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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2월 18일 방송분 - '송인범 박사'


미국에 살고 있는 탈북자들의 삶은 어떨까…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죠?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에서는 지난해 7월 중국 선양주재 미국영사관을 통해 미국에 처음 입국한 탈북자 3명 가운데 20대 청년 챨리씨와 브라이언씨의 미국 생활을 지난 15일부터 특집방송으로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찰리씨와 브리이언씨를 곁에서 아버지처럼 돌보며 많은 편의를 제공하고 있는 한인 송인범 박사로 부터 이들을 돕게 된 배경과 지원에 필요한 여러 애로점들에 관해 들어보겠습니다.

탈북자들이 살고 있는 도시의 한 대학에서 수 십년간 교수를 지내다 은퇴한 송 박사는 지역사회에서 소수민족과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천사 할아버지’로 잘 알려져 있으며 77세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탈북자들을 헌신적으로 돕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문: 어떤 계기로 탈북자를 돕게 됐습니까?

답: 내가 다니는 교회 목사님이 7월 23일 전화를 해서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난민단체에서 한인 교회로 전화해서 이북 사람 3명이 오니 도와달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공항에 나가 그들을 처음 만나게 됐습니다.

문: 북한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어땠습니까?

답: 그저 반갑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일을 도와주다 보니까 파트 타임도 아니고 돕는 일이 풀타임으로 느껴진 적이 많았습니다. 도움이 무척 많이 필요했습니다.

문: 77세의 고령인데 참 왕성한 활동을 하는 것 같습니다.

답: 대학에서 늘 근무를 했기 때문에 가슴은 늘 정정합니다. 거울에서 내 얼굴만 안 보면 아직도 청춘입니다.

문: 초기에는 새벽 2시 정도에 탈북자들을 일터에서 집까지, 또 아침일찍 일터까지 데려다 주는 일을 반복했다고 들었는데요?

답: 난 1950년대 미국에 처음 유학와서 집안의 도움 하나 없이 고학하며 스스로 벌어 공부했습니다. 그래서 어려운 환경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의 필요를 느꼈을 때 거절을 못합니다. 자진해서 도와주게 되고…사실 도와줘야 한다는 의무감에서가 아니라 저절로 손과 발이 가고, 전화를 하게 되고 기계적으로 돕게 됩니다. 그 뿐입니다.

문: 지역사회에서도 많은 봉사를 하며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다고 들었습니다. 돕는 데 있어 탈북자들과 어떤 차이가 있었나요?

답: 내가 만난 탈북자들은 두가지 특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첫째는 꼭 담배를 피워야 한다는 것! 희망이 없는 환경에서 살아 왔으니 흡연 하는 것을 이해합니다. 저라도 아마 그랬을 것입니다.

둘째는 돈을 조금이라도 더 주는 곳이 있으면 기존에 일하던 직장의 사정은 생각하지 않고 그리로 옮겨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이해합니다. 어려운 환경에서 살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차차 변해야 할 것입니다. 사실 담배 문제는 내가 아버지처럼 싫은 소리도 하고 잔소리를 해가며 금연을 강조했습니다. 미국 사회가 흡연자에 대해 그리 좋은 인상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끊으라고 얘기했습니다. 다행히 한 사람은 끊었습니다.

문: 탈북자들을 도우면서 제도상에 아쉬운 점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답: 다음에 난민들이 이 지역에 오면 한인 교회들이 단체를 조직해서 도왔으면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손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탈북자들이 바라는 것이 일정하지 않고 일을 도와주는 것도 시간이 들쑥날쑥해서 조직을 해도 쉽지 않겠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가장 좋은 방법은 나처럼 은퇴한 사람들의 수가 좀 늘면 그런 사람들이 모여 탈북 난민들을 도왔으면 하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문: 미국 난민단체의 지원은 어떤가요?

답: 난민들을 도와주는 미국 교회기관이 있는데 가톨릭계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너무나 친절하고 세심하게 돌봐주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언제나 잘 가르쳐줍니다. 이들은 매달 60 여명의 국제난민들을 돌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감사한 것은 탈북자중 한 명이 선양주재 한국영사관 지하에서 생활하다 결핵에 걸린 사람이 있는데 미국 정부가 이를 발견하고 건강 보험을 8개월간 가입해 줘서 완치토록 도와줬습니다. 미국 정부가 잘하는 일이라고 봅니다다.

문: 탈북자들이 본인들의 강한 의지와 송박사 등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정착을 매우 잘하는 것 같습니다. 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무엇입니까?

답: 너무 조급하게 눈에 보이는 것만 보고 자기들보다 다 낫다고 생각하며 부러워하거나…빨리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을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내가 그들을 도와주니까 나도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닌가…생각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미국생활은 그런 것이 아닙니다. 너무 성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몇 년을 길게 보고 연구를 하며 절약을 해야 합니다. 조급하면 병도 탈도 납니다. 서서히 자기 몸이 허락하는 한계 안에서 열심히 일하고, 돈도 지혜롭게 절약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고 봅니다.

문: 미국에 들어오려는 탈북자들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권고 하고 싶은 말은 무엇입니까?

답: 미국은 개개인의 능력과 노력에 따라 삶의 수준이 결정되는 사회입니다. 세계 어느 나라를 봐도 미국처럼 기회가 많은 나라는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기 와서 4~5년 내지10년 이상 고생하면서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정신자세만 있으면 어느 나라 보다 미국에 오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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