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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이 보는 힐 차관보의 방북효과


북 핵 6자회담의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평양방문과 관련해 워싱턴의 북한 전문가들은 이번 방북을 계기로 북 핵 6자회담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며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방북이 북한에 그릇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손지흔 기자가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워싱턴의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2.13 합의 이행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힐 차관보의 방북 결과를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피터 벡 (Peter Beck) ‘국제위기관리기구(International Crisis Group)’ 동아시아사무소장은 22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방북은 북한을 다루는데 있어서 미국 정부의 유연성을 보여준 매우 중요한 사례라고 평가했습니다.

벡 소장은 “부시 행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얼마나 확고한지 시험해 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벡 소장은 “미북 양자회담은 북한이 항상 원해오던 것인 만큼 북 핵 문제 해결의 중대한 요소”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의 돈 오버도퍼 (Don Oberdorfer) 한미연구소장도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회담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긍정적인 방북이었던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오버도퍼 소장은 “이번 방북을 계기로 BDA문제 때문에 지난 3개월간 잃어버렸던 탄력을 일부 살렸다”고 말했습니다. 또 “6자회담은 많은 지체 없이 가까운 장래에 다시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낙관했습니다.

하지만 워싱턴의 대표적 대북 강경파로 꼽히는 존 볼튼 (John Bolton)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번 방북에 대해 아직 북한측의 입장을 들어보지 않은 상황에서 판단할 수 없다며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했습니다.

볼튼 전 대사는 “미국과 단순히 회담을 가짐으로써 어떤 결과를 얻어내는 것은 북한이 여러 번 사용해온 수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아직도 이 점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22일 서울에서 1박 2일간의 방북결과를 설명하면서 북한은 영변 원자로를 즉각 폐쇄하고 불능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까지 이번 방북에 대한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볼튼 전 대사는 “힐 차관보의 방북은 북한이 여전히 북 핵 협상에서 우위를 가지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이 북 핵 2.13 합의에 따른 의무사항을 구체적으로 전혀 이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에 미국 관리를 보낸 것은 매우 나쁜 신호 (bad psychological signal)”라고 비난했습니다.

북한은 2.13 합의의 초기단계 조치에 따라 중유지원을 대가로 영변 핵시설을 폐쇄.봉인하고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을 초청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또 2단계에 가서는 모든 핵 계획을 국제원자력기구에 완전하게 신고하고 모든 핵시설을 불능화시키기로 합의했습니다.

워싱턴의 전문가들은 7월 초쯤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6자회담에서는 북한의 핵 계획, 특히 고농축우라늄 계획에 대한 신고 문제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볼튼 전 대사는 “가장 큰 문제는 북한이 우라늄 농축 능력의 규모와 범위에 대해 과연 인정할 것인지 여부”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아직까지 우라늄 농축 능력이나 이미 보유하고 있는 핵 무기에 대해 완전히 신고할 것이라는 조짐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힐 차관보는 방북중에 북측과 고농축우라늄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모든 핵 계획의 포괄적 목록을 논의할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만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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