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문화의 향기] 워싱턴 스미소니안 자연사 박물관에 한국실 개관


안녕하세요? 미국내 문화계 소식을 전해드리는 문화의 향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스미소니안 자연사 박물관의 한국실 개관소식과 지난 10일에 열린 토니상 시상식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또 지난 주말 미국 전역에서 개봉된 새 영화 ‘서프 업’을 소개해 드리고, 경제적 번영이 미국 정치와 문화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화제의 신간 ‘풍요의 시대’에 관해서도 전해드립니다.

먼전 문화계 단신입니다.

- 로마시대에 만들어진 아르테미스 여신 청동상이 뉴욕의 소더비에서 열린 경매에서 2천8백60만 달러에 낙찰됐습니다. 이는 조각 부문과 고대작품 경매에서는 최고가로 기록됐습니다.

- 프랑스의 알렝 부빌, 클로드 미셸 숀버그 팀이 곡을 써 큰 기대를 모았던 브로드웨이 뮤지컬 ‘해적여왕 (The Pirate Queen)’이 흥행실적 저조로 인해 오는 17일 85회 만에 막을 내립니다. 멜 브룩스 (Mel Brooks)의 새 뮤지칼 ‘젊은 프랑켄스타인 (Young Frankenstein)’이 ‘해적여왕’의 뒤를 이어 힐튼 극장 무대에 오를 예정입니다.

- 미국 케이블 방송 HBO의 드라마로 지난 8년 동안 미국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소프라노스 (Sopranos)’ 가 지난 10일 마지막 회를 방송하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소프라노스’는 가정과 조직 사이에서 삶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토니 소프라노 (Tony Soprano) 에 관한 얘기로 그동안 비평가들의 극찬 속에 높은 시청율을 보여왔습니다.

- 브룩클린 대학교 학생 18명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뉴욕 시 당국에 대해 제기한 소송에서 승리했습니다. 이들 학생들은 졸업작품전에 출품한 작품들이 가족이 관람하기에 부적절하다며 시 당국이 전시회 폐지를 지시하자 소송을 제기했었습니다.

문화계 단신이었습니다.

*****

워싱톤에 있는 스미소니안 자연사 박물관에 새로 한국실이 문을 열었습니다. 이 박물관에 국가단위의 독립 전시실이 들어선 것은 한국실이 처음입니다.

자연사 박물관 2층에 자리한 새 한국실에 들어서면 오리가 조각된 솟대가 양쪽에 서있는 가운데 한국의 전통 혼례 의상이 먼저 눈에 띕니다. 벽면에는 한지 창살문을 배경으로 도자기와 옹기 등 생활유물이 전시돼 있고, 오른 편 벽에는 ‘국경을 넘은 저편의 한국’이라는 제목 아래 박세리 선수와 문익환 목사의 사진이 크게 걸려 있습니다.

스미소니안 자연사 박물관의 새 한국실은 한국 국제교류재단이 1백25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하고 국립민속박물관이 전시자문을 제공해 이뤄진 것입니다. 한국실 개설계획의 실무 총 책임자인 폴 테일러 아시아 문화사 계획 담당국장은 새 한국실은 지난 1985년에 시작된 한국 유산계획의 일환이라고 말했습니다.

테일러 박사는 지난 20여년 동안 전시회, 강연 등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행사가 계속 열렸으며, 장기적인 계획으로 한국실 개설을 추진하던 중 지난 2004년 한국 국제교류재단의 자금지원 승인을 받으면서 오늘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테일러 박사는 새 한국실은 고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습니다.

테일러 박사는 한국인이나 미국내 한인 사회의 반응 뿐만이 아니라 미국인 관람객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려했다고 말했습니다. 테일러 박사는 박물관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미국인들은 한국을 잘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갖고있는 이미지는 한국전쟁이나 북한 핵 문제 등에 그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새 한국실은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한국의 오랜 역사와 문화, 현재의 발전된 모습을 알리는데 중점을 뒀다고 테일러 박사는 말했습니다.

30평 남짓한 공간에 마련된 한국실에는 스미소니안 자연사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인 류학 관련 한국 유물 4천여점 가운데 ‘한국의 전통 도예’, ‘조상숭배’, ‘전통 혼례’, ‘한국 문화의 자랑, 한글’, ‘한국의 풍경’, ‘국경을 넘은 한국’ , ‘한국의 현대미술’ 등 7개 주제 아래 80여점의 유물과 사진자료 등 모두 2백여점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폴 테일러 박사는 현대미술 작품과 무형문화재의 작품은 앞으로 계속 교체해 나가면서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다양한 작품을 전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8일의 일반 공개에 앞서 7일에 열린 한국실 개관 기념식에는 크리스찬 샘퍼 스미소니안 재단 총재대행을 비롯해 폴 리서 자연사 박물관 관장대행, 이태식 주미 한국 대사, 임성준 국제교류재단 이사장, 시인 김지하 씨 등이 참석했습니다.

