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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6자회담, 북한 거부로 파행 계속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북 핵 6자회담이 어제에 이어 오늘도 파행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제 6차 6자회담 사흘째인 21일, 참가국들은 초기조치인 영변 핵시설 폐쇄와 그 이후 조치인 불능화 등 현안을 협의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 BDA 은행에 동결된 자금이 북한측 계좌로 이체되기 전까지는 토의에 임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집하고 있어 전체회의가 열리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에 관해 좀더 자세히 전해 드립니다.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북 핵 6자 회담은 BDA 자금의 입금을 확인해야만 협상에 임하겠다는 북한의 완강한 입장에 따라 정상적인 회의 운영을 하지 못하고 사흘째 파행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회담 참가국들은 21일 2.13 합의에 따른 초기단계 이행조치인 영변 핵시설 폐쇄와 봉인, 그리고 그 이후 조처인 불능화 방안 등을 협의할 계획이었으나 북한이 동결된 BDA 자금이 중국은행의 북한 계좌로 입금된 것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고집해 진전을 보지 못했습니다.

의장국인 중국은 가급적 21일 저녁 늦게라도 6개국 수석대표 회담을 열어 지난 15일부터 진행된 실무그룹 회담과 19일부터 진행된 6자회담 논의 결과를 정리한 의장성명이나 의장요약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21일,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부상이 BDA 문제를 종결지으라는 매우 강한 훈령을 본국으로부터 받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핵 문제는 아주 중요한 문제라면서, 금융 문제로 회담을 지연시키는 것은 북한의 이익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북한측의 태도를 비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회담 지연은 일종의 진정한 '기회비용'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이번 주 6자회담에서 훨씬 더 심도높은 논의가 이뤄지길 고대하면서 많은 시간을 할애해 왔다고 전제하고,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6자회담 진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기 때문에 진전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모두는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 전자우편을 통해 일을 시작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철저하게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라 움직일 것임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이날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를 통해 미국은 BDA 동결자금 처분에 관한 성명을 발표했지만 자금이 실제로 반환되지 않았다면서 미국이 언행불일치를 되풀이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선신보는 베이징발 기사에서 30일 내에 BDA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2.13합의 당시 미국측의 공약을 근거로 제시하면서, '돈이 문제가 아니라 약속을 어긴 게 문제'라며 미국 측을 비난했습니다. 조선신보는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전환을 공약한 미국과의 관계를 앞으로 말 대 말,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기초해 진전시켜 나간다는 것이 조선의 입장' 이라며 '언행불일치가 나타날 수 있는 요소는 말끔히 제거해 놓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당초 BDA 북한 자금은 20일 밤 늦게나 21일 오전 베이징 중국은행의 조선무역은행 계좌에 이체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입금이 예정보다 지연되자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20일 오후 늦게 힐 차관보와 한국측 임성남 북핵기획단장을 잠깐 만난 뒤 폐막일로 예정됐던 21일에는 아예 회담장에 나타나지도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을 중심으로 한국과 중국, 미국과 중국, 북한과 중국 간 양자 회동이 진행됐으나 뚜렷한 성과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북한이 BDA 동결 자금이 수중에 들어와야 토의에 임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상황이어서 양자협의 수준 이상의 토의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천 본부장은 협상대표들이 BDA 북한 자금이 북한 계좌로 완전 이체되길 기다리고 있다면서, 입금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이자 시간의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천 본부장은 하지만 6자회담이 지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실망감을 표명하면서 인내심이 다 해가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천 본부장은 제 6차 6자회담은 원래 오늘까지 예정돼 있었다고 밝히고, 협상대표들이 왜 시간을 허비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북한측의 태도에 유감을 표했습니다.

마카오 당국은 BDA 자금 송금을 서두르고 있지만 현재 금융절차상의 문제로 아직 이체를 완료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외교소식통은 달러화 송금시 확인해야 하는 수신처 문제 등으로 송금이 지연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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