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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 ‘북한, 사찰활동에 협력할 준비됐다’


지난 주 닷새 동안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국제원자력기구, IAEA 실무대표단은 3일 발표한 방북보고서에서 북한이 IAEA의 사찰 활동에 광범위하게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영변 핵시설을 돌아본 실무대표단은 핵시설의 감시카메라와 컴퓨터 장비의 상태가 양호하고, 영변 핵시설에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좀 더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지난 달 26일부터 30일까지 북한을 방문해 영변 핵시설을 돌아보고 북한당국과 핵시설의 검증, 감시 절차를 협의하고 돌아온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실무대표단이 3일 방북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 보고서에서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은 북한이 IAEA의 북한 핵시설에 대한 검증과 감시 등 사찰 활동에 광범위하게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올리 하이노넨 IAEA 사무부총장을 단장으로 한 실무대표단의 방북 활동을 요약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폐쇄, 봉인 대상 핵시설의 목록을 제공하고 아울러 필요할 경우 목록을 추가할 것과, 폐쇄.봉인된 모든 시설에 대해 IAEA 사찰단의 접근을 허용하는 데 동의했습니다. 북한은 또 적절한 봉인 감시를 위한 장치와 다른 검증 장치의 설치를 허용하고, IAEA 안전조치를 적용하는 것에도 합의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IAEA는 오는 9일 특별이사회를 열어 IAEA 사찰단의 정식 북한 사찰 활동을 승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북한에 파견될 사찰단은 6명에서 8명의 규모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한 외교소식통은 "IAEA가 오는 9일 특별이사회를 거쳐 12일이나 14일께 6~8명 규모의 감시, 검증단을 북한에 보낼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실무대표단의 일원으로 영변 핵시설을 돌아본 IAEA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사찰단을 추방했던 지난 2002년 이후 방치됐던 영변 핵시설의 감시카메라와 장비 등이 손상되지 않고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면서,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들 기기들이 방치된 지 4년 반이 지나 먼지가 쌓여 있기는 했지만, 일부만 교체하면 대부분 즉시 사용될 수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1994년 미국과 북한 간에 체결된 제네바 협정에 따라 IAEA 사찰단은 1994년부터 영변 등지에 머물며 북한의 핵시설 동결을 감시해 왔지만, 북한은 2002년 12월 핵시설 재가동을 전격 결정하고 봉인과 감시 카메라를 제거하고 IAEA 사찰단을 추방했습니다. 이 때까지 IAEA는 영변 핵시설에 약 20개의 카메라를 설치하고 이를 오스트리아 빈의 본부와 연결해 실시간으로 핵시설을 감시했었습니다.

영변 핵시설을 둘러본 IAEA 관계자는 또 2002년 사찰단이 추방됐던 당시와 비교해 북한 핵시설에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북한이 ‘ 2.13합의’에 따라 폐쇄하기로 한 5개의 핵시설 가운데 하나인 50MW 영변 원자로의 경우에는 변화가 전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태천의 200MW 원자로의 경우에도 IAEA 관계자들이 현장을 방문하지는 못했지만 위성사진과 관계 서류들을 조사한 결과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이번 IAEA 실무대표단과의 협의에서 5MW 흑연감속로와 방사화학실험실, 핵연료봉 생산시설, 영변 50MW 원자로, 태천 200MW 원자로 등 5개 시설을 폐쇄대상으로 하는 데 합의한 바 있습니다.

한편 북한은 영변원자로 폐쇄와 함께 받기로 한 5만t의 중유 가운데 일부를 미리 받아야만 원자로 폐쇄에 들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최근 한국 정부와 IAEA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 내 일각에서는 북한측의 이러한 요구는 북한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지연술을 펴고 있는 또다른 증거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2.13 합의 직후 한 미국 고위 관리가 “영변 원자로의 만족할만한 폐쇄와 봉인이 이뤄질 때까지”는 중유가 제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말하고, 따라서 북한측의 이번 주장은 당시의 미국측의 설명과는 다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하지만 북한이 2.13 합의 이행을 지연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북한은 중유 공급이 확실히 이뤄질 것임을 확인하고자 하는 것일 뿐 영변 원자로 폐쇄는 앞으로 2주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한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앞서 남북한은 지난달 29일부터 이틀 간 개성에서 대북 중유 공급에 대한 실무협의를 갖고 앞으로 2주 안에 5만t 중유 가운데 일부를 선적한 첫 선박을 출항한 뒤 이후 20일 이내에 전량을 보낸다는 데 합의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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