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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니 미 부통령, 납북 일본인의 부모 만나


미국의 딕 체니 부통령은 22일 사흘 간의 일본 방문을 마치고 호주로 떠나기에 앞서, 지난 1977년에 북한 공작원들에게 납치된 일본인 요코타 메구미 씨의 부모를 만났습니다. 체니 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국은 일본이 납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이번 만남은 체니 부통령이 이라크 전쟁에 의문을 제기한 규마 후미오 일본 방위상 과는 시간이 없다며 끝내 만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져 특히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입니다.

미국의 딕 체니 부통령은 22일 토마스 쉬퍼 주일 미 대사의 관저에서, 13살 때인 지난 1977년 11월에 북한 공작원들에게 납치된 일본인 납북자 요코타 메구미 씨의 부모인 요코타 시게루 씨와 요코타 사키에 씨를 10여분 간 만났습니다.

일본인 납북자 가족 단체를 이끌고 있는 요코타 시게루 씨는 이 자리에서 납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하지 말라고 촉구하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을 체니 부통령에게 전달했습니다.

메구미 씨 부모와 그들의 지지자들은 이 서한에서, 납치 문제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하면서,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북 핵 6자회담에서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대상에서 제외하는 작업을 시작하기로 합의한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체니 부통령은 이 서한을 부시 대통령에게 반드시 전달할 것이라면서, 앞서 이뤄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서 아베 총리로부터도 그같은 요구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체니 부통령은 납치 문제가 대단히 중요한 문제라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 가능한 한 빨리 이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체니 부통령은 미국은 일본이 납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메구미 씨의 어머니인 요코타 사키에 씨는 납치 문제에 대한 체니 부통령의 반응에 관한 질문에, 체니 부통령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대단히 진지하게 듣는 것으로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요코타 사키에 씨는 지난 해 4월 미국 백악관에서 부시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당시 부시 대통령은 이 만남이 재임 중 가장 감동적인 만남 가운데 하나였다면서, 납북자들을 돌려보내도록 북한에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당초 체니 부통령의 사흘 간의 일본 방문 중에 납북자 가족 면담은 일정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체니 부통령은 바쁜 일정을 쪼개 호주로 떠나기 직전에 특별히 시간을 내 메구미 씨 부모를 만났습니다.

이보다 앞서, 21일 딕 체니 부통령과 아베 총리 사이의 회담에서도 일본인 납북자 문제가 논의됐습니다. 두 지도자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미-일 공통의 과제로 삼고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아베 총리는 회담에서 납치 문제의 진전이 없이는 6자 회담에서 합의한 대북 에너지 지원에 응하기 어렵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강조했고, 체니 부통령은 납치된 사람의 비극을 해결하는 것은 공통의 과제라고 말하면서 일본 정부의 정책을 이해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일본 니가타 현 경찰은 22일, 북한에 의한 하스이케 가오루 부부 납치 사건과 관련해, 사건 당시 북한 공작기관 조선노동당 대외정보조사부의 지도원이었던 2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이번에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남진 등 2명은 지난 1978년 공작원 최성철에게 하스케이 부부의 납치를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일본인의 납치를 지시한 혐의로 북한인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북한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 씨 등에 대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것은 6자회담의 후속 조치로 열리게 될 북-일 국교정상화에 관한 실무그룹 논의 과정에서 이 문제를 활용하려는 일본 정부의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유명 포크송 가수인 '피터 폴 앤 매리'의 일원인 폴 스투키 씨가 메구미 씨에 관한 노래를 발표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올해 69살인 스투키 씨는 메구미 씨 납치 사건과 이 사건이 가족들에게 미친 영향에 관한 글을 읽고 노래를 만들기로 마음을 먹었다면서, 자신이 이 노래를 만들지 않았더라도 다른 사람이 노래를 만들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투키 씨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차 안에서 라디오로 노래를 듣고, 자신의 가족을 생각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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