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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미국 젊은이들 갈수록 이기적


미국의 다양한 관심사와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미국에서는 요즘 젊은이들을 Y세대라고 부릅니다. 1990년대 초기 인터넷과 컴퓨터 문화의 등장과 함께 출현한 X세대에 이어, 더욱 새로운 문화로 무장했다는 뜻으로 붙은 이름인데요. 이들은 부모나 X세대에 비해서도 더 이기주의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김근삼 기자와 함께 이에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요즘 대학생들은 과거에 비해 이기주의적 성향이 더 강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지요?

답: 그렇습니다. 샌디에이고주립대학교 심리학 연구팀이 오늘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 대학생들은 갈 수록 이기주의적 성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샌디에이고주립대 외에도 미시건대학교, 조지아대학교, 사우스앨라배마대학교 연구팀 등이 참여해서 지난 25년간 미 전국 대학생 1만6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비교적 긴 시간동안 미국 젊은이들의 의식 변화를 지켜볼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번 연구는 여러가지 질문을 통해 대학생들의 이기주의적 성향을 평가했습니다. 그런데 2006년에는 1982년 대학생들의 평균치를 기준으로 했을 때 이기주의적 성향에 가까운 학생의 전체의 2/3에 달했습니다. 25년간 ‘이기주의적’ 성향을 띤다고 분류할만한 학생이 30% 이상 증가한 것이지요.

문: 왜 요즘 젊은이들은 과거에 비해서 자기 중심적인 경향이 강해졌습니까?

답: 이번 연구를 시행한 전문가들은 인터넷 사용 증가를 한 가지 이유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2000년 이후 마이스페이스나 유튜브 같은 웹 사이트들이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런 웹사이트는 인터넷에 자기 자신의 모습이나 일상을 올리고, 전세계 불특정 다수의 웹 사용자들이 볼 수 있도록 하지요. 특히 마이스페이스는 한국의 싸이월드 못지 않게 큰 인기를 끌었고, 아동 성범죄 등에 악용되면서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됐었습니다.

그런데 젊은이들이 이런 웹사이트를 통해 전세계 누구나에게 자기를 알릴 수 있게 되면서, 더욱 자기애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사고를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기주의적인 성향도 강해지구요.사실 전세계 누구나에게 자신의 일상을 공개한다는 것은 인터넷이 생활화되기 전까지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습니다.

문: 핵가족화되고 또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청소년 혼자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도, 젊은이들의 자기중심적 성향이 강해지는 것을 부채질한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답: 좋은 지적입니다. 미국에서는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부모들의 육아방법도 더욱 개방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여기에 물질주의와 패션산업의 발달, 또 연예인 외에도 일반인을 대상으로한 연예프로그램의 증가 등 문화적 요인들은 젊은이들이 더욱 자기중심적인 성향을 갖도록 한다는 것이 이번 연구에 참여한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따라서 젊은이들 사이에서 이기주의적 성향이 강해지는 것은 전체 문화의 변화 중 한 부분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기주의적인 젊은이들이 증가한 것과 관련해서 일부에서는 흥미로운 분석도 제기되는데요, 20년전부터 미국 초등학교에 보급된 자부심 강화 프로그램이 여기에 기여했다는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어린이들에게 ‘자신이 특별하고, 또 다른 사람의 이목을 집중시킬 인물’이라고 가르친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는 자기 중심적 사고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이지요.

문: 하지만 앞서 말씀하신대로 문화적 변화가 가장 큰 원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요즘 청소년들은 집에서도 컴퓨터와 휴대전화에 빠져서 가족과 대화하는 시간이 거의 없지 않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개인가전제품 사용 확대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요즘 미국 젊은이들은 누구나 컴퓨터에 버금가는 막강한 기능의 휴대전화기와 아이팟과 같은 MP3 플레이어를 갖고 있습니다. 과거 같으면 주변과 소통했을 여가시간에도 이제는 노래를 듣거나, 전화나 게임을 하는 등 철저하게 자신만의 세계에서 같혀지내는 경우가 많아졌지요.

하지만 더 크게는 사회의 전반적인 변화에 따른 대학생들의 인식 변화를 지적하는 분석도 설득력이 있습니다. 한 가지 예로1970년대 대학 신입생들을 대학에 진학하는 첫 번째 목적으로 “의미있는 인생철학을 갖기 위해서”라고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치뤄진 조사에서는 대다수의 입학생이 경제적 성공을 위해서 대학에 간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 자기를 내세울 줄 알아야 성공한다는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젊은이들의 이기주의적 성향을 함께 부채질 하고 있습니다.

문: 젊은이들이 자기자신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자부심을 갖는 것은 좋지만 이것이 이기주의적 성향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답: 이번 조사를 이끈 센디에이고주립대 진 트윈지 교수도 젊은이들의 이기주의적 성향 증가가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왜냐하면 이는 사회 관계적 측면에서 상대방을 존중하는 경향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범죄를 비롯한 사회문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지요.

겉으로는 사람과 사람을 더욱 원활하게 연결해주는 사회와 문화의 발달이 오히려 젊은이의 이기주의적 성향을 강하게 만든다는 점이 아이러니하게 느겨지는군요. 김근삼 기자 감사합니다. 미국내 관심사와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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