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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전도연과 칸 영화제


- 한 주간의 영화계 소식과 화제거리들을 전해드리는 코넙니다. 앞으로 김근삼 기자가 수고해주실텐데요?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김근삼 입니다.

오늘은 첫 방송, 첫 순선데, 무슨 얘깃거리를 가지고 오셨나요?

아카데미는 미국을 대표하는 영화제구요,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있는 영화제 중 하나가 바로 프랑스에서 매년 열리는 칸 영화제입니다. 올 해 칸 영화제가 이번주 초에 막을 내렸는데요, 한국 여배우 전도연 씨가 여우주연상을 받아서 한국 문화계의 큰 경사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얘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저도 사진을 통해서 수상 장면을 봤습니다.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은 배우로서는 정말 대단한 영광이죠?

그렇습니다. 우선 칸 영화제에 대해서 좀 말씀을 드리면요, 세계적으로는 3대 영화제가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베니스 영화제, 독일의 베를린 영화제 그리고 프랑스의 칸 영화제인데요. 각각 개성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최고의 영화제를 고르라면 많은 사람들이 칸을 꼽습니다. 그만큼 규모도 크고, 또 오랜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기 때문인데요.

이런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는 다는 것은 배우로서는 일생일대의 꿈과 같은 일입니다. 과학자가 노벨상을 받는 데 비교할만 한데요, 아무튼 전세계의 수 많은 여배우 중 단 한명, 최고의 연기자로 꼽히는 순간이니까 대단한 영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전도연 씨가 여우주연상을 받은 영화는 ‘밀양’이죠?

네 ‘밀양’은 이창동 감독의 작품인데요, 이창동 감독도 흥미로운 이력의 소유자입니다. 원래 소설가 출신이구요,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박하사탕’이라는 영화를 만들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는 한국의 문화관광부 장관이 됐는데요, ‘밀양’은 관직에서 물러난 뒤 영화계에 복귀해서 만든 작품입니다.

한국 여배우가 이런 큰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인가요?

한국 배우로 칸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전도연씨가 처음이구요, 아시아 지역을 통틀어서도 두 번째입니다. 2004년에 중국 여배우 장만위가 칸 여우주연상을 받았죠.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베니스 영화제에서는 20년전에 강수연씨가 ‘씨받이’라는 영화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적이 있는데요, 그래서 3대 국제영화제에서 한국 배우가 여우주연상을 받는 것은 이번이 두번째입니다. 남우주연상을 받은 남자 배우는 아직 없구요.

한국 영화와 배우들이 세계 무대에서 인정을 받는 모습을 보면 한국 영화의 저력이 대단한가 봅니다.

그렇습니다. 특히 한국 영화계는 1990년대 후반에 급성장했습니다. 가까운 북한과 비교를 해보면요, 사실 1940년대에 남북한이 갈릴 때만해도 영화와 관련한 인력은 북한 쪽이 더 우수했습니다. 러시아 예술영화사조의 영향을 받은 영화인들이 주로 북쪽에 있었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이후 북한은 수십년간 정부 주도 하에 획일적으로 영화를 만들면서 수십년간 이런저런 ‘변화’는 있었지만, 큰 ‘발전’을 했다고는 보기 어렵습니다. 특히 외부와의 교류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요즘 다른 나라 영화들이 갖고 있는 세련미나 다양성을 갖추지 못했죠.

하지만 한국의 상황은 전혀 다릅니다. 경제 발전으로 사는 데 여유가 생기면서 특히 1990년대부터 영화나 문화계에 자본이 몰리기 시작했구요, 그래서 다양한 영화가 나올 수 있는 경제적 받침이 마련됐습니다. 여기에 민주주의가 자리잡으면서 영화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고, 또 우수한 인력이 문화계에 몰리면서 세계적인 눈높이에 맞춘 좋은 작품들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발전한 한국영화들이 이제 해외에서도 저력을 발휘하고 있군요.

네, 사실 강수연 씨가 ‘씨받이’로 베니스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1980년 후반만해도 한국 영화에 대해 국제적으로 알려진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강수연 씨는 그동안 만나기 힘든 독특한 영화에서 열연한 신선한 배우로 평가됐죠.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한국 영화들이 꾸준히 해외 영화제의 문을 두드려왔구요, 그런 과정을 통해 한국 영화를 좋아하는 외국인이 늘고 한국 영화에 대한 인식도 크게 발전했습니다. 이제 세계 주요 영화제들도 매년 한국 영화계와 주요 한국 감독들에게 시선을 보내고 있구요, 이런 저력이 ‘밀양’의 좋은 평가와 또 전도연 씨의 여우주연상으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영화를 통해 한국 문화와 한국인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렸다는 점에서 같은 한국인으로 기분이 좋군요. 앞으로도 더 많은 수상 소식이 들렸으면 좋겠습니다. 김근삼 기자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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