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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 미 신문기자 대니엘 펄 납치 사건 다룬영화 'A Mighty Heart' 개봉


미국내 문화계 소식을 전해드리는 ‘문화의 향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로스 앤젤레스 스커벌 문화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노아의 방주’ 전시회에 관해 자세히 전해 드립니다.

이어서 지난 주말 미국에서 개봉한 새 영화 ‘A Mighty Heart (강한 마음)’ 는 어떤 영화인지 살펴보고, 신간안내 시간에는 20세기초 뉴욕시를 배경으로 부패한 경찰관의 몰락을 그린 ‘Satan’s Circus (악마의 서커스)’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지난 한 주 동안의 미국 문화계 단신입니다.

- 지난 24일 폐막한 2007 뉴욕 국제 발레대회에서 한국인 참가자 7명 가운데 6명이 입상했습니다. 여자 부문에서는 유니버설 발레단의 하은지 씨가 금상을 수상하는 등 한국인 참가자들이 1,2, 3위를 휩쓸었으며, 남자 부문에서도 국립발레단의 박귀섭 씨가 3위에 오르고 이영도 씨 등 두 명이 특별상을 수상했습니다.

- 미국의 민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관 건립을 위한 기금모금 음악회가 열립니다. 오는 9월 18일에 열리는 이번 음악회에는 스티비 원더, 아레사 프랭클린, 카를로스 산타나 등 유명 가수들이 대거 출연할 예정입니다.

-미국영화연구소 (AFI)가 10년마다 한번씩 실시하는 ‘미국 최고의 영화’ 설문조사에서 오손 웰스 감독의 ‘시민 케인’이 10년전에 이어 이번에도 1위 자리를 지켰습니다. 2위는 1972년 영화 ‘대부’, 3위는 1942년 영화 ‘카사블랑카’가 차지했습니다.

- 유명 영화감독 우디 앨런 씨가 내년에 오페라 감독으로 데뷔합니다. 우디 알렌 씨는 로스 앤젤레스 오페라단이 내년 시즌에 공연할 푸치니의 작품 ‘ 일 트리티코 (삼부작)’ 가운데 ‘쟌니 스키키’의 연출을 맡습니다.

한 주 동안의 미국 문화계 단신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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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로스 앤젤레스에서 ‘노아의 방주’를 주제로 한 색다른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 얘기는 하느님이 홍수로 세상을 벌하기 전 노아에게 방주를 만들어 동물 한 쌍씩을 구하도록 했다는 내용이죠. ‘노아의 방주’ 전시회를 열고 있는 로스 앤젤레스 ‘스커벌 문화센터’는 사람들에게 협력의 중요성을 가르치는 것이 이번 전시회의 목적이라고 하는데요. 도대체 어떤 전시회인지 함께 찾아가 봅시다.

전시회장에 들어선 관람객들은 먼저 여러 동물의 형상을 보게 됩니다. 멀리서 보면 확실히 동물의 모습으로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모두 폐품으로 만들어졌음을 깨닫게 되는데요. 예를 들어 악어의 머리는 바이올린 보관함으로, 등은 자동차 폐타이어를 반으로 잘라서 표현을 했구요. 그런가 하면 얼룩말의 털은 피아노 건반, 키위새의 머리와 부리는 깔대기를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노아의 방주’ 전시회에는 이 밖에도 자전거 부품이나 병 뚜껑, 자동차 백 미러 등 폐품을 이용해 만든 동물 1백86개가 거대한 방주 안에 들어 있습니다. ‘노아의 방주’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스커벌 문화센터’는 유대인 문화와 미국의 민주적 이상을 결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이번 전시회는 로스 앤젤레스 시민들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준다고 스커벌 문화센터의 로버트 커쉬너 씨는 말합니다.

커쉬너 씨는 로스 앤젤레스 시민들은 늘 각자 바쁘게 돌아다니거나 대부분 자동차 안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한 데 모여서 협력하는 시간을 갖고록 하고 싶었다고 커쉬너 씨는 말했는데요.

이같은 협력의 메시지는 전시회장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인형을 움직이게 하거나 음향효과를 제대로 내려면 혼자서는 무리구요. 여러 사람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이번 전시회장을 설계한 알랜 매스킨 씨는 한 사람이 바람을 일으키는 단추를 누르면 다른 사람이 다른 단추를 눌러서 비가 오는 소리를 내게 한다고 말합니다. 여러 사람이 동시에 단추를 누르고 회전대를 돌리면서 작동을 시켜야만 성경의 홍수 얘기가 제 분위기를 낸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번 전시회는 아이들에게 협력의 중요성을 가르치는 등 교육적인 면도 있습니다.

스커벌 문화센터의 커쉬너 씨는 방주에 오를 때는 반드시 두 사람씩 올라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노아가 모든 동물을 한 쌍씩 방주에 태웠던 것처럼 동반자가 있어야만 방주에 오를 수 있다는 거죠.

