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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철도 연결구간 열차시험운행 합의


남북한은 13일 오전부터 개성에서 제13차 철도와 도로 연결 실무접촉 제2차 회의를 열고, 밤샘 협상 끝에 경의선과 동해선 남북 철도 연결구간에 대한 열차 시험운행 합의서를 14일 발표했습니다. 남북한 간의 열차 운행은 경의선이 1951년 6월12일 이후 56년, 동해선이 1950년 이후 57년 만에 처음 이뤄지는 것입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 있는 VOA 김규환 기자를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문: 남북한이 우여곡절 끝에 열차 시험운행 합의서를 만들었는데, 구체적인 내용을 좀 소개해 주십시요.

답: 네,남북은 합의서에서 탑승 인원을 한국측의 경우 동해선과 경의선 각 1백명, 북한측 각 50명으로 결정했습니다.또 시험운행은 17일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경의선과 동해선에서 동시에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한국측은 북한측도 1백명이 탑승할 것을 요청했으나 북한측이 내부 사정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아 50명씩으로 결정됐습니다.

하지만 남북 탑승인원이 각각 달라 남북 공동행사의 의미가 다소 퇴색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측은 철도 관련 인원만 탑승시키겠다며 50명이면 적정하다는 입장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이번 시험운행 구간과 시험운행 시간은 어떻게 되죠?

답: 시험운행 구간은 경의선의 경우 문산역에서 개성역 간 27.3㎞, 동해선은 금강산역에서 제진역 간 25.5㎞이며 각각 기관차에 객차 5량씩 연결해 운행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남북은 시험운행에 앞서 오전 10시30분에 각각 문산역과 금강산역에서 기념행사를 가진 뒤 11시30분 열차를 출발시키기로 했습니다. 경의선에서는 도라산역과 MDL을 통과한 뒤 판문역을 거쳐 오후 1시쯤 개성역에 도착합니다.동해선의 경우 북한측 감호역과 MDL을 통과한 뒤 12시30분쯤 한국측 제진역에 도착합니다.

이어 탑승자들은 점심식사를 한 뒤 경의선의 경우 오후 2시40분쯤 개성역을,동해선은 오후 3시쯤 제진역을 각각 출발해 나란히 오후 3시30분 MDL을 통과해 돌아올 예정입니다.

문: 이번 합의서와, 무산되기는 했으나 지난해 합의한 내용이 조금 다르다면서요?

답: 네,그렇습니다. 이번 열차 시험운행이 지난해 5월 합의했다가 무산된 계획보다 세부 시간대가 조금 달라지고 북한측 탑승자 규모가 줄어들었습니다. 또 지난해에는 30∼40분 정도로 잡혔던 기념행사 시간이 이번에는 1시간으로 늘어나면서 열차 출발시간이 30분 늦춰진 오전 11시30분으로 잡힌 것도 달라진 점입니다.

반면 점심시간은 지난해 1시간50분에서 이번에는 1시간30분으로 줄어들면서 열차가 MDL을 통과해 자기측 지역으로 들어오는 시간이 오후 3시30분으로 지난해와 똑같아졌습니다.

관심사인 첫 MDL 통과시간은 경의선과 동해선 모두 오전 11시50분으로 잡았던 작년과는 달리 이번에는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통일부는 분계역 출발 및 도착 시간은 정확히 할 수 있지만 양쪽의 MDL 통과 시간을 맞추는 것은 쉽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문: 이번 열차 시험운행에 탑승할 사람들에 대해 관심이 높은데,어떤 사람들이 탑승하나요?

답: 네, 군사보장 조치가 이번 시험운행에 한정된 만큼 언제 다시 남북 열차를 탈 기회가 올 지 모르는 까닭에 탑승자들에게는 행운입니다.

한국 통일부는 나름대로 엄격한 인선 기준을 적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열차 시험운행 관련 현직 관료를 비롯해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당시 김대중 대통령을 보좌했던 수행원들과 남북관계 유공자, 연예인 등을 포함해 각계각층 인사를 망라했습니다.

현직 관료로는 이재정 통일부 장관과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 남북 경협위 한국측 위원장인 진동수 재정경제부 차관, 장성급 군사회담 한국측 수석대표 정승조 국방부 정책기획관과 문성묵 북한정책팀장 등이 탑승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치인으로는 국회 통외통위 김원웅 위원장과 3당 간사인 진영 한나라당 의원, 임종석 열린우리당 의원, 양형일 통합신당모임 의원, 평화통일특위 배기선 위원장 등이 티켓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직 관료로는 6·15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수행한 박재규·임동원·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탑승합니다. 김 전 대통령의 경우 독일 방문 일정 때문에 탑승이 무산됐습니다.

경제인으로는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과 개성공단 개발자인 한국토지공사의 김재현 사장 등이, 연예인으로는 통일부 홍보에 참여했던 고은아, 문화예술인으로 시인 고은과 소설가 박완서 씨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특히 경의선의 마지막 기관사인 한준기 씨도 포함됐습니다.

문: 그런데 보수단체에서는 열차 시험운행 반대 집회도 가졌다면서요?

답: 네,그렇습니다. 보수단체인 라이트코리아와 HID 국가유공자동지회, 대한민국바로세우기여성모임은 14일 오전 서울역 앞에서 “납북자 송환 없는 남북철도 연결에 반대한다.”는 기자회견을 연 뒤 경의선 열차로 임진강 역까지 이동해 ‘자유의 다리’ 위에서 집회를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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