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국사회 이모저모] 미국은 자원봉사의 나라 - 무보수 봉사자 6천 백만여명


미국에서는 최소한 6천 백만명의 미국인들이 대의명분을 위한 무보수 자원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문맹퇴치운동이라든가 빈곤추방, 청소년 활동 등을 벌이고 사업을 수행하면서 민간 차원에서 외교활동의 일익을 담당하는 미국 평화봉사단의 활동이 특히 많이 알려져 있죠.

자원봉사 활동은 이같은 평화봉사단의 활동에만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미국에서 일부 사람들은 이웃을 위해 자원봉사를 하는가 하면 또다른 자원 봉사자들은 시 정부의 계획을 위해 아니면 미 전역의 자선단체나 지역사회 봉사 단체들에 가담해 활동을 펼치기도 하니까요.

이곳 워싱턴 근교 메릴랜드 주 저먼타운에서 청소대행업을 운영하는 헨리 보크만 씨는 공공 건물 등에 아무렇게나 쓰여진 낙서 등을 지우면서 건물들의 청결을 지키기 위해 앞장서고 있는데요, 보크만 씨는 '파워 워셔 오브 노스 어메리카' (Power Washer of North America)라는 봉사 단체를 창설해서 현재 5만 여명의 자원봉사 회원을 두고 있습니다. 보크만 씨는 지난 해 워싱턴 시내 링컨 기념관에서 봉사 활동을 펼쳤을 때의 경험담을 들려주었습니다.

기념관을 보호하기 위해 먼길을 마다하고 찾아와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자원봉사 회원들을 보고 링컨 기념관을 찾은 수천명의 관광객들이 하나같이 놀라움을 금치 못하더라는 것입니다. 보크만 씨는 지역 사회와 나라를 위해 뭔가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데 만족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봉사 활동이 나라에 뭔가 보답하는 기회가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하지만 사실 이를 실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죠.

미국내 자원봉사자들은 이처럼 미국이라는 나라를 깨끗하게 만드는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법안 제정에도 영향을 끼칠 수도 있습니다. 어렸을 때 학교에 다니면서 동료들로부터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하는 이른바 '왕따'를 당했고 자신처럼 왕따를 당하는 다른 아이들을 많이 목격했다는 버지니아 주 페어펙스 카운티의 아드리아나 스갈라터 씨의 경우를 예로 들어볼까요?

스갈라터 씨는 대학에 들어가자 마자 공립학교에서 왕따 방지 교육을 의무화하도록 의회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주의회가 있는 리치몬드까지 거의 매일 출근하다시피 했다는군요.

학생으로서 시험공부를 계속해야 했음에도 의회에 가서 왕따방지교육 법안을 제정하도록 의회 의원들을 설득하느라 로비활동을 펼쳤고 그 결과 몇달 만에 버지니아 주의회는 공립학교에서 학생들의 왕따 행위를 없애는 것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는 것입니다. 현재 24살인 스갈라터 씨는 왕따방지법을 홍보하기 위해 전국의 학교들을 돌고 있기도 한데요? 스갈라터 씨의 이같은 노력도 훌륭한 자원봉사의 일환이 아닐 수 없는거죠.

미국에서 자원봉사자들은 양로원이나 병원, 에이즈진료소, 무숙자들의 숙소, 학교, 공원, 레크레이션 즉 여가활동 센터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자원봉사는 봉사를 필요로 하는 당사자들에게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미국 경제를 위해서도 아주 중요한데요. 미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자원봉사로 매년 천 6백억 달러 이상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자원봉사자들은 계속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데요? 미국 연방정부 기구인 '국가 지역 사회봉사 조합', CNCS 에 따르면 미국 성인 인구 중 28% 가량이 자원 봉사 활동에 참여해 그 어느 때 보다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현재 자원 봉사자가 6천여 만명인데요, 2010년 쯤에는 천 만명이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미국에서 자원 봉사 바람이 이처럼 거세게 부는 이유는 지난 2001년 미국에 대한 테러 공격에 이어서 지난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등 잇따라 터진 끔찍한 자연 재해와 대형 사건 또는 사고로 인해 일반 시민들이 자원 봉사 활동에 더욱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체적인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평균 수명이 길어진 것도 자원봉사 인구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하는 전문가들도 있구요. 미 노동부 통계국의 경제학자인 헨리 헤이기 씨에 따르면 현대 미국인들의 자원봉사 활동은 미국의 종교적인 전통과 가족 간의 강력한 유대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의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35살에서 54살 까지로 31퍼센트 내지 32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구요.

수많은 자원 봉사활동은 종교 단체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종교단체들은 정신적 안정을 주는 예배와 집회 활동을 벗어나 다양한 자원 봉사 영역에 적극 진출하고 있는데요. 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가사를 돕는 봉사단체 '아메리코'의 회원 수를 보더라도 1994년 설립 당시 2만 5천명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7만 여명으로 급증했습니다.

학교와 기업도 자원 봉사 풍토 조성에 일조하고 있는데요. 특히 최근 몇년 사이 미국내 수많은 중 고등학교들은 사회 봉사를 정규 교과목으로 채택했는가 하면 카트리나 피해 이후 루이지애나 주의 툴레인 대학같은 경우에는 사회 봉사 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에게만 졸업장을 주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청소년들이나 젊은이들에게 미국의 자원봉사활동의 전통을 계속 지키도록 만들고 다른 사람을 직접 돕는 과정에서 자부심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기 때문이죠. 또한 베스트 바이나 홈 디포와 같은 대형 유통 업체들은 직원들에게 성취감을 불어넣기 위해 자원 봉사에 참여할 시간을 특별히 할애하고 있기도 하구요.

성인 3명 가운데 1명이 지금 바로 이 시간에 자원봉사 활동 중에 있다고 생각한다면 미국이라는 나라, 세계 최대의 자원 봉사 국가라고 말할수 있지 않을까요?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