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한국 보수세력, 한나라당의 '한반도 평화비젼' 비판


한국의 제1 야당인 한나라당이 지난 4일 `한반도 평화비전'이란 제목 아래 지금까지에 비해 `유연하고 전향적인' 대북정책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국 내 보수성향 단체들은 물론 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등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 있는 VOA 김규환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문: 한국 내 보수성향 단체들이 6일 한나라당의 ‘한반도 평화비전’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면서요?

답: 네,그렇습니다.한국 탈북자동지회 이해영 사무국장은 이날 “북한이 핵실험을 하든,안 하든 이전 정부와 현 정부가 ‘퍼주기’를 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며 “한나라당이 내놓은 것이 정책이라고 믿기 어려우며 실망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앞서 5일 탈북자단체 20개로 구성된 북한민주화위원회도 “햇볕정책은 김정일의 핵무기를 만들어냈고,햇볕이 말하는 평화는 사기라는 것이 밝혀졌는데도,그것을 답습한다는 것은 위선”이라며 “표에 눈이 멀어 남북한 인민의 안전과 평화를 위협하는 퍼주기를 같이 하겠다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주장했습니다.

문: 그러면 ‘한반도 평화비전’의 주요 내용은 무엇입니까?

답: 네,‘한반도 평화비전’은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경제협력 활성화,남북 자유왕래,북한 방송과 신문 전면 수용,북한 극빈층에 대한 쌀 무상지원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비전’은 ▲북핵 불용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평화체제 정착과 통일기반 구축 ▲북한 개혁.개방을 통한 남북한 상생공영 ▲북한 자립경제 기반 마련 ▲동북아 평화번영 토대 구축 ▲사회문화 교류를 통한 민족동질성 회복 ▲북한인권 개선과 인도적 현안 적극 해결 등 7대 목표와 ▲비핵평화체제 착근 ▲경제공동체 형성 ▲통행과 통신 협력체제 기반구축 ▲인도적 협력과 지원 ▲인권공동체 실현이라는 5대 중점 과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반도 평화비전’은 우파 정당을 표방해온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상당히 급진적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비록 조건부이긴 하나 남북정상회담을 찬성하고 있고,서울과 평양 경제대표부 설치,대북 제한 송전,대북 식량 지원 등에 대해서도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 한나라당이 한반도 평화비전’을 내놓은 배경은 무엇인가요?

답: 한나라당이 대북정책 기조를 조정한 것은 ‘2·13 합의’ 이후 미·북관계는 물론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와 안보 지형이 급격한 해빙 무드를 맞고 있는 점을 감안했다는 분석입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과 일본 등 주변국들이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고 내부적으로도 다른 제정파들이 모두 대북 포용정책 기조를 견지하는 상황에서 자칫 시대 흐름에 뒤떨어진 강경 기조를 고집할 경우 ‘반(反) 통일세력’이라는 낙인이 찍혀 대선 패배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공감대가 정책변신을 재촉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대북정책 기조수정 작업을 주도해 온 정형근 최고위원은 “그동안의 한나라당 대북정책은 ‘선 안보,후 교류’와 협력을 강조한 나머지 동북아의 탈냉전 흐름을 일부 간과하는 등 현실적 대응력이 미흡한 게 사실이었다.”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문: 새 대북정책에 대해 당 내에서도 반발이 적지 않다죠?

답: 네,그렇습니다.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원칙도 없고 현실성도 떨어지는 정책”이라고 깎아내렸습니다.김용갑 의원은 “한나라당은 한나라당다워야 한다.”며 반대론을 폈습니다.송영선 의원도 “햇볕정책의 승패를 따지려면 북한의 선군정치 전략 변화 여부와 북한 인민들의 생활이 나아졌는지를 봐야 하는데 둘 다 나빠졌다.”면서 유화적인 대북정책의 기조 자체에 대한 반대 입장을 견지했습니다.

특히 평양과 서울 경제대표부 설치,남북한 자유왕래 등의 정책들과 함께 북한인권침해 기록보존소 설치나 정치범수용소 해체 등 북한인권 개선요구 정책이 함께 담겼다는 점은 전체적인 정책의 일관성을 떨어뜨린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남한이 후자를 요구할 경우 현실적으로 북한 정부가 상호 교류를 계속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예상에 따른 분석입니다.따라서 한나라당이 ‘대선용’으로만 이같은 정책을 발표했을 뿐 정권을 잡은 뒤에는 용도 폐기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문: 하지만 일부 학계 인사들은 대선 전략 차원으로 파악하고 있죠?

답: 네,그렇습니다.그동안 대북 포용정책에 비판적 논조를 보인 학계 인사들은 ‘검증 필요’·‘시기상조’ 등의 반응을 보이거나 대선전략 차원으로 이해를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 윤여상 소장은 “한나라당도 시대적 상황을 피해갈 수 없다는 점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라면서 “한나라당이 집권해도 대북정책의 변화가 크지 않다는 것을 표방한 것이며,이런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려 했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윤여상 소장은 그러나 “조금 시기상조인 면이 있다.”며 “종전선언 등을 비롯해 몇가지 부분은 호흡조절을 해야 하며 외부 논의와 검증 절차도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한 북한 전문가도 “북한 핵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앞으로 돌뿌리도 있고 바윗돌도 있을텐데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며 “북한측이 한국측을 미더워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나라당의 신 대북정책은 섣부른 감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