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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앞둔 리처드슨 주지사 일행 김정일 위원장 면담요청


오는 8일부터 나흘 간 북한을 방문하는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와 빅터 차 백악관 아시아 담당 보좌관 등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리처드슨 주지사를 대표로 한 방문단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을 요청한 것으로 밝혀져 주목됩니다. 리처드슨 주지사 일행은 또 평양 방문 중 북 핵 등 미-북 간 정치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부대표 자격으로 방북하는 한반도 전문가인 토니 남궁 박사가 밝혔습니다. 미국의 소리 윤국한 기자가 좀더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는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의 북한 방문 사실을 발표하면서, 이들의 방북은 한국전쟁 중 실종된 미군 유해 발굴을 위한 것이며, 그밖에 다른 목적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국무부는 특히 리처드슨 주지사 일행이 부시 대통령의 친서 등 미-북 관계 전반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을 일절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리처드슨 주지사 일행이 북한의 최고 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을 요청한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이번 방북은 단순히 미군 유해를 반환 받는 이상의 목표가 있다는 관측이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됐습니다.

리처드슨 주지사와 함께 부대표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하는 한국계 북한 전문가인 토니 남궁 박사는 5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김정일 위원장 면담을 요청해 놓고 있다"면서 "하지만 아직 북한측으로부터 답을 듣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남궁 박사는 그러나 이번에는 백악관이 직접 나서 대표단의 방북을 발표했고, 또 부시 행정부 들어 백악관 관계자가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인 점을 감안할 때 김정일 위원장 면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유엔주재 대사와 에너지 장관을 역임한 데다 이미 5차례 북한을 방문한 바 있는 협상 전문가로,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해 놓고 있습니다. 토니 남궁 박사는 대선 출마를 선언한 리처드슨 주지사의 국제 문제 자문역으로, 지난 2005년 9월 6자회담에서 북 핵 공동성명이 발표된 직후인 10월에 리처드슨 주지사와 함께 방북해 북한 정권 내 2인자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 등을 만나고 영변 핵시설을 들러본 바 있습니다.

남궁 박사는 이번 방북에서 6자회담을 비롯한 미국과 북한 간 정치 현안들이 자연스레 논의될 것이라면서, 북한의 초청으로 이뤄지는 방문인 만큼 북한측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관심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리처드슨 주지사의 이번 방북은 북한 외무성이 뉴욕의 북한대표부를 통해 먼저 초청해 이뤄졌다고 남궁 박사는 덧붙였습니다.

미국 뉴욕의 대표부를 통해 북한측과 줄곧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남궁 박사는 2.13 북 핵 합의와 관련, 현재 방코델타아시아, BDA 문제로 초기단계 이행이 늦어지고 있지만 이 문제만 해결되면 북한은 합의를 곧바로 실천에 옮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남궁 박사는 그러나 리처드슨 주지사의 이번 방북기간 중 북 핵 해결을 위한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백악관이 이번에 함께 방북하는 빅터 차 보좌관을 통해 뭔가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처드슨 주지사 등 방북단 일행은 북한으로 부터 넘겨받게 될 미군 유해와 함께 판문점을 통해 서울에 도착하게 되며, 오는 12일 미국으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한편 미 국무부의 숀 맥코맥 대변인은 5일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되고 있는 BDA 협의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베이징주재 미국대사관의 수전 스티븐슨 대변인은 BDA 문제 해결을 위한 그동안의 노력이 아무런 해결책 없이 끝났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북한과의 합의에 따라 BDA 은행에 동결된 북한자금을 해제하는 조치를 취했지만 자금이체와 관련한 기술적 문제가 발생하자, 대니얼 글레이저 재무부 부차관보를 베이징에 보내 여러 가지 관련 문제를 협의해 왔습니다. 북한은 BDA 은행에 동결돼 있는 자국 자금의 이체가 완료될 때까지는 2.13 합의를 실행에 옮길 수 없다는 완강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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