니다.김 상임위원장은 지난 1985년 외무장관 시절 싱가포르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이에 앞서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지난 20일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남바린 엥흐바야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고 ‘해상운수협정’ 등을 체결했습니다.26일에는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만찬을 겸한 회담을 열었습니다.

김 상임위원장의 이번 순방에는 박의춘 외무상과 최창식 보건상,김형준 외무성 부상,리명산 무역성 부상,차선모 육해운성 참모장 등이 수행해 경제협력 문제를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질문)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해외순방 중 논의한 주요 의제는 무엇인가요?

답: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몽골 방문에서 남바린 엥흐바야르 대통령과 만나 북한은 노동력이 크게 부족한 몽골에 건설인력을 파견하는 프로젝트 등에 관심을 보이며 집중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이집트 방문은 최근 이집트 기업인 오라스콤건설이 평양 상원시멘트에 1억 1500만달러(한국돈 약 1058억원) 규모를 투자해 공장시설을 현대화하고 시멘트 생산능력을 연간 300만t 규모로 확장키로 합의한 가운데 이뤄져 주목받았습니다.

이런 까닭에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이집트 방문을 계기로 양국간 경제협력이 더욱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더욱이 북한은 지난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당시 이집트에 조종사를 파견해 지원함으로써 혈맹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정치·군사적 협력이 경제적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김영남 상임위원장에 이어 김영일 내각 총리도 오는 10월 베트남을 공식방문할 예정이라면서요?

답: 네, 김영일 내각 총리는 오는 10월 베트남을 공식 방문할 계획입니다.베트남이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로 경제체질을 변화시켜 성공한 국가이고 최근 가장 가파른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등 급성장하고 있는 동남아 국가라는 점에서 북한이 베트남이 걸어온 길을 ‘학습’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김영일 내각 총리는 북한 경제를 총괄하고 있다는 점에서 베트남 방문을 통해 경제 협력과 교류를 이끌어 내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앞서 김영일 내각 총리는 이달 초 평양을 방문한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 양국간 협력 강화와 경제교류 활성화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습니다.이 자리에서 중국측은 정부 주도 속에 민간의 참여를 허용함으로써 북한과 경제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질문) 지난 5월 임명된 박의춘 외무상도 경제협력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죠?

답: 네, 그렇습니다. 북한 외무성과 필리핀 외무부가 29일 마닐라에서 ‘쌍무협상 체계 수립 협정’을 체결했다고 `조선중앙방송'이 31일 보도했습니다. 중앙방송은 이날 조인식에 박의춘 외무상을 단장으로 한 북한 대표단과 필리핀의 알베르토 로물로 외무장관,주북 필리핀대사 등이 참여했다고 전했으나 협정의 구체적인 내용은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박의춘 외무상은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28일부터 필리핀을 방문하고 있습니다.박의춘 외무상은 필리핀 방문 첫날 로물로 외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지난 2월의 합의(‘2·13합의’)를 지킬 것”이라고 밝히는 한편,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을 예방해 정보통신과 에너지 분야 등에서 필리핀과 협력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질문) 이같이 북한 최고 지도부가 잇따라 해외방문에 나서는 배경은 무엇인가요?

답: 네, 북한의 최고지도부가 잇따라 해외순방에 나서 각국과 경제협력을 이끌어 내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은 북핵 ‘2·13합의’ 이행이 순조롭게 이뤄지면서 미·북관계가 개선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국제사회와 협력을 강화해 경제 살리기에 나서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입니다.쉽게 말해 외국의 ‘돈줄’을 끌어들이겠다는 적극적인 의지의 표현이라는 얘기입니다.

한국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은 그동안 북미관계가 풀려야 적극적인 외교관계에 나서는 양상을 보여왔다.”며 “앞으로 미국과 협상을 통해 안보문제를 해결해 가면서 세계 각국과 전방위 외교를 통해 경제발전을 꾀해나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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