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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한인 사회 ‘한인이 범인이라니’…충격 휩싸여


미주 한인 사회는 17일 큰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16일 버지니아 공대에서 32명을 살해하고 자살한 총기 난동 사건의 범인이 한인 학생으로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현지 한인 학생들은 범인이 한인으로 밝혀진 후에도, 도저히 믿기 어렵다는 분위기입니다.

또 한인 학생회에서는 한인을 대상으로한 추가 범죄 발생에 대비해서 안전확보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버지니아 주의 한인들도 충격과 함께, 그 동안 범죄와는 거리가 멀었던 한인에 대한 이미지가 실추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근삼 기자입니다.

버지니아 블랙스버그의 한인 학생들은 큰 충격에 휩싸여있습니다.

이들이 생활하는 기숙사와 강의실에서 32명이 살해된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범인이 한인 학생으로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버지니아 공대 한인학생회의 이승우 회장은 한인 학생들이 심리적인 두려움과 동요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학생회는 일주일간 휴교령이 내려진 가운데, 한인 학생들에 대한 피해가 생길것을 우려해서 안전 확보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현재 지금 동요가 많이 되고 있구요, 학부 학생들 같은 경우에 많이 무서움을 탄다 그래야 하나요? 학교에서 일주일 휴교령을 내렸는데요, 학생들은 학교를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집에 가지 못하는 학생들의 경우에는 대학원생들 쪽으로 피신을 할 수 있도록 조처하고 있습니다."

특히 교내에서의 시선 때문에, 당분간 한인이라는 것을 밝히는 것조차 어렵지 않겠냐는 분위기라는 것이 이승우 학생회장의 말입니다.

미국에 있는 일반 한인들도 범인이 한인 학생으로 밝혀지면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특히 버지니아공대가 있고, 범죄를 저지른 한인 학생이 살았던 버지니아 주의 한인사회는 경악을 금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버지니아 북부의 한인 기술학교인 한사랑학교 육종호 교장은 한인이 이번 사건에 연루됐다는 소식을 듣고 많은 우려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학생이라고 얘기가 되니까 한국 교포로서 굉장히 충격을 받았어요. 왜 이런일이 일어나나... 가정교육 문제하고 관련이 있다고 보는데...소수민족인 한국 국민이 이런일을 저질러놔서 미국사회에 지금 엄청난 피해와 충격을 주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 굉장히 걱정이 됩니다."

육 교장은 특히 9.11 이후 이슬람계에 대한 인식이 나빠졌던 것 처럼, 한인에 대한 이미지가 실추될 것도 우려했습니다.

"전에 9.11이 나서 중동하고 문제도 미국에서 일어났는데... 이번 일로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가 굉장히 나빠지리라고 생각이되요. 그래서 걱정이 되네요."

버지니아 남부 리치몬드에서 식품점을 운영하는 한인들의 모임인 한인식품혐회 최경두 부회장은 상인들에게 조심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리치몬드에서는 현지 언론이 첫 희생자가 흑인이라는 보도를 하면서, 흑인 거주지에서 장사를 하는 한인 상인과 주민간에 인종갈등으로 번질 소지가 있어서 각별한 조심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포테이토 칲 장사하는 사람이 오더니 '니네 한국애가 처음 쏴 죽인 사람이 두 명인데 처음이 흑이이었다' 이거예요. 그리고 '또 왜 29명을 더 죽였냐' 하는데 뭐 할말이 있어야죠. 예전 처럼 또 4.19 폭동 나지않게 지금 회원업체에다 전화해가지고 아무런 대응 하지말고 그저 오케이 오케이 하라고...전화를 계속 받고 주고..."

워싱턴한인청소년재단의 최경수 총무는 한인 사회가 목소리를 높이기 보다는 당분간 사건의 추이를 지켜봄으로써 한인 사회에 대한 이미지가 더 나빠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인 커뮤니티에서는 침묵하고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생각해보세요. 33명 죽은 과정에 부상자만 몇 십명이라고 그러잖아요. 그 사람들이 갖는 코리안 (한국사람) 이라고하는 적개심은 이루말할 수 없을거 아녜요... 그러니까 좀 자중하고 좀 더 있다가 이 분들의 분노가 가라앉고... 모든 행사 같은 것도 좀 자중하고... 난 좀 그랬으면 해요."

한편 버지니아 인근 한인 단체와 교회, 성당 등은 이번 주말에 계획됐던 모임을 취소하고 대신에 추모 행사를 여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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