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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문제 발목잡아온 BDA 문제 - 시작에서 해결까지


지난 1년9개월 간 북 핵 문제 해결의 주요 고비 때마다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해 온 BDA 문제의 시작에서 부터 해결까지의 과정을 문답으로 알아보겠습니다.

문: 먼저, BDA 문제가 불거진 경위부터 정리해주시죠?

답: 미국 재무부는 지난 2005년 9월15일, 북한이 마카오에 있는 방코델타아시아 BDA 은행을 통해 위조 달러화를 유통시키고, 마약 거래대금 등 불법자금을 세탁한 혐의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재무부는 이어 9월20일 미국 애국법 311조에 따라 BDA 은행을 '우선적 돈세탁 우려대상'으로 지목하면서, 미국 은행들에게 BDA 은행과 거래하지 말도록 권고했습니다. 이 조치 직후 BDA 은행은 대량 예금인출 사태에 직면했고, 결국 북한과의 거래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이후 BDA은행에 있던 북한자금 2천5백만 달러가 동결되면서 BDA 문제가 시작됐습니다.

문:미 재무부가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 제4차 북 핵 6자회담에서 '9.19 공동성명'이 채택된 지 불과 하루 만의 일이었죠?

답: 그렇습니다. 북한이 미국의 조치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9.19 공동성명의 이행은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9.19 공동성명 이행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2005년 11월 열린 제5차 6자회담 1단계 회의는 다음 회의 일정도 정하지 못한 채 결렬됐고, 그 후 6자회담은 1년 이상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북한은 2006년 1월에 열린 북-미 6자회담 대표 베이징 회동에서도 제재 아래서는 어떤 대화에도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3월에 뉴욕에서 열린 북-미 금융 문제 실무접촉에서 위폐 문제 해결을 위한 합동협의기구 설치를 제안했지만, 미국은 불법행위는 협상대상이 아니라며 거부했습니다. 북한은 2006년 7월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2006년 10월의 지하 핵 실험으로 맞섰습니다.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제재 결의가 잇따라 채택됐고, 북한은 이에 반발하는 등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됐습니다.

문: 미국은 BDA 에 대한 조치가 미국의 금융체제와 금융기관들을 보호하기 위한 순수한 법집행의 문제라고 밝히지 않았습니까? 북한이 이처럼 강하게 반발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답: 우선 BDA 에 묶인 2천5백만 달러가 북한 1년 예산의 1%에 해당하는 적지않은 액수라는 현실적인 이유를 들 수 있습니다. 또 이 자금이 북한 최고위층의 비자금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홍콩과 싱가포르, 베트남, 몽골 등지로 북한자금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되면서 북한의 입지가 더욱 좁아졌고, 이에 따라 북한의 위기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장 설득력이 높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9월에 중국 등 세계 24개국 금융기관들이 대북 거래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북한이 미국의 조치에 대해 자신들을 질식시키려는 제도말살 행위라고 강력히 비난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문: 이같은 상황이 반전의 기미를 보인 것이 지난해 말부터였죠?

답: 그렇습니다. 북한은 핵실험 이후인 2006년 11월 1일, 금융제재 문제를 논의해 해결한다는 전제 아래 6자회담 복귀를 밝혔습니다. 또 북한과의 양자대화를 완강히 거부하던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도 지난해 11월,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한국전쟁 종료협정에 서명할 수 있다는 파격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2006년 12월18일부터 22일까지 베이징에서 제5차 6자회담 2단계 회의가 열렸고, 북한과 미국은 별도로 금융제재 실무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이어 2007년 1월16일부터 18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북-미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은 BDA 문제 해결의 중요한 계기를 제공했습니다. 북한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베를린 회동 결과에 만족을 표시하면서, 미국의 태도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2007년2월8일부터 13일까지 베이징에서 열린 제5차 6자회담 3단계 회의에서 9.19 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초기 조치를 담은 '2.13 합의'가 타결됐습니다. 2.13 합의문에 BDA 문제가 공식적으로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미국은 30일 이내에 BDA 문제를 해결할 것을 북한에 약속했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2.13 합의 한 달 만인 지난 3월 14일에 BDA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미 금융기관들에 대해 북한의 불법자금 세탁 혐의를 받고 있는 BDA 은행과의 직간접적인 모든 거래를 금지토록 하는 제재 조치를 내렸습니다. 미국 정부가 조사를 마무리하고 결과를 발표함에 따라 마카오 당국은 그동안 BDA에 묶여 있던 북한자금 중 일부 또는 전부를 북한에 되돌려 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고, 이에 따라 BDA 문제는 해결되는 듯 보였습니다.

문:그럼에도 불구하고 BDA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2.13 합의는 계속 표류하지 않았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북한은 BDA 자금 2천5백만 달러가 전면 해제돼야만 2.13 합의에 따른 핵시설 가동 중단에 들어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미국은 지난 4월10일, BDA 내 북한자금을 아무 조건없이 계좌 주인들에게 돌려줄 수 있도록 하는 해법에 동의했습니다. 1년 반 넘게 끌어오던 BDA 문제가 사실상 완전 타결됐고, 미국은 북한에 사흘 앞으로 다가온 2.13 합의 이행 시한을 지키라고 강력하게 압박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북한자금 송금 문제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북한은 2.13 합의를 이행하려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제재 해제가 현실로 증명됐을 때 행동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합의 이행 시한인 4월14일이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6자회담 당사국들은 송금 문제 때문에 6자회담과 2.13 합의가 더이상 지연돼서는 안된다는 인식 아래 문제 해결을 위한 활발한 접촉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북한자금 송금 방안에 대한 갖가지 보도와 추측들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각국 은행들이 불법으로 낙인 찍힌 북한자금을 다루기를 꺼리면서 문제 해결의 돌파구는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북한자금을 미국과 러시아의 중앙은행을 통해 러시아 극동상업은행의 북한계좌에 송금하는 방법으로 BDA 문제를 둘러싼 장기간의 논란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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