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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 전 국방장관, 미국 핵전략 수정 촉구


오늘날 미국에 가장 큰 위협은 북한과 같은 적성국가의 핵무기 공격이 아니라, 이들이 보유한 핵무기와 핵물질이 테러단체의 수중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이 밝혔습니다. 페리 전 장관은 또 부시 행정부가 북한의 핵 계획 포기를 유도하기 위해 북한측과 활발히 양자대화를 갖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윌리엄 페리 스탠포드대학교 국제안보협력센터(CISAC) 교수는 18일 미국의 핵 정책과 관련한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오늘날 미국이 직면한 최대 위협은 바로 ‘핵 테러리즘 (Nuclear Terrorism)’이라고 말했습니다.

빌 클리턴 행정부에서 국방장관과 대북정책조정관(North Korea Policy Coordinator)을 역임한 페리 교수는 미국의 핵 전략을 점검하기 위해 열린 이날 청문회에서 북한과 이란과 같은 적성국가들이 미국에 핵무기 공격을 가하는 것은 ‘자살행위’와 마찬가지로, 그러한 공격 위협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페리 전 장관은 현재 미국에 더 큰 위협은 알카에다와 같은 테러단체들에 핵무기나 핵무기 제조에 사용되는 핵물질이 유입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페리 전 장관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히로시마에 투하된 핵폭탄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제조된 아주 기초적인 핵폭탄 하나로 10만명 이상이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이들 테러단체들은 핵무기를 수중에 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미국 정부는 과거 냉전시대에 동등하게 핵 무장한 미국과 소련 간에 적용됐던 ‘핵 억제(Nuclear Deterrence)’개념에서 탈피한 새로운 핵무기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페리 전 장관은 강조했습니다.

페리 전 장관은 미국 정부가 취할 새로운 단기적 전략과 관련해 현존하는 핵무기의 감축과 보호, 그리고 새로운 핵무기 개발 저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을 제안했습니다. 그는 또 핵무기와 핵물질이 테러분자들의 수중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강력한 프로그램의 개발을 촉구했습니다.

페리 전 장관은 특히 미국 정부가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세계 다른 나라들의 협조가 절대적이라고 강조하고, 북한의 핵 계획 종식을 위해 미국 정부가 최근 정책을 선회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페리 전 장관은 지난 6년 간 부시 행정부가 이른바 ‘악의 축’과의 협상 불가 강경정책을 고수하는 동안 북한은 6~10개의 핵폭탄을 제조하고, 그 가운데 1개를 시험하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지적하고, 하지만 최근 몇 달 사이에 미국은 정책을 선회해 북한과의 직접대화에서 새로운 합의를 이끌어 냈다고 말했습니다. 이 합의의 성공 여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지만, 적어도 미국 정부가 건설적으로 정책을 선회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페리 전 장관은 평가했습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 또다른 증언자로 출석한 미주리 주립대학의 키스 페인 박사는 북한과 이란의 핵 계획은 미국의 `핵우산(nuclear umbrella)’의 보호를 받고 있는 미국의 전통적 우방들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페인 박사는 일본과 같은 전통 동맹국들 사이에 핵무기 개발의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하고, 따라서 미국의 확장된 핵저지력은 핵확산 방지를 위해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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