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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자금 송금문제 해결에 관련국들 분주한 외교


6자회담 파행을 불러온 북한 자금의 송금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관련국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미국 재무부의 대니얼 글레이저 부차관보 등 미 대표단은 오늘(26일) 중국 당국자들과 금융 관계자들을 만나 BDA 해법을 논의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관측통들은 송금 문제가 조만간에 해결될 것이라는 데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합니다.

미국 재무부의 금융범죄 실무 책임자인 대니얼 글레이저 부차관보가 오늘(26일) 오전 중국 외교부에서 중국 관리들을 만나 방코 델타 아시아(BDA) 북한자금 송금문제 해법을 논의했습니다.

미국 재무부의 몰리 밀러와이즈 대변인은 중국 당국자들과의 만남이 긍정적이고 진지했다며 양국 관리들은 북한 자금의 이체 문제 해법과 이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야 한다는 양측의 공동 관심사에 관해 대화의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습니다.

밀러와이즈 대변인은 또 글레이저 부차관보 등 미국 대표단이 오늘 오후 중국 인민은행(PBOC)과 은행감독위원회(CBRC) 관계자들을 만났으며 대화가 건설적이고 우호적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밀러와이즈 대변인은 27일 미국 대표단이 추가 협의를 가질 것으 보이지만 아직 정확한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어제(25일) 베이징에 도착해 기자들에게 마카오와 중국이 송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기술적인 지원을 위해 중국에 왔다고 말했습니다.

외교 소식통들은 글레이저 부차관보가 중국은행에 대해 북한 자금을 넘겨받아도 미국과의 거래에서 금융상의 불이익이 없을 것이라는 내용의 서면보장을 해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중국은행은 앞서 불법자금으로 규정된 북한 자금을 받아들일 경우 국제적 신뢰도가 추락해 은행 거래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자금 이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BDA에 동결된 북한자금이 중국은행에 개설된 조선무역은행 계좌에 입금되면 러시아나 베트남, 몽골 등 제 3국 은행의 북한계좌로 자금을 이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중국의 리자오싱 외교부장이 어제(25일) 전화통화를 갖고 6자회담 진전과 양국 현안에 관해 논의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밝혔습니다.

양국 장관은 이날 통화에서 BDA 문제는 단순한 기술적 사안으로 6자회담의 장애가 돼서는 안되며 조속히 6자회담을 개최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앞서 기자들에게 헨리 폴슨 재무장관을 만나 북한 자금 이체를 마무리지을 방안을 긴밀히 협의했다며 조만간 송금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부 소식통은 글레이저 부차관보의 이번 베이징 방문에 라이스 장관의 전 보좌관이자 측근인 짐 윌킨슨 재무부 장관 비서실장이 동행한 배경에는 자금 이체로 인한 중국은행의 불안을 불식시키고 BDA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려는 라이스 장관의 의중이 담겨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미국의 움직임에 대해 부시 행정부가 너무 외교적 성과에 치중하는 것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가 협상에서 북한보다 더 절박한 것으로 보여 협상의 주도권을 북한측에 넘겨 주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또 국제적 신인도 하락이란 위험을 감수하고 불법자금으로 규정된 북한 돈을 이체해 주겠다고 자발적으로 나서는 은행이 어디 있겠냐며 부시 행정부의 대책이 부실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정부의 한 당국자는 동결된 북한자금 송금문제 해결이 당초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려 6자회담의 조기 재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북한자금을 받아줄 은행 찾기가 쉽지 않고 6자회담을 굳이 촉박하게 서두를 이유도 없다며 이 같이 말했습니다. 또 다른 당국자 역시 송금 문제가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6자회담은 북한의 핵시설 폐쇄시한인 다음달 14일 직전에야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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