이 밖에도 이 날 한국실을 찾은 한인 관람객들은 새 한국실을 통해 한국 문화를 널리 알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우선 이걸 개관을 했다는데 대단히 의의가 있지만은 앞으로 우리 동포들이 이것을 업그레이드하고 보강하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다, 그런 생각도 듭니다.”

감개가 무량하고 한국 민족으로서 떳떳한 기회가 돼서 기쁘게 생각해요.”

“I’m very impressed to see, at last, Korean culture here displayed here in DC…”

미국인 관람객들 또한 그동안 미국인들에게 한국 문화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며, 앞으로 많은 미국인들이 한국실을 찾아 한국 문화를 배울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8일에 열린 한국실 개관 기념식에서는 황병기 교수의 가야금 연주 등 국악 특별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또한 한국실 공식 개관일인 9일 저녁에는 김지하 시인의 시 낭송회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스미소니안 자연사 박물관의 한국실 개관을 기념하는 한국문화 축전은 오는 28일까지 계속됩니다.

*****

지난 10일에 거행된 제61회 토니상 시상식은 연극 ‘유토피아의 해안 (The Coast of Utopia)’와 뮤지컬 ‘깨어나는 봄 (Spring Awakening)’, 두 작품이 휩쓸었습니다.

19세기 러시아 지식인들의 갈등과 사랑을 그린 연극 ‘유토피아의 해안’은 작품상을 비롯해 톰 스토파드 (Tom Stoppard) 감독이 연출상을 수상하는 등7개 부문을 석권하면서, 토니 역사상 연극 부문 최다 수상 기록을 세웠습니다. 제1부 항해, 제2부 난파, 제3부 구조 등 3부작으로 이뤄진 ‘유토피아의 해안’은 공연시간만 8시간이 넘는 대작으로 지난 해부터 뉴욕 링컨센터 무대에 오르고 있습니다.

뮤지컬 부문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던 대로 ‘깨어나는 봄 (Spring Awakening)’의 무대가 됐습니다. 19세기 독일을 배경으로 10대 청소년들이 성에 눈 떠 가는 과정을 그린 ‘깨어나는 봄’은 뮤지컬 부문 작품상을 포함해 마이클 메이어 (Michael Mayer) 감독이 연출상을, 가수 겸 작곡가인 던칸 쉬크 (Duncan Sheik) 씨가 음악상을 받는 등 모두 8개 부문에서 상을 받았습니다.

연극 부문 남자주연상은 ‘프로스트/닉슨 (Frost/Nixon)’에서 닉슨 전 대통령 역을 맡은 프랭크 랭겔라씨가, 여자주연상은 ‘작은 개가 웃었네 (The Little Dog Laughed)’의 줄리 와이트 (Julie White) 씨가 상을 받았습니다. 남자조연상과 여우조연상은 ‘유토피아의 해안’의 빌리 크러덥 (Billy Crudup) 씨와 제니퍼 엘 (Jennifer Ehle) 씨가 각각 수상했습니다.

뮤지컬 부문 남자 주연상은 ‘커튼즈 (Curtains)’의 데이비드 하이드 피어스 (David Hyde Pierce) 씨가 유력한 수상후보로 꼽혔던 ‘깨어나는 봄’의 조나산 그라프 (Jonathan Groff) 씨를 물리치고 상을 받았습니다. 뮤지컬 부문 여자주연상은 ‘회색 정원 (Grey Gardens)’의 크리스틴 에버솔 (Christine Ebersole)에게 돌아갔습니다. 남자조연상은 ‘깨어나는 봄’의 존 갤러거 (John Gallagher) 씨, 여우조연상은 ‘회색 정원’의 메리 루이스 윌슨 (Mary Louise Wilson)씨가 받았습니다.

*****

하얀 포말이 부서지는 파도를 타고 달린다면 기분 정말 짜릿하겠죠? 최근 미국에서 개봉된 ‘서프스 업 (Surfs Up)’, 한국에서는 ‘서핑업’이라고 부르던데요. 이 영화를 보면 멋진 파도타기 선수들을 만날 수 있는데요. 이 영화에 나오는 파도타기 선수들은 구릿빛 피부의 늘씬한 청년이나 아가씨가 아니라 털투성이 펭귄입니다.

