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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 ‘부시 행정부, 북한에 경수로 지원 안할 것’


일본의 `요미우리 신문'은 북한이 지난달 평양을 방문한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에게 경수로 제공을 요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도 이런 보도를 부인하지 않은 채, 미국은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현 부시 행정정부는 북한에 대한 경수로 지원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김근삼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북한은 지난달 말 평양을 방문한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에게 경수로 제공을 요구했던 것으로 일본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북한은 앞서 지난3월 뉴욕을 방문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을 통해서도 경수로를 원한다는 입장을 강력히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이런 북한의 지속적인 요구에도 불구하고 현 부시 행정부가 경수로를 지원하기로 결정할 가능성은 매우 적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미국 국무부 북한담당관을 지낸 조엘 위트(JOEL WITT) 컬럼비아대학교 객원연구원은 “부시 행정부가 경수로를 지원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위트 연구원은 현 정부에서 경수로 지원이 이뤄지기 힘든 이유로 “부시 행정부 내에서는 경수로 지원을 포함한 클린턴 정부의 대북정책이 효과를 거두지 않았다는 인식이 있는데다, 기본적으로 북한이 어떠한 핵 에너지도 보유하지 않기를 원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위트 연구원은 이어 “북한의 입장에서2.13 합의에 따라 핵 포기 대가로 얻게될 중유 1백만 t은 매우 미미한 것”이라며 “북한이 실제로 원하는 두 가지는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와 ‘경수로’이며 따라서 이를 계속 요구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미국은 핵 포기 후 경수로 문제를 검토한다는 입장이고, 북한은 경수로 지원을 약속받기 전까지는 많은 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는 것도 위트 연구원의 지적입니다.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DAVID ALBRIGHT) 소장도 “현 상황에서는 부시 행정부가 경수로 지원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지만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180도 태도를 바꾼 데서 보듯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만약 미국 정부가 경수로를 지원하기로 하더라도, 클린턴 정부 시절 핵 동결의 대가로 경수로 지원을 시작했던 것과는 달리 매우 어려운 협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이어 “북한은 현대적인 화력발전소를 건설해서 훨씬 효과적으로 에너지를 확보할 수도 있지만 이를 거부했으므로, 순수한 에너지의 관점에서는 북한의 경수로 요구가 불합리한 점도 있다”며 “하지만 많은 나라들이 핵 에너지를 원하는 상황에서 북한만을 배제할 수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으로서는 현재 보유한 핵 관련 인력을 계속 활용한다는 점에서도 경수로 건설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조만간 재개될 6자회담과 관련해서 위트 연구원은 “며칠 간의 각국 대표 만남을 통해 많은 협상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 역시 핵 불능화의 개념 정립과, 북한의 모든 핵 계획을 공개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은 매우 어려운 협상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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