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 2.13 합의의 이행을 가로막아온 방코델타아시아 BDA 은행 문제가 해결됨에 따라 미국 등 6자회담 당사국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6자회담의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18일 하루 동안 베이징과 서울을 잇따라 방문해 2.13 합의 이행 방안과 6자회담 재개 일정 등을 논의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의 `인테르팍스 통신'은 북한이 다음 달 말까지 영변 핵시설의 폐쇄와 봉인 절차를 마칠 계획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입니다.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차기 6자회담은 북한 영변의 핵시설이 폐쇄된 이후에 열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18일 오후 한국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기 위해 인천공항에 도착한 후 이같이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과도 이 문제를 협의했다며, 앞으로 며칠 안에 회담일정을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또 북한 핵시설 폐쇄는 관련국들이 이미 많은 협의를 거쳤기 때문에 추가 협의 없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만날 계획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지금 당장은 그런 계획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이보다 앞서 18일 오전, 몽골 방문을 마치고 베이징에 도착해 우다웨이 중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만났습니다. 힐 차관보는 베이징에서 기자들에게, 조만간 6자회담이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 핵 문제 해결의 걸림돌로 작용한 방코델타아시아 BDA 은행의 북한자금 송금 문제 해결에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다면서, 그러나 이제 BDA 문제 해결로 결정적인 전기가 마련된 만큼, 핵심 주제인 한반도 비핵화 문제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또 영변 핵시설 폐쇄가 몇 주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정치적 의지도 어느 정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기술적인 측면에서 볼 때 모든 것이 실행가능한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도 18일, 앞으로 2~3주 내에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이 북한을 방문해 영변 핵시설 폐쇄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19일부터 이틀 간 일본을 방문해, 중국,한국측과의 협의 내용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일본측의 의견을 들은 뒤 미국으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한편, 러시아의 `인테르팍스 통신'은 북한 외교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다음 달 하반기에 영변 핵시설의 동결과 봉인 절차를 마칠 계획이라고 베이징발로 보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원자로를 폐쇄하는데 기술적으로 한 달이 걸릴 것으로 북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면서, 2.13 합의에 따라 영변 핵시설을 봉인하는 작업이 7월 하반기에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은 원자로 폐쇄를 위한 초기 조치를 이행하는 데 국제전문가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이미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단을 북한으로 초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아주 우호적인 현재의 상황과 북한이 오랫동안 원자로 동결을 준비해 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핵시설 폐쇄가 3주일 정도 걸릴 것이라면서, 그 시점은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이 언제 도착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제원자력기구는 18일 성명을 통해, 다음 주에 하이노넨 사무부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실무대표단을 평양에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