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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우브 ‘6자회담 각국, 진전 '있는 척'’


북 핵 6자회담이 이틀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전 미국 국무부 한국과장은 핵 문제와 관련한 북한의 의도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스트라우브 전 과장은 또 6자회담 나머지 참가국들 역시 실제로 없는 진전을 있는 척 꾸며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전 미국 국무부 한국과장은 18일 워싱턴의 존스홉킨스대학원 초청강연에서 북한은 핵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6자회담 역시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트라우브 전 과장은 6자회담 참가국들은 각자의 입장에 따른 서로 다른 이유에서, 실제로는 없는 진전이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게 자신들에게 이익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모두가 지난 몇 달 동안 진전이 있었던 척만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스트라우브 전 과장의 이같은 주장은 북한이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나름의 판단을 근거로 한 것입니다. 스트라우브 씨는 미국 국무부에서 30년 간 재직하면서 12년을 한반도 주무 부서에서 일해온 전문가입니다.

스트라우브 전 과장은 북한의 의도가 매우 의심스럽다면서, 그러나 미국 입장에서는 오랜 동맹국인 한국이 북한에 대한 포용정책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일정 부분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스트라우브 전 과장은 미국의 대북정책이 '재앙'이었다며, 부시 행정부를 신랄히 비판했습니다. 무지에서 비롯된 부시 행정부의 총체적인 대북 정책 실패로 부시 대통령 임기 내에 북 핵 문제가 해결되기 힘들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적어도 부시 대통령 집권 1기에는 북한에 대한 정책이 거의 없었으며, 부시 대통령은 한반도에 대해 잘 모르면서도 북한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강경책을 썼다고 스트라우브 전 과장은 회고했습니다. 스트라우브 전 과장은 부시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대해 잘 모르면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고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라도 했어야 하는데 독단적으로 자신의 생각대로 밀고 나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의 핵실험 이후 부시 행정부가 대북 정책에서 일정 부분 변화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스트라우브 전 과장은 북한이 핵 문제와 관련해 더욱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면 부시 행정부는 현재의 방침을 바꾸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를테면 북한이 앞으로 경수로 요구를 해올텐데 부시 대통령이 그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적다는 것입니다.

한편, 스트라우브 과장은 한반도 문제에서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현재로서는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스트라우브 전 과장은 그 이유로 북한이 그동안 한국을 가능한 한 피하려 해왔고, 지금도 마치 한국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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