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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시리즈: 동북아의 군비경쟁 3] 미 전문가들, '북 핵은 동북아 군비경쟁 악순환 야기'


동북아시아 안보 문제 전문가들은 중국과 일본, 한국 등의 군비경쟁은 북한 핵 문제로 인해 더욱 가속화됐으며, 앞으로 역내 불안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군비경쟁으로 인한 역내 불안정을 막기 위해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들 간의 안보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손지흔 기자가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미국 내 군사 전문가들은 대체로 동북아시아 지역의 군비경쟁은 아직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단계는 아니며, 군 현대화의 측면이 강하다고 지적합니다. 군비경쟁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중국과 일본은 지난 20여년 간 꾸준히 군사력을 확대해왔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민간연구기관인 ‘노틸러스연구소 (Nautilus Institute for Security and Sustainability)’의 피터 헤이스(Peter Hayes) 소장은 현 상황을 전면적인 군비경쟁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관련국들은 초강대국인 미국의 행동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중국의 부상과 러시아가 다시 전체주의로 돌아갈 가능성, 일본과 한국 간의 전통적인 적대관계, 그리고 북한의 핵 문제에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특히 북 핵 문제가 군비경쟁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지적입니다.

미 외교정책분석연구소 (The Institute for Foreign Policy Analysis)의 제임스 쇼프 (James Schoff) 연구원은 “북한 핵 문제가 동북아 군비경쟁을 촉발시켰다”고 말했습니다. 쇼프 연구원은 북한이 다른 국가들로 하여금 북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과 군 사력의 필요성을 재검토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북한 핵 문제 때문에 동북아 지역의 일반적인 군 현대화 현상이 우려스러운 상황으로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미국 해군대학 (Naval War College)의 요시하라 토시 (Toshi Yoshihara) 교수는 북 핵 문제는 전형적인 군비경쟁의 악순환을 야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요시하라 교수는 “북한의 핵무기는 일차적으로 미국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지만 일본을 위협하는 데 이용될 수 있기 때문에 일본은 미사일 방어체제 면에서 미국과의 군사협력을 강화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일본과 미국이 군사협력을 강화하면 중국은 미국이 중국과 타이완 간의 주권분쟁에 개입하지 않을까 우려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군비경쟁이 앞으로 북 핵 문제에 미치게 될 영향은 크지 않다고 요시하라 교수는 지적합니다.

요시하라 교수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이미 충분히 위협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그의 위협 인식이 주변국들의 군 현대화 계획으로 인해 증폭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요시하라 교수는 “한국과 미국의 군사력이 북한 보다 훨씬 월등하고, 북한의 한국 침략 시도를 물리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의 로버트 아인혼 (Robert Einhorn) 상임고문도 “북한은 한-미 양국이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할 때마다 비판하지만 이같은 군사훈련이 자연스럽고 필요한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인혼 고문은 “동북아 군비경쟁이 북 핵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고, 또 북한이 문제제기를 하더라도 관련국들은 군 현대화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군비경쟁이 본격화되면 지역의 불안정화를 비롯한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미 외교정책분석연구소의 쇼프 연구원은 관련국들이 “일정한 선을 넘어서면 서로 군사장비에 더욱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게 될 것이고, 적개심과 민족주의가 팽배했던 시대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군비경쟁은 궁극적으로 투자와 경기에 영향을 미치고 역내 불안정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쇼프 연구원은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북 핵 문제가 해결되면 6자회담을 지역안보협의체로 확대하자”는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습니다. 쇼프 연구원은 그러나 군비경쟁의 중대성을 감안하면 그 때까지 기다릴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쇼프 연구원은 지금이라도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6자회담 참가국들 간의 동북아 안보협 의체를 구성해야 하며, 북한은 언제라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되 북한의 참여 여부에 의존해서는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평화연구소 (US Institute of Peace)의 존 박 (John Park) 연구원은 군비경쟁에는 투명성과 국가 간 정기적인 의사소통이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박 연구원은 각국은 “주변국들과 우방국, 동맹국들에게 현재 진행상황과 앞으로 계획들을 알림으로써 군사현대화 과정을 어느 정도 예상가능하게 (manage expectations)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박 연구원은 지금까지 한 국가가 “군사장비를 질적 또는 수적으로 개선하는 과정에서 관련국들과의 의사소통 문제나 오해 때문에 긴장감이 고조되거나 분쟁발발 가능성이 늘어난 사례가 많았다”며, 따라서 그같은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양자, 또는 다자 간 협의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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