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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북핵 교착상황 해결위해 북한에 새로운 제안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 BDA 은행 내 북한자금 송금 문제에 발목이 잡혀 북 핵 ‘2·13 합의' 이행이 계속 늦춰지고 있는 가운데, 오늘로 초기단계 조치 이행시한을 넘긴 지 44일째를 맞았습니다. 그런데 미국 정부가 현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북한측에 새로운 제안을 제시한 것으로 28일 알려졌습니다.

미국측의 새로운 제안은 우선 BDA 문제 해결을 보장하고, 북한측이 영변 핵시설 가동중단 등을 먼저 이행할 경우, 중유 5만t 제공 등의 반대급부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 있는 VOA 김규환 기자를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문: 김 기자, 미국측이 북한의 ‘2·13’합의 이행을 위해 새로운 제안을 제시했다면서요?

답: 네,그렇습니다.서울의 외교 소식통들은 28일 “미국측이 BDA 문제가 2·13합의 이행을 가로막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와코비아은행 등 미 금융기관이 중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나,법률적 조치 등에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상황을 북한측에 설명하면서 이같은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측은 이에 따라 BDA 문제를 가장 빠른 시일 내에 반드시 해결하며,이를 북한측이 원하는 형식으로 가시적으로 약속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신 ‘2.13’ 합의 이행이 60일 이행시한을 넘겨서도 이뤄지지 않는 상황을 우선 타개하자는 방안으로 BDA 문제 해결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측은 이와함께 다음 순위로 검토한 청산 또는 인수와 합병을 통한 BDA의 소유형태 변경방안 등이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밖에 없으며 마카오 당국 등이 요구한 BDA 제재 해제도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입장을 북한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미국측이 새로운 제안을 한 배경은 무엇입니까?

답: 북한측이 현재 식량난 등으로 상당히 어려운 상황인 만큼 새로운 제안을 제시하면 효과가 극대화돼 북한측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까닭입니다.실제로 북한은 지난달 태양절(4월15일 김일성 주석 생일)과 군 창건일(4월25일)을 기념해 대대적인 행사를 치르느라 상당한 재원을 소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북한은 이미 지난 4월부터 식량배급을 줄이는 춘궁기에 들어갔습니다.WFP는 지난 3월말 북한 방문후 수백만명의 북한 주민들이 기아와 영양부족에 직면하고 있으며 전체 수요의 20%에 달하는 100여만t의 식량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으로서는 외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재원은 가능한 빨리 받아들여야 할 처지입니다.하지만 ‘2·13’합의 이행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한국측의 40만t의 쌀 차관 북송도 일단 유보된 상태여서 상황은 더욱 어렵게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의 이번 제안은 북한 입장에서도 일단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과 협의해 영변 핵시설을 가동중단하고 폐쇄 준비를 하면서 식량과 중유를 받아 체제 안정을 꾀할 수 있는 ‘좋은 카드’로 풀이된다고 외교소식통들은 풀이했습니다.특히 최근 BDA 문제 해결 노력을 살펴볼 때 북한측도 새로운 인식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외교소식통들은 덧붙였습니다.

문: 미국측의 새로운 제안에 대한 북한측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 네,아직까지 북한측의 반응이 구체적으로 감지되고 있지는 않습니다.북한측은 미국측의 새로운 제안에 일단 먼저 BDA문제를 해결하고 난 뒤 ‘2·13’합의를 이행하겠다는 기존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그러나 북한측에 6자회담 지연의 책임을 돌리는 국제사회의 여론도 만만치 않은 점을 감안할 때 향후 북한측의 태도 변화 가능성이 주목됩니다.

문: 그렇다면 북한측이 입장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조짐을 무엇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까?

답: 한국과 미국은 두나라는 북한이 새로운 제안을 받아들이는 첫 가시적 조치로 북한 영변 핵시설 가동중단과 폐쇄작업을 위해 IAEA 사찰단을 초청해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IAEA 사찰단이 입북하는 시점에 맞춰 한국측은 중유 5만t을 제공하게 된다고 외교소식통은 전했습니다.

문: 미국측의 새로운 제안에 대해 평가는 어떻습니까?

답: 외교소식통들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한 외교소식통은 “뉴욕채널 등을 통해 파악한 북한의 반응은 기존입장의 고수로 나타났지만 상황이 변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면서 “북한을 상대로 한 협상의 특수성을 충분히 감안해 만반의 준비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다른 외교소식통은 “미국 뿐 아니라 한국과 중국 등 6자회담의 다른 참가국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만큼 북한측도 이제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결국 북한이 전체적인 국면을 헤아려 미국의 ‘우회전술’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는 게 외교소식통들의 분석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명분에 집착하는 경향이 큰 만큼 “BDA 해결 전에는 ‘2·13’합의 이행에 나서지 않겠다.”고 공언한 것을 쉽사리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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