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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협상종료 임박


한국과 미국 간 자유무역협정, FTA 체결을 위한 최종협상의 마감시한이 불과 몇 시간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한미 양국은 협상대표들의 최종담판을 통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쟁점들에 대한 조정작업을 벌인 뒤, 한국시간으로 31일 0시를 전후해 협상 결과를 공식 발표할 계획입니다. 현재 양측은 핵심쟁점인 쇠고기와 자동차 분야에서 여전히 절충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입니다.

한국의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미국의 카란 바티아 무역대표부 부대표가 이끄는 양국 협상단은

이 시간 현재 양측의 최종협상안을 바탕으로 담판을 벌이고 있습니다.

한미 FTA 최종협상의 마감시한은 한국시간으로 31일 오전 7시지만, 양측은 31일 0시까지는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어서 앞으로 몇 시간이 협상 타결의 중대고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협상은 어제 있은 부시 미국 대통령과 노무현 한국 대통령의 전화통화에서, 두 정상이 각각 자국 협상단에 최대한 유연성을 발휘하도록 지시하면서 타결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양측은 핵심쟁점인 농업과 자동차 분야에서도 어느 정도 의견접근을 이루고 있지만, 각자의 국익과 여론 때문에 절충점을 찾지 못한 채 계속 대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협상의 최대 난제인 농업의 경우, 쇠고기 시장 재개방과 민감 농산물 관세 인하폭을 놓고 치열한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또 자동차의 경우, 미국은 한국이 유연성을 발휘하는 데 맞춰 승용차 관세를 3년 안에 철폐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친 뒤 어느 정도 진전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밖에 한국측이 중점을 뒀던 북한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는 양측의 입장이 너무 커 이번에는 합의가 어렵기 때문에 추후 적절한 시점에 협의하기로 하는 이른바 '빌트 인 방식'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상 협상 마지막 날인 30일, 한국 정부는 하루종일 긴박하게 움직였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중동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FTA 협상 진행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쟁점현안에 대한 최종 협상 지침을 내렸습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최후의 순간까지 국익을 위해 협상 노력을 발휘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를 토대로 오후에는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막판 협상전략을 논의했습니다.

한편, 미국 하원의 민주당 지도부가 한미 FTA 협상진행 방향에 깊은 우려를 표시하는 서한을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 대표에게 보내 눈길을 끌었습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중진의원 4명은 자동차 분야 협상에서 별다른 성과가 없다고 깊은 우려를 표시하면서, 더욱 중요한 점은 한국이 미국상품에 오랫동안 철의 장막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미 무역대표부가 제출하려고 준비하는 제안은 완전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따라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협상의 중대한 노선변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같은 움직임은 한국측을 강하게 압박해 마지막까지 최대한의 실리를 챙기려는 의도로 풀이되는 동시에, 협상이 타결돼도 의회 비준 과정이 결코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협상장 주변에서는 한때 미국측이 4월2일까지 협상시한 연장을 요청했다는 미확인 정보가 돌면서 큰 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협상시한 연장은 없다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고, 미 무역대표부 대변인도 미국이 그같은 제안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면서, 30일 자정이 마감시한이라고 못박았습니다.

한편, 한국에서는 FTA 협상 마지막 날을 맞아 이에 대한 반대가 절정에 달했습니다. FTA 체결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은 기자회견과 집회를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연 데 이어 저녁 7시 부터는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대규모 촛불집회를 갖고 협상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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