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6자회담 앞두고 미 정부내 두가지 상반된 기류


미국 백악관은 북한에 대한 미국의 기존 입장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12일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는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재개될 북 핵 6자회담을 앞두고 미국 정부 내에서 두 가지 상반된 기류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좀 더 자세한 소식입니다.

미국 백악관의 토니 스노 대변인은 12일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과 존 볼튼 유엔주재 미국대사의 퇴진이 어떤 식으로든 미국의 대북한 접근법이 온건해질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변했습니다.

스노 대변인은 볼튼 대사가 물러나는 것은 의회의 인준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면서 북한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입장은 지금까지와 전적으로 똑같다고 강조했습니다.

스노 대변인은 그러나 미국은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북 핵 6자회담이 재개되는 것에 만족한다면서, 이는 희망적인 신호라고 덧붙였습니다. 스노 장관은 미국은 이제 북한이 9.19 공동성명 이행에 나서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6자회담을 앞두고 미국 정부 내에서는 두 가지 상반된 기류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먼저, 회담 주무부서인 국무부는 이번 6자회담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있어야 한다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국무부의 맥코맥 대변인은 지난 11일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지난 해 9월 체결된 공동성명에 명시된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와 절차에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맥코맥 대변인은 또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베이징에서 참가국 관계자들과 준비접촉을 갖는 과정에서 북한과 양자회담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그동안 줄곧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과의 양자 간 직접접촉을 요구해 왔습니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이 9.19 공동성명을 이행하면 미국은 경제원조와 외교관계 개선 등의 보상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보다 앞서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 달 18일 베트남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할 경우 북한 지도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직접 만나 한국전쟁 종전 선언문서에 서명하고 북한에 새로운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북한의 돈세탁과 위조지폐 문제 주무 부서인 재무부는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습니다.

스튜어트 레비 재무차관은 11일 뉴욕에서 금융담당 관리 등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돈세탁과 테러자금 지원, 대량살상무기 확산에 연루된 개인과 집단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보다 강력한 제재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레비 차관은 또 유엔은 안보리 결의를 통해 북한 같은 대량살상무기 확산국에 대해 금융제재를 요구했지만 국제사회는 이보다 더 나은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면서, 각국 재무부와 중앙은행은 이를 위한 효과적인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미 정부의 불법 금융활동 단속 총괄 책임자인 레비 차관의 이같은 발언은 6자회담 재개를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특히 주목되고 있습니다.

미 재무부는 지난 해 6자회담에서 9.19 공동성명이 채택된 바로 다음 날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계좌 동결 등 대북 금융제재 조치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이에 반발해 6자회담 복귀를 거부했고, 이후 6자회담은 13개월 간 표류했습니다.

한편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 신문은 미국 재무부에 의해 북한의 돈 세탁 창구로 지목됐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이 북한산 금괴를 매입해 유통시킨 사실을 미 재무부에 신고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은 돈 세탁 우려은행이라는 통보를 받기 전에 수 년에 걸쳐 북한산 금괴를 대량 매입했다는 사실을 최근 미 재무부에 자진신고했다고 전하면서, 하지만 은행측은 돈 세탁이 이뤄졌을 수는 있지만 자신들이 이런 목적에 이용됐거나 범죄활동을 도왔다는 것을 알았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없다고 주장했다고 덧붙였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