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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김석향 교수] 북한 태양절…우상숭배의 뿌리


북한은 지난 15일부터 사망한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 행사를 성대히 치룬 데 이어 내일, 25일에는 조선인민군 창건 75돌 행사를 역대 가장 큰 규모로 치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시간에는 북한에서 태양절과 인민군 창건일이 주는 의미 등에 관해 한국 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과 김석향 교수의 견해를 전해드립니다.

김 교수는 ‘북한의 태양절은 우상숭배의 뿌리’라고 지적하고, 북한은 올해 대규모의 군사 퍼레이드와 주민동원을 통해 체제결속을 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담에 서울의 VOA 박세경 기자입니다.

문) 북한에서는 지난 15일이 태양절이었는데요 고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왜 태양절이라고 하는 겁니까?

답) 예전부터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북한에서는 태양이라고 불렀습니다. 조선의 태양, 인민의 태양, 이렇게 불렀구요 그렇기 때문에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뭔가 아주 위대한 명절로 이름을 새로 붙이고자 하는데 다른 용어를 찾다가 아마 태양절이라고 한 것 같습니다. 1998년이 첫 태양절이거든요 왜냐하면 97년 7월 8일 그러니까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지 3주기가 되는 날 그 다음날에 4월 15일을 태양절로 정했습니다.

문) 그럼 태양의 아들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어떻게 예우가 되는 겁니까?

답) 21세기 태양인 거죠

문) 그러니까 태양의 전통을 그대로 이어받게 되는군요?

답) 그럼요 정통성이 아주 중요하거든요

문) 하지만 김일성 주석의 제사일보다도 오히려 생일을 더 성대히 치르는 것 같거든요?

답) 이유가 왜냐하면 김일성 주석은 우리는(남한 및 외부세계) 죽은 사람이지만 북한주민들에게는 김일성이 죽은 사람이 아니어요 ‘수령님은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 그래서 바로 옆에 살아 있는 사람이거든요, 그러니까 어차피 죽기는 죽었으니까 죽은 날을 기념할 수 없으니 7월 8일을 그냥 넘어 갈 수는 없지만 4월 15일 태양절보다 더 크게 치르지는 않죠

문) 실제로 북한주민들은 고 김일성 주석을 존경하는지요?

답) 일반적으로 얘기를 모아보면 김일성은 존경하는데 김정일 위원장은 그다지 존경스럽지는 않다고 평가하는 것 같아요

문)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답) 예전부터 1950년대 노동신문을 보면 그 당시 수상이죠 수령이라고 아직 안할 때, 김일성 수상이 일제시대 때 빨치산 활동을 하면서 오이가 다섯 개 밖에 없는데 빨치산대원 다섯 명에게 나누어지고 자신은 안먹고 했다든지 아니면 산길에 눈이 잔뜩 오는 날 차를 타고 진행하는데 꼬마아이들이 산길 넘어 학교를 가고 있는 것을 보더니 자기는 차에서 내리고 아이들을 태워서 보냈다든가 이런 식의 아주 인간적인 인민을 위한 모습들을 연출하는데 성공적이었어요

그런데 그 반면에 아들은 정권이 안정화가 된 상태에서 물려받은 정권이지 않습니까? 굳이 사람들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었던 것 같고 그 여파가 오늘날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문) 이렇게 고인의 생일을 강조하는 것은 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권을 공고히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바로 그 내용입니다. 유훈통치를 아직 강조하고 있구요 그러니까 이 나라가 유지되는 것은 이미 죽었다고 우리는 생각하지만 북한주민들 사이에서는 영원히 살아 계시는 수령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면서 그분의 유지를 받들어 유훈통치를 하고 있는 김정일 위원장이 장군님 두리에 우리가 굳게 뭉쳐 이 나라를 튼튼히 지켜야 한다 이런 내용이거든요

그러니까 당연히 죽은 사람의 생일을 기념하면서 죽지 않았다고 아직도 살아 있음을 강조하면서 따라서 우리가 왜 김정일을 끝까지 모셔야 되는지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거죠.