스커빌 문화센터의 ‘노아의 방주’ 전시회는 3단계로 돼 있습니다. 전시회장에 들어선 관람객들은 먼저 폭풍우를 경험하게 되는데요. 이 폭풍우는 인간이 맞게되는 여러가지 도전을 의미하구요. 다음에는 방주 안에서 안식처와 공동체를 경험하게 되고, 마지막으로 희망을 상징하는 무지개를 만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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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새 영화 한 편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지난 2002년 미국 월스트릿 저널 신문의 대니얼 펄 기자가 파키스탄에서 테러단체에 의해 납치된 사건이 발생했었습니다. 펄 씨가 참수당하는 장면이 담긴 비디오가 공개되면서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었는데요. 이같은 펄 기자 사건을 다룬 영화가 지난 주말 미국에서 개봉됐습니다. ‘A Mighty Heart (강한 마음)’이란 제목의 이 영화는 미국의 유명 배우 앤젤리나 졸리가 주인공 매리앤 을 연기해서 개봉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2002년 1월 23일, 파키스탄의 항구 도시 카라치에서 대니얼 펄 기자는 부인 매리앤에게 작별의 인사를 합니다. 펄 기자는 테러단체에 관한 기사를 쓰기위해 인터뷰할 사람을 만나러 나가는 길이었습니다.

하지만 펄 기자는 돌아올 시간이 훨씬 넘었는데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걱정이 된 부인 매리앤은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는데요. 당시 임신 6개월이던 매리앤은 뭔가 잘못됐다는 불안에 사로 잡힙니다.

결국 매리앤의 걱정은 현실로 나타나는데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단체가 펄 씨를 인질로 억류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가 파키스탄인 테러 혐의자들을 모두 석방해야만 펄 씨가 풀려날 것이라고 협박한 것입니다.

매리앤 씨는 남편을 찾기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는데요. 하지만 9일뒤 남편이 테러분자들에 의해 참수되는 장면이 담긴 비디오 테이프가 공개됩니다. 매리앤 펄 씨는 당시 경험담을 쓴 회고록을 지난 2003년에 발표했는데요. 이번 영화를 감독한 마이클 윈터바텀 씨는 매리앤 씨의 회고록에 바탕을 두고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윈터바텀 씨는 매리앤 씨의 회고록을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원작의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려고 애썼다고 말했습니다.

펄 기자의 부인 매리앤 펄 역을 맡은 배우 앤젤리나 졸리 씨는 촬영이 시작되는 날까지도 제대로 역을 해낼 자신이 없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영화가 전달하려는 메시지에 대한 신념이 있었다고 졸리 씨는 말했습니다. 졸리 씨는 매리앤 펄 씨와의 만남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는데요. 펄 씨에게서 두려움과 증오를 이겨내고 좀 더 인내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는 것입니다.

윈터바텀 감독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과거에 일어난 사건에 대해 분노나 증오를 느끼기 보다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윈터바텀 감독은 매리앤 씨의 회고록을 읽고난 뒤 매리앤 씨가 상상도 할 수 없는 끔찍한 경험을 이겨냈음을 깨달았다고 말했습니다. 매리앤 씨는 남편이 납치돼 살해 당하는 끔찍한 일을 겪고도 결코 증오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는데요. 윈터바텀 감독은 영화를 보고난 관객들도 그와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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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최근에 발간된 새 책 한 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언론인이자 역사학자인 영국의 마이크 대쉬 씨가 ‘Satan’s Circus (악마의 서커스)’란 제목의 새 책을 냈습니다. 이 책에는 ‘살인, 부도덕, 경찰의 부패, 그리고 뉴욕에서 열린 세기의 재판’이란 부제가 붙어 있는데요. 미국 역사상 경찰관으로서 유일하게 사형에 처해진 찰스 벡커의 얘기를 그린 것입니다.

‘악마의 서커스’란 뜻의 ‘Satan’s Circus’는 맨하탄 중심부의 술집과 무도회장이 밀집해 있던 지역을 가리키는데요. 이 곳에서는 살인과 강도 등 온갖 범죄사건이 끊임없이 일어나기 때문에 사람들이 웬만한 사건에는 신경도 쓰지 않습니다. 하지만 1912년 이 지역을 발칵 뒤집어놓는 사건이 일어나는데요. 카지노 주인 살해사건을 지휘한 혐의로 경찰관 찰스 벡커 씨가 기소됐기 때문입니다.

벡커 경찰관은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일찍 출세해서 특별 수사반을 이끌며 영웅으로 칭송받고 있었는데요. 키 크고 잘 생긴 벡커 경찰관이 사실은 부패에 물든 잔인한 사람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뉴욕 시는 경악하게 되죠. 벡커 경찰관은 결국 카지노 주인을 청부살해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전기의자에서 최후를 맞게 되는데요. 마이크 대쉬 씨의 책 ‘악마의 서커스’는 찰스 벡커 경찰관의 출세과정, 그리고 몰락을 보여주면서 당시 부패한 뉴욕사회의 단면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문화의 향기’, 마이크 대쉬 씨의 새 책 ‘악마의 서커스’ 소개를 끝으로 오늘 시간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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