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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난민의 날 – 탈북자 문제 주목 못 받아 (E)


세계 난민의 날인 지난 20일 워싱턴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는 1천만명에 달하는 난민문제의 심각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다양한 기념 행사가 열렸습니다. 그러나 수단 다르푸르 등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지역 난민 문제에 거의 초점이 맞춰졌을 뿐 탈북난민에 대한 얘기는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유엔고등판무관실 부판무관과 미국 국무부의 전직 고위관리 등로부터 그 이유와 배경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유엔고등난민판무관실(UNHCR) 이 주최한 기념식장! 올해 UNHCR 인도주의상 수상자인 인기 원로가수 토니 베넷의 감미로운 노래가 행사장에 울려 퍼집니다.

베넷씨는 지난 4 년동안 종족과 종교 문제 등 내부 갈등으로2십만명 이상이 숨지고 수십만명의 난민이 발생한 수단 다르푸르 지역의 원조를 위해 헌신한 공로로 이날 인도주의상을 받았습니다.

UNHCR이 주최한 이날 세계난민의 날 행사에는 아프리카 난민 문제가 주요 관심사로 대두됐고 스리랑카와 버마, 이라크 아프간 난민 문제의 심각성도 연설자들의 입에 오르내렸습니다. 그러나 세계 최악의 인권탄압국 가운데 하나로 지적받고 있는 북한과 중국정부의 체포와 강제북송의 위기에 직면한 탈북난민 얘기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같은날 미국 하원에서 열린 난민 관련 청문회 역시 아프리카 난민 문제만을 의제로 다뤘고 워싱턴 내셔널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무부 난민 담당 관리들의 기자회견 내용에서도 탈북난민 문제는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까지 4년동안 국무부 인신매매담당 대사를 지냈던 존 밀러 조지워싱턴대학 연구교수는 이런 현상은 미국 등 국제사회가 탈북 난민 등 북한의 인권문제를 바라보는 현주소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합니다.

밀러 전 대사는 미국정부가 과거 안보와 경제, 인권을 한 데 묶어 러시아 등 동구 공산권을 개방으로 유도하는 데 기여했던 헬싱키 협약의 교훈을 무시하고 핵 문제에만 과도하게 집중하고 있다며 이는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핵 문제 집착이 미국의 여론을 인권문제로부터 멀어지게 한다는 것입니다.

밀러 전 대사는 특히 유엔고등난민판무관실 등 유엔기구가 탈북 난민 문제를 적극 다루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전통적으로 논란 사안을 기피하려는 유엔의 특성이 베어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밀러 전 대사는 UNHCR은 모두 사람들이 쉽게 도울 수 있는 나라의 난민 문제에는 상당한 초점을 맞추는 한편 북한이나 중국 지역의 인권문제는 상대적으로 덜 적극적이라고 말하고 일부에서는 이런 현실을 매우 부끄럽게 여기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유엔고등난민판무관실(UNHCR)의 크레이그 존스톤 부판무관은 그런 지적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존스톤 부판무관은 세계난민의 날 행사에서 북한 난민 문제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고 그러나 문제 접근 방식에 있어 항상 공개적인 방법만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이번달부터 공식업무를 시작한 국무부 전직 관리출신의 존스턴 부판무관은 탈북난민 문제에 대해 UNHCR 등 유엔 기구들과 여러 정부도 큰 관심과 우려를 갖고 있다며 이들에게 현실적으로 최대한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조용하게 일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존스턴 부판무관은 지난 3월 조지타운대 법률대학원에서 열린 탈북난민 관련 토론회에 방청인로 참석하는 등 북한 인권 분야에 개인적으로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지난 봄 이후 상황이 악화된 태국내 탈북자들의 처우와 출국문제에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켈리 라이언 인구.난민.이주 담당 부차관보 등 고위관리들은 앞서 20일 제 3국에 있는 상당수의 탈북난민들이 올 여름 미국에 입국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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