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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미국의 대안학교, 문제아 재교육에 놀라운 성과


미국내 시사 현안이나 화제의 소식들을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어느 나라나 학교에 가면 꼭 문제아가 있죠? 틈만 나면 싸움질을 한다든가 남을 괴롭히는 학생들! 이곳 미국에서는 특히 폭력 조직에 가입하거나 마약을 하는 청소년들도 적지 않은데요. 이런 학생들은 대개 학교 당국으로부터 퇴학을 당하거나 스스로 학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범죄를 저질러서 소년원에 수감돼 있는 학생들도 적지 않구요. 그런데 이런 문제 청소년들이 이 곳에만 가면 대부분 모범생 또는 성숙한 학생으로 돌변해 돌아온다고 합니다. 어떤 곳인지 김영권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문제아들을 길들이는 곳! 대체 어떤 곳인가요?

답: 미국 국가 방위군이 운용하는 청소년 도전 프로그램 (National Guard Youth ChalleNGe Program) 입니다. 쉽게 말씀 드리면 군이 운영하는 대안학교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군이 운용한다니까..미국 뿐 아니라 한국 등 여러나라에서 요즘 인기가 높은 신병 훈련소 즉 Boot Camp 병영 체험 프로그램을 연상하는 분들이 많으실것 같은데요. 국가 방위군이 운용하는 이 대안학교는 몇 일간 단기로 진행하는 체험 프로그램과는 달리 무려 17개월간 정부의 후원을 통해 운용되는 정규 프로그램입니다. 미국 국가 방위군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을 졸업한 학생들의 96 퍼센트가 대학에 진학하거나 최소 임금 이상을 지불하는 직장에 취업하는 등 매우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 17개월이면 일반 군인들의 복무 기간과 비교될 정도로 상당히 긴 시간 인데요. 이 기간동안 문제 청소년들이 훈련병처럼 군대식 훈련을 받는 건가요?

답: 아닙니다. 첫 5 개월은 훈련소안의 기숙사에서 합숙 하고 나머지 기간은 집으로 돌아와 멘토 즉 개인 담당 조언자들의 지원속에 대학 진학 또는 취업 준비를 계속합니다. 합숙기간에도 훈련병처럼 고된 훈련을 주로 받는 것이 아니라 일반 학교처럼 수업도 듣고 일부 여가생활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구보를 하고 기본 훈련을 받는 등 군의 엄격한 병영생활이 합숙기간 청소년들에게 적용됩니다.

문: 어떤 학생들이 주로 이 프로그램에 참여 합니까?

답: 16~18 세 사이로 학교를 중도에 그만 뒀거나 퇴학당한 청소년들입니다. 그러니까 대다수의 학생들이 폭력조직 즉 갱단에서 활동했거나 마약 등을 복용했던 문제아 출신들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문: 본인들이 직접 원해서 가는 건가요? 아니면 소년원처럼 법적 조치에 따라 강제로 들어가는 겁니까?

답:군대에서 운용한다고 하니까 범죄자 수용시설처럼 강제로 입소해야만 하는 것이 아닌가….하고 오해하실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요. 100 퍼센트 자원제입니다. 물론 대상이 청소년들이니까 부모들의 의사 반영도 적지 않겠죠.

문: 5개월 동안 합숙을 하고 멘토 즉 개인 조언자까지 지원하려면 돈이 상당히 들 것 같은데 학비는 어느정도나 됩니까?

답: 학생 1 명당 1만 4천달러입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명목상의 수치이구요. 실질적인 학비와 기숙사비는 모두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운영하는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됩니다. 이렇게 많은 돈을 정부가 어떻게 감당하나….놀라실 분들도 게실것 같은데요. 하지만 소년원의 청소년 1 명에게 투입되는 돈이 여러 부대비용까지 합해 4만달러라는 것을 참작한다면 결코 비싸지도 않을 뿐더러 매우 유용한 프로그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문: 얼마나 많은 대안학교가 국가 방위군 훈련소에서 운용되고 있습니까?

답: 미 전역에 걸쳐 현재 34 개의 대안 학교가 운영되고 있구요. 각 학교마다 150 여명의 청소년들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이 크게 성공하자 각 주마다 앞다퉈 대안학교 도입을 시도하고 있어 거의 매년마다 학교 수가 늘고 있는 실정입니다. 미 국가 방위군은 미국 50개주에 적어도 한 개 이상의 캠프를 운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문: 언제부터 이 프로그램이 시작됐나요?

답: 미국 의회에 제출된 법안에 따라 1993년 10개주에서 처음으로 시범 학교가 시작됐습니다. 그 후 실시한 종합 평가에서 성과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나자 미 의회는 법안 개정과 함께 이 프로그램을 아예 영구적으로 운영토록 승인했습니다.

문: 무조건 군 훈련소 안에 문제아들을 들여 보낸다고 해서 버릇이 쉽게 고쳐지거나 하루 아침에 모범생이 되는 것은 아닐텐데요. 이 프로그램이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배경에는 어떤 이유들이 있나요?

답: 규칙적인 생활 속에 마음과 몸을 단련하고, 대자연과 건전한 생활 분위기 속에 배움에 대한 욕구를 북돋아 주는 것! 그리고 삶 속에서 남을 먼저 배려하는 교육 원칙을 고수하는 것 등이 성공의 큰 비결이라고 학교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학교측은 특히 5개월의 합숙 훈련을 마치고 1년정도 진행하는 멘토, 즉 조언자 프로그램이 성공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자칫 과거의 삶으로 돌아가거나 범죄의 유혹에 쉽게 빠질 수 있는 청소년들에게 멘토는 정신적 지주이자 질풍노도의 시기를 함께 해줄 좋은 친구가 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덕분에 이 프로그램을 마치고 대학을 졸업했거나 군에 입대한 일부 선배들이 다시 학교로 돌아와 학생들을 가르치거나 멘토를 자원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이 프로그램에 대한 소문이 나면서 얼마 전에는 미국의 공중파 방송이 문제 청소년들과 멘토가 동행하면서 혹독한 훈련과 극한의 상황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리얼리티 쇼’ 즉 실제의 이야기를 다큐멘타리 식으로 방영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날로 개인적이고 이기적으로 변질되어 가는 현대 사회속에 단체 생활을 강조하는 군 신병훈련소내 대안 학교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 하면서도 ‘사회적 책임’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일깨워 주는 좋은 본보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네 미국은 지금! 오늘은 미국 국가 방위군이 운용하는 문제 청소년 대안 학교가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흥미로운 소식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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