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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美 차관보 , 6자회담 진전 시사


북한의 핵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6자회담이 20일로 사흘째 계속된 가운데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이날 회담에서 다소 진전이 있었음을 시사했습니다.

같은 날 중국 주재 북한대사관에서는 북한에 대한 미국의 금융제재 조치를 논의하기 위한 미국과 북한 간의 실무회의가 이틀째 계속됐습니다.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북한 핵 계획에 관한 6자회담 사흘째인 20일, 참가국들은 전체회의를 열지 않고 별도로 양자접촉을 가졌습니다. 이날 미국과 북한이 전날에 이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부에서는 회담 전망과 관련해 희망적인 관측도 조심스레 내비치고 있습니다.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이날 북한과의 양자회담에서 서로가 주고 받을 것들에 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회담전망이 절대 낙관적이진 않지만 이날 협의가 유용했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9.19 공동성명에 따른 첫번째 단계 조치에 관해 합의가 이뤄지길 희망하고 있으나 전망은 불투명하다”며 “다만 향후계획에 합의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과”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중국의 리자오싱 외교부장은 20일 오후 6자회담 수석대표 모임을 주최한 자리에서 참가국들의 끈질긴 노력 덕택에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새로운 공감대가 이뤄졌다고 말했습니다. 또 한국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수석대표 회의를 마친 뒤, 아직 의견차이가 존재하지만 참가국들 간에 진지한 협의가 계속되고 있어 당초 내일, 21일 끝날 예정이던 회담을 22일까지 계속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회담일정을 늘린 것은 그럴 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회담 나흘째인 21일에도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양자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이번 6자회담에서 핵 폐기를 위한 초기 이행조치와 이에 대한 보상내용을 단계별로 구분한 구체적인 방안을 북한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핵 폐기 과정을 동결, 신고, 검증, 폐기의 네 단계로 구분하고 첫 단계에서 영변의 원자로 가동을 중단할 것과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사찰을 수용할 것을 북한측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이를 수용할 경우 이에 대한 상응조치로 북한의 체제안전을 서면으로 보장하고 평화협정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뜻을 전달했으며 북한은 이같은 제안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천영우 한국측 수석대표는 이같은 보도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하진 않았으나 이번 방안은 앞서 논의된 내용을 좀 더 세부적이고 구체적으로 담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핵 계획을 폐기하기 전에 먼저 보상을 제공받길 원하고 있으나 미국은 북한 핵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6자회담 참가국들은 이번 주말 회담 성과를 문서에 담은 의장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여러가지 초안들이 참가국 대표들 사이에 회람되고 있습니다.

힐 차관보는 이번 회담과정에서 의장국인 중국이 보여준 노력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의 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중국의 노력이 크게 필요하다며 미국 혼자서는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논의가 다자간 형태로 진행돼야 하고, 6개국 모두가 필요하지만 중국은 매우 특별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중국주재 북한대사관에서는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 – BDA’ 은행의 동결된 북한구좌를 해제하는 문제에 관한 미국과 북한 간의 이틀째 실무회의가 열렸습니다.

미국의 대니얼 글래이저 재무부 부차관보와 북한의 오광철 조선무역은행 총재를 수석대표로 하는 양측 대표단은 전날에는 베이징의 미국대사관에서 회담한 바 있습니다. 글레이저 차관보는 BDA 문제는 장기적으로 논의돼야 한다며 신속한 타결 가능성을 배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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