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 시설 폐쇄 등 2.13 합의 이행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던 BDA 문제에 진전이 보이고 있습니다. 마카오 금융당국은 14일 BDA 은행에 묶여 있던 북한자금의 송금이 사실상 완료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다음 주로 예정된 6자회담의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의 베이징과 도쿄, 서울 방문에서는 북 핵 폐기의 다음 단계 조치를 논의하기 위한 6자회담 재개 문제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근삼 기자입니다.
마카오 당국의 프란시스 탐팍옌 경제금융담당 비서는 미국의 `AP 통신'에 마카오 은행이 동결된 북한자금 2천 5백만 달러를 송금하고 있으며, 이체가 거의 완료됐다고 밝혔습니다.
일본의 `교도통신'도 앞서 마카오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자금 2천 5백만 달러의 송금이 오늘 시작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북한자금은 미국의 뉴욕연방은행을 거쳐 러시아 중앙은행으로 보내진 뒤 다시 러시아 은행의 북한 계좌로 보내질 전망입니다.
이런 가운데 윌리엄스버그 국제회의 참석차 13일 저녁 몽골로 향한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6자회담 이행을 위해 북한 정부 관계자와 만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힐 차관보는 13일 열린 미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몽골 회의가 끝난 후 베이징과 서울, 도쿄 방문을 추진 중이며, 지난 48시간 동안 북한측 관계자들과 매우 긴밀히 접촉했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이번 아시아 방문 중 북한 등 6자회담 당사국 관계자들과의 전격적인 회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션 맥코맥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13일 정례브리핑에서 힐 차관보가 베이징과 서울, 도쿄를 방문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 계획이 BDA 해결이 임박한 데 따른 것인지는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맥코맥 대변인은 “BDA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면 기쁜 마음으로 발표하겠지만, 현재로서는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헨리 폴슨 미국 재무부 장관은 14일 뉴욕에서 행한 연설에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를 언급하면서, 미국은 북한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도구를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 핵 협상과 관련해서도 재무부의 제재는 미국 국무부가 이끌고 있는 보다 넓은 한반도 비핵화 노력의 일환으로 북한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