문) 북한에서는 내일 4월 25일이 인민군 창건일인데요 이번에는 태양절보다 창건일을 더 크게 치른다고 들었는데 왜 그렇습니까?

답) 크게는 치를 겁니다. 인민군 창건일을 올해 반드시 치러야 할 사정이 있겠죠 그런데 인민군 창건일이라는 것이 그 역사를 보면 광장히 재미있는데 1978년까지는 2월 8일이 인민군 창건일이었습니다. 왜냐하면 1948년 2월 8일에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국호도 아직 다 만들어지기 전이거든요 그런데 그때 군대부터 창설을 했어요 국가체제를 만들기 전에, 그것이 2월 8일로 78년이니까 이제 30년이 됐잖아요 30주년을 앞두고 갑자기 날짜를 4월 25일로 바꿨습니다.

이유가 뭐냐 하면 예전 1930년대에 30~32년쯤 그러니까 김일성 주석이 1912년이니까 18~20세쯤에 빨치산행동대원을 모아서 군대를 만들었다는 거예요, 그래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군대의 뿌리는 거기다 둬야 한다고 그래서 그날이 4월 25일입니다. 그런데 올해가 꺽어지는 해입니다. 꺽어지는 해라는 것은 5주년 10주년 이렇게 꺽어지는 그때가 되면 보통 때보다도 훨씬 크게 치르거든요 그래서 올해 크게 치를 것 같습니다.

문) 그러고 보니까 지난해 핵실험 후 처음 갖는 군 창건일인데요 어떤 행사들이 치러지게 됩니까?

답) 화면 같은 데서 보면 볼 수 있을 터인데 대단한 퍼레이드를 하지 않습니까? 다리를 쭉 뻗어 하는 제식행진으로 저는 북한에만 있는 줄 알았지만 모든 사회주의 국가가 그런 식의 행진을 한다고 합니다. 그런 행진과 거의 10만 명 정도의 군인이 동원될 것 같습니다. 또 4월 15일에 아리랑축전이 시작됐거든요 그것이 8월까지 진행이 될 것 같은데 아리랑축전도 역시 크게 행사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 평양시민이 거의 10만 명이 동원이 됐다고 하니까 굉장히 거대한 규모로 하는 그런 행사들을 치르게 될 것 같습니다.

문) 최근에 북한전문가들이 북한을 분석할 때 선군정치는 뒤로 가고 경제가 우선이다 이런 얘기가 나왔던데 그게 아닌 모양이군요?

답) 그게 아닙니다. 선군은 선군이고 군대는 항상 앞에 있구요 그리고 경제가 우선이다고 하는 말은 다른 것보다는 그대로 경제가 우선이다라는 뜻일 것 같습니다.

문) 문제는 또 이 행사에 많은 주민들이 동원될 것 같지 않습니까?

답) 평양의 각 구역마다 다 구분해서 학교별로 동네별로 다 동원이 됩니다.

문) 주민들은 이런 동원된 행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답) 영광으로 아는 사람도 있고 지겨워하기도 하고 그냥 습관적으로 따라 나가기도 합니다. 영광으로 아는 사람은 어떤 사람들이냐 하면 성분이 나쁜 사람들이어서 중요한 행사에 동원될 자격이 없었던 사람들로 예를 들어 1호행사라고 하는데 김일성 김정일 그 사람들이 직접 참여하는 행사가 1호행사이거든요 그런 행사에 성분 나쁜 사람은 북한에서 참여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성분이 나빠서 그런 행사에 참여를 할 수 없다가 어떻게 광폭정치 인덕정치 덕분에 김정일이 널리 사람들한테 내가 마음 좋은 사람이라고 하는 그 덕분에 참여하게 됐다고 한다면 그런 사람들이 굉장히 영광으로 생각하죠 행사 참여 자체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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