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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미국 라디오 음악프로, 무명가수에 ‘문호개방’


미국의 다양한 관심사와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미국에서 라디오 방송은 일반인들이 음악을 접하는 중요한 수단인데요, 미국의 대형 라디오 방송사들이 소규모 음반사나 무명가수들을 위해 따로 방송시간을 할애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청취자들은 보다 다양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길텐데요, 오늘은 김근삼 기자와 함께, 이에 관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문: 미국의 대형 라디오 방송사들 사이에 소위 무명가수들을 위해서 일정 시간을 할애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우선 이런 변화가 추진되는 배경을 먼저 말씀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미국의 라디오 방송업계는 라디오의 1950년대부터 음악방송 진행자인 DJ나 방송 PD가 가수나 음반 제작자로부터 뇌물을 받고 음악을 틀어준다는 의혹이 계속돼왔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유명 방송인이 사법처리된 적도 있구요.

최근에도 연방정부 통신위원회와 대형 방송사들 간에 비슷한 혐의를 놓고 중재작업이 벌어져왔는데요, 어제 양측이 동의한 합의안이 공개됐습니다.

일단 미국의 4대 메이저 라디오 음악방송사인 ‘클리어 채널 커뮤니케이션’과 ‘미국 CBS 라디오’ ‘엔터컴 커뮤케이션’ ‘시터들 브로드캐스팅’ 는 1천250만 달러의 벌금을 물고, 상황 개선을 위해 소규모 음반사나 무명 가수를 위한 방송 시간을 정한다는 것입니다.

문: 한국에서도 가요 프로그램과 관련해서 PD가 뇌물을 받아서 문제가 된 적이 있었는데, 미국의 라디오 음악 방송업계에도 이런 문제들이 있군요.

답: 음반제작자나 가수들 입장에서는 자신의 노래가 한 번이라도 더 방송되면, 그만큼 팬을 확보하고 음반을 판매할 기회가 높아지겠지요. 그래서 방송 관계자들에게 뇌물을 주면서까지 자신의 음악이 나오도록 하려는 사람들이 있구요.

하지만 법적인 관점에서 볼 때, 돈이나 뇌물을 받고 음악을 트는 것은 공공의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전파를 악용해서 부당한 이득을 챙기는 불법행위입니다.

특히 지난해 미국의 일부 유명 라디오 방송 관계자들이 음반 제작자들로부터 고급 선물과 여행 등 향응을 제공받은 사건이 불거진 후, 연방통신위원회의 수사가 다시 본격화됐구요, 이번 합의로 이어질 전망입니다.

문: 합의문에는 무명가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는 내용도 들어있다고 하셨는데, 아무튼 청취자 입장에서는 더 다양한 노래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되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해서 앞서 말씀드린 메이저 방송사들 외에 ‘유니버셜 뮤직’ ‘소니 BMG’ ‘EMI 그룹’ ‘워너 뮤직 그룹’ 등 대형 음반사들은 이미 3천만 달러의 벌금을 물기로 했습니다. 어제 공개된 합의문에는 방송사들이 따로 시간을 할애해서 4개 메이저 음반사를 제외한 중소규모 음반사에서 제작한 음악을 무료로 내보낸다는 내용이 함께 들어있습니다. 현재 합의안에 따르면4개 방송사가 30분 방송 8400회를 제공한다고 되어있는데요, 지적하신대로 청취자들 입장에서는 더욱 다양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 이번 합의로 방송사 관계자들이 음반 제작자로부터 뇌물을 받는 잘못된 관행도 줄어들 것 같군요. 화제를 바꿔보지요. 음반 얘기를 해주셨는데요, 요즘 출판업계의 마케팅 기법이 바뀌면서, 미국 신문에서 책 리뷰 기사가 사라지고 있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신문의 책 리뷰 기사는 그 동안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이정표가 돼왔는데요, 최근 미국의 종합 일간지에서는 책과 관련된 지면과 기사가 줄어드는 추세라고 합니다. 이는 신문사로 들어오는 책 광고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문: 출판회사들이 신문에 마케팅 비용을 덜 쓴다는 얘기인데, 무엇이 이유입니까?

답: 인터넷 등 책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매체가 다양해지는 것도 이유겠지만, 서점의 대형화도 한 이유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의 웬만한 대형 서점 체인들은 한 매장에 보통 12만5천에서 15만 종의 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워낙 많은 책이 진열돼있다보니, 서점 입구의 ‘신간 코너’ 진열대에 따로 자리를 잡고, 한 종류의 책을 수십권씩 쌓아놓는 등 특별진열을 하지 않으면 아무리 표지가 잘 디자인되도 더 이상 고객의 눈길을 끌기가 어려워졌지요.

그래서 출판업체들의 신문 광고비를 줄이고, 대신에 서점에 특별 매대를 설치하는 데 더 많은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출판업계에서는 서적 매출 감소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런 마케팅 방법 역시 ‘고육지책’이라는 안타까운 목소리가 높습니다.

문: 미국에서도 책 판매가 줄고 있는 현실인가보군요?

답: 그렇습니다. 전자제품 소비재 증가와 비교하면 책 판매 감소는 더욱 뚜렷하구요, 특히 오프라인 매장 판매는 지난 한 해만 3% 정도 줄었다고 합니다.

오늘은 미국의 음반과 책 시장에 관련한 소식을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봤습니다. 미국내 관심사와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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