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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경공업과 지하자원 공동개발 협력사업’ 난항


오는 14일부터 17일까지 평양에서 열리는 ‘6·15’ 민족통일대축전 행사에 한국 정부당국 대표단의 참여가 무산된 가운데, 12일 남북한이 경공업 원자재와 지하자원 생산물 등을 주고 받는 ‘경공업과 지하자원 공동개발 협력사업’이 출발 단계부터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의 VOA 김규환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남북 경공업과 지하자원 협력사업이 본격적인 출발 단계부터 파행을 겪고 있다면서요?

네,그렇습니다. 남북 경공업과 지하자원 개발 협력사업이 출발 초기단계부터 삐그덕거리고 있습니다. 12일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측은 지난달초 열린 실무협의에서 이날까지 제공하기로 합의했던 함경남도 단천지역의 검덕광산과 룡양광산,대흥광산 등에 대한 지질도와 지질 단면도를 이날까지 보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북한측은 경공업 원자재 세부 가격에 대해 합의한 뒤에야 자료를 건네줄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남북은 지난달 말부터 두차례에 걸쳐 경공업 원자재 가격 등을 협의했지만 양측이 제시한 가격차가 커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이에 따라 북한측이 보내온 자료를 검토한 뒤 오는 25일부터 7월6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던 남북 공동 광산조사도 순연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질문) 그러면 남북 경공업과 지하자원 협력사업의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인가요?

남북 경공업과 지하자원 협력사업은 한국측이 올해 의류와 신발,비누 등 3대 경공업품 생산용 원자재 8천만 달러(한국돈 약 7백45억원) 어치를 북한측에 제공하면 북측이 지하자원 생산물,지하자원 개발권 등으로 갚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남북은 지난달 2일부터 4일까지 제2차 경공업과 지하자원 개발 협력 실무협의에서 이달 25일부터 12일간 검덕 아연광산,룡양 마그네사이트광산,대흥 마그네사이트광산 등 함남 단천지역내 3개 광산에 대한 공동조사를 벌이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에 대한 대가로 한국측은 이달 27일 폴리에스테르 단섬유 500만t(80만달러 어치)을 선적한 첫 배를 북측에 보내기로 의견 일치를 보았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22일부터 23일까지 열린 남북 경공업과 지하자원 3차 실무협의에서는 대북 원자재의 세부 품목별 가격 책정을 둘러싸고 양측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질문) 남북 경공업과 지하자원 개발 협력사업이 파행을 겪는 것은 한국 정부의 쌀 차관 유보 결정과 관련이 있는 것인가요?

꼭 그렇게 볼 수는 없습니다. 한국측의 대북 쌀 차관 유보 방침과는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 협력사업이 난항이 쌀 차관 유보 방침과는 관련이 없다며 실무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강력히 부인하고 있습니다.한국 정부 당국자는 “이 협력사업의 난항은 북핵상황이나 쌀 지원 제공 지연 등과 관련된 것이 아닌 실무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다.

이와 관련해 김중태 통일부 남북경제협력본부장도 “북한측과 경공업 원자재의 품목과 수량,단가 등에서 이견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질문) 이 때문에 한국 정부 당국자는 예정대로 오는 27일 경공업 원자재를 실은 첫 배를 보낼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죠?

네,한국 정부측은 예정대로 경공업 원자재를 실은 첫 배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한국 정부 당국자는 “경공업 원자재의 구체적 가격 등을 정하기 위해 이번 주에 다시 북한측과 접촉할 계획”이라며 “이번 협의에서 합의에 이른다면 27일 경공업 원자재를 실은 대북 첫 지원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중태 통일부 남북경제협력본부장은 이날 남북물류포럼이 주최한 조찬 간담회에서 “이달 27일로 계획된 경공업 원자재 첫 물량을 출발시켜 한국측 전문가들이 (단천지역 3개 광산에 대한) 현지 공동조사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지만,지난주 협상 과정에서도 난항이 이어져 계획대로 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그러나 조금 순연시켜서라도 보낼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중태 남북경제협력본부장은 이어 “지하자원 개발은 초기 자본이 많이 들고 리스크도 크지만 우리가 지목한 단천지역 광산은 경제적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연내 3개 광산에 대한 사업타당성 조사를 끝내고 내년부터 개발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질문) 하지만 일각에서는 북한측에 제공되는 경공업 원자재가 전용될 소지가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한국 통일부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김중태 남북경제협력본부장은 “1차 가공품으로 전달하면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북한측은 ‘원료를 가공해서 주면 (그 업무를 하는) 공장이 쉬어야 하지 않겠느냐,생원료를 줬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우리는 1차 가공품으로 전달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김규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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