주인공 코디 배버릭은 젊은 락하퍼 펭귄 (rockhopper penguin)입니다. 락하퍼 펭귄은 바위 위를 깡충깡충 뛰어다닌다고 해서 락하퍼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요. 눈 가에 노란색 털이 달려있어서 한국에서는 노란 눈썹 펭귄이라고 부르는 아주 귀여운 펭귄입니다. 주인공 코디는 남극의 집에 좀처럼 붙어있는 일이 없습니다. 얼음으로 만든 널을 갖고 파도타기에 바쁘기 때문입니다.

코디는 어렸을 때 파도타기 최고 스타였던 ‘빅 지 (Big Z)’를 만난 일이 있다며 그 때 부터 ‘빅 지’처럼 파도타기의 명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고 해도 꿈을 실현하기란 쉽지 않죠.

코디는 펜구섬에서 벌어지는 파도타기 대회에 나갈 기회를 얻습니다. 이 곳에서 코디는 파도타는 닭 ‘조’를 만나는 등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게 됩니다.

주인공 코디의 목소리 연기를 맡은 시아 라버프 (Shia Labeouf) 씨는 ‘서프스 업’에 나오는 펭귄들은 동물이라기 보다는 인간에 가깝다고 말합니다.

라버프 씨는 파도타기에는 신비한 무엇인가가 있다고 말합니다. 파도타기는 그냥 운동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라고 라버프 씨는 말하는데요. 사람들을 정신적으로 변화시키고 성숙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젊은 코디의 조언자가 되는 빅 지 역의 목소리는 배우 제프 브리지스 (Jeff Bridges) 씨가 맡았습니다. 브리지스 씨는 캘리포니아 남부 말리부 해안지역에서 실제로 파도타기를 즐기면서 성장했습니다.

브리지스 씨는 자신이 맡은 빅 지는 젊은 시절에 사랑했던 것을 잃어버린 뒤 평생을 슬퍼하며 보내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다가 자신이 지나온 길과 비슷한 길을 걷는 코디를 알게 되고 코디를 도울 뿐만 아니라 코디에게서도 교훈을 얻는다는 것입니다.

‘서프스 업’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정말로 바닷가에서 부서지는 파도를 보는 듯한 멋진 그림에 놀라게 됩니다. 이 영화를 공동으로 감독한 크리스 벅 씨는 컴퓨터 애니메이터들이 점점 더 훌륭한 그림을 만들어 냈다고 말했습니다.

벅 씨는 파도를 제대로 그려내지 못하면 이 영화를 만들 수 없다고 걱정했었는데 애니메이터들이 처음부터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더 훌륭한 파도를 만들어 냈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애니메이터들은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 노력을 기울여 점점 더 멋진 그림을 그려냈다고 벅 씨는 말했습니다. 실제 파도타기 챔피언인 켈리 슬레이터 씨와 랍 마차도 씨의 ‘서프스 업’ 영화 제작과정에 관여하며 조언을 했습니다.

*****

이번에는 신간 안내 시간입니다.

미국경제가 번영함에 따라 미국인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유주의자가 됐다고 주장하는 책이 나왔습니다. ‘The Age of Abundance (풍요의 시대)’란 제목의 이 책은 워싱톤 디씨에 있는 진보성향의 연구단체 ‘케이토 연구소’ 의 학술조사 담당 부소장인 브링크 린지 (Brink Lindsey) 씨가 쓴 것인데요. ‘경제번영이 어떻게미국의 정치와 문화를 바꾸었는가’라는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린지 씨는 이 책에서 미국 경제의 성장 덕택에 미국인들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필요성의 세계’에서 ‘자유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었다는 건데요. 린지 씨는 제2차 세계대전 후인 50년전 미국인들과 비교할 때 현재의 미국인들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 50년전 미국인들이 먹고 살기에 급급했던 것에 비해 경제적 풍요는 미국인들이 정신적으로 동경하는 것들을 추구할 수 있게 됐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남녀관계, 노동자와 경영자의 관계, 인종 간의 관계,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에서 평등이 이뤄졌고, 이는 미국을 좀 더 자유롭고 진보적인 사회로 만들었다고 린지 씨는 말했습니다. 붉은 색과 푸른 색으로 대변되며, 보수와 진보 진영이 늘 대립하고 있는 미국내 정계 분리 현상도 풍요의 결과라고 린지 씨는 지적했는데요.

하지만 최근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보라색이라고 볼 수 있는 중도파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린지 씨는 말했습니다. 즉 재정적인 면에서는 보수적이지만 사고 면에서는 진보적이고 자유주의적인 새로운 계층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쨌든 경제적 번영은 미국을 좀 더 나은 사회로 만들었다는 것이 린지 씨의 주장입니다.

관련 뉴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