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북한, 인도주의사업 즉각재개 남측에 촉구


평양에서 열리고 있는 제 20차 남북한 장관급회담이 28일로 이틀째를 맞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7개월만에 재개된 이번 장관급회담 첫 날 기조발언에서 남한은 남북한 관계정상화와 경제협력 사업을, 북한은 인도주의적 사업의 즉각 재개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이처럼 양측이 우선순위를 두는 현안에 차이가 드러남에 따라 회담 과정에서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좀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제 20차 남북한 장관급 회담이 이틀째를 맞은 가운데 남한과 북한은 1차 전체회의 기조발언을 통해 각각 회담에 임하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측 수석대표인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연설에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실험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는 한편 남북한 간의 관계정상화와 경제협력 사업의 진척을 특히 강조했습니다.

이재정 장관은 북한의 핵실험은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남북화해 노력을 저해하고 국제사회의 신의를 저버리는 유감스런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장관은 그러나 과거 문제의 책임을 따지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해 한반도의 정세변화에 맞춰 남북한 관계를 정상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이재정: “2.13 북경에서 균등과 형평에서 잘 합의를 하고 나니까…”

이재정 장관은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올 상반기 안에 경의선과 동해선 열차 시험운행을 실시하고, 연내에 철도를 개통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이와 함께 이산가족들의 화상상봉 행사를 즉각 추진하고 4월 중으로는 직접 상봉행사를 개최하며, 이산가족 상봉소 공사를 즉각 재개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 장관은 또 오는 12월에 있을 한국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북한이 특정 정당이나 인물을 비난하는 것은 상호존중과 신뢰를 명시한 남북 기본합의서에 배치된다며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반면에 북한은 남북한 경제협력 사업과 인도주의적 사업 가운데 인도적 지원 재개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측 단장인 권호웅 내각 참사는 기조연설에서 지난 2000년 역사적인 6.15 남북한 정상회담에 대한 언급으로 남측 대표단을 환영하면서 인도적 사업의 재개를 강조했습니다.

“ 화해하고 협력하는 6.15시대가 있었죠. ..환영합니다.”

권호웅 내각 참사는 이어 장관급 회담 종료 즉시, 그동안 중단됐던 모든 인도주의적 협력 사업들을 전면적으로 재개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권 참사는 이날 모든 인도주의적 사업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한국측 회담 대변인은 북한측이 이어 열린 전체회의에서도 쌀과 비료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권호웅 단장은 또 , 민족 중시 원칙을 고수하고 상대방의 사상과 제도를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데 대한 실질적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면서 제도적,법률적 철폐를 요구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28일자에서 북한측 대표단이 국가보안법 등 민족의 단합을 저해하는 법적 장치를 올 상반기 중으로 철폐할 것을 남측에 요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신보는 이와 함께 식량과 비료 지원 문제와 이산가족 사업 등 인도주의적 협력사업이 외세의 압력수단으로 이용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해 북한이 회담에서 핵실험 이후 중단된 남한의 인도적 지원 중단 결정에 불만을 표시했음을 시사했습니다.

일부전문가들은 2.13 북 핵 합의 이후 남북한 모두 조심스럽게 이번 회담에 임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인도적 사업에 대한 남한과 북한 간의 입장차가 드러나 회담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제 20차 남북한 장관급 회담은 오는 3월2일까지 열립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