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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북한내 소규모 지하교회 3천~1만개’


북한자유주간 행사 나흘째인 26일, 이 곳 워싱턴의 내셔널 프레스 빌딩에서는 북한의 종교탄압에 관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토론회에는 탈북자 출신 기독교 전도사 2명이 참석해 북한에서 기독교를 전파할 수 있도록 북한인 선교사 양성을 지원해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이들은 중국에서 신학 훈련을 받은 탈북자들이 북한에 다시 들어가 복음을 전하면 북한 정권이 저절로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손지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탈북자 필립 리 씨는 북한 공작원 출신으로, 지난 1999년 중국으로 탈출해 현지의 한 조선족 교회에서 기독교를 처음 접했습니다.

리 씨는 그 곳에서 북한선교의 사명을 받았고, 2002년 한국에 도착한 이후에는 탈북자들을 위한 열방샘 교회를 개척했습니다. 리 씨는 이날 북한의 종교탄압에 관해 증언하면서 북한의 봉수교회와 칠보교회는 진정한 교회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이 교회들은 북한 조선노동당 산하 조선 기독교연맹에서 운영하는 선전용, 또는 외화벌이 기관입니다. 북한에서 예수 믿는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해볼 수 없고, 교회에 들어가 본다는 것은 죽음이 아니고서는 들어가 볼 수 없는 곳입니다.”

리 씨는 토론회 후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주민들은 지하교회를 통해 숨어서 신앙생활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대략 3천개 있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1만개 있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하여튼 북한에 많은 지하교회가 있다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교회 1개 규모가 작다면 2명 혹은 3명, 많다면 7명에서 10명 까지 있습니다”

리 씨는 북한에는 자신처럼 중국에서 1년에서 4년 간 신학 훈련을 받은 뒤 북한으로 돌아가 가정 또는 친척 단위로 예배를 드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새평양순복음교회의 전도사인 탈북여성 엄명희 씨도 중국에서 신학 훈련을 받고 지금은 선교사들을 양성하는 일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엄 씨는 김일성 주석에 충성하는 집안에서 태어나 북한에서 학교 교사로 남부럽지 않게 살았습니다. 그러다 90년대의 대기근 이후 어쩔 수 없이 장사를 시작해야 했고, 중국 상인으로 가장한 한 선교사와 인연이 닿아 기독교인이 됐습니다. 엄 씨는 성경말씀에 마음이 끌렸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방법과는 전혀 다른 원수를 사랑해라 배고파 할때 먹이라 하는 그런 구절들은 북한에서 사상개조를 하는 방법과는 너무나 달랐습니다. (8:10) 나는 그런 좋은 방법이 북한에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엄 씨와 리 씨는 다른 북한주민들 처럼 어려서 부터 철저한 반종교 교육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종교는 아편이자 침략의 앞잡이이며, 미 제국주의자들은 한국을 침략하기 위해서 선교사들을 먼저 간첩으로 들여보냈다는 것이 주된 내용입니다.

리 씨는 북한은 체제 자체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하나님 자리에 있는 사이비 종교집단 처럼 돼 있기 때문에 종교가 탄압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기독교 종교가 들어가게 되면 그들이 하나님 자리에 설 수 없게 되고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를 통해서 ‘아! 우리 참으로 속아서 살아왔구나’ 이런 걸 깨닫기 때문에 북한체제가 자연스럽게 무너지게 되는거죠. 사람들의 정신세계에서부터 시작해서.”

최근 북한당국은 지하교회의 확산을 막기 위해 기독교인들을 색출하는 데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리 씨는 북송된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교회에 가봤다는 사실을 시인하면 보위부 감옥에서 6개월 내지 1년을 지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리 씨와 엄 씨는 북한의 이같은 종교탄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정부기구들과 국내외 한국 교회들을 통해 북한에서 기독교를 전파할 수 있는 탈북 인재들을 양성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저는 현재 저와 같은 탈북자들을 키워서 북한에 종교의 자유, 기독교의 복음이 들어가게 하는 일꾼을 키우는 사육을 하기 위해서 탈북자 교회를 개척하고 3년 간 사육하고 앞으로도 사육할 것입니다.”

이들은 또 국제사회의 대북한 지원은 김정일 정권의 체제기반만 강화해줄 뿐이라면서, 정권이 저절로 무너지도록 오히려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또 북한에서 기독교를 전파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성경책 보급과 라디오 송출, 그리고 풍선 날리기 등이 제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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