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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탈북자들을 통해 들어보는 남북 대학입시의 차이점


오늘 한국에서는 2008년도 대학교 입학을 위한 시험이 치러졌는데요. 한국의 대학입학시험은 북한과는 달리 먼저 시험을 치고 학교를 지원하는 ‘선시험 후지원’제를 취하고 있고, 또 수시전형, 특별전형 등 다양한 방법으로 대학생으로서의 자질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대학입시에 대한 남-북한의 차이를 도성민 통신원이 전해드립니다.

(대입시험장 분위기) “….선배님들 시험 잘 보세요!!!.. 잘보고와~ 알았지.. 잘 보고와~ 여태까지 3년 동안 공부를 열심히 했으니까 최선을 다해서 시험을 보라고 얘기를 해 줬습니다.”

문: 오늘 한국의 고3 수험생들이 아주 큰일을 치렀네요.

답: 그렇습니다. 짧게는 3년 길게는 12년 공부의 결실을 거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오늘 있었습니다. 아침 8시10분 고사장 입실을 끝내고 8시40분부터 저녁 6시 15분까지 대장정을 마쳤습니다. 오늘 고사장 앞에는 수험생과 응원나온 학교 후배들 그리고 자녀들의 합격을 기원하는 부모님들의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서울 양천구의 한 고등학교에는 제자를 시험장으로 보낸 특별한 선생님 한 분이 계셨는데요. 북한에서 수학교사로 재직하다 10년전에 한국에 온 천정순씨입니다. 천씨는 현재 대안학교인 성지 중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천정순, 교사 출신 탈북자)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이야기 헸거든요. 수능이 다는 아니잖아요. 대학을 가기 위한 시작점이기 때문에...거기에 실망하지 말고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최선을 다하면 잘 할 것이라고 이야기 해 줬어요.”

문: 그동안 해온 것 처럼 최선을 다하라~ 긴장하지 말고 마음편하게 가지라는 이야기인데… 사실 수험생들은 오늘 하루 종일 긴장이지요…

답: 오후시간이 들면 어깨가 뻐근하고 눈이 침침하고….. 그랬을 겁니다. 아침 9시전에 시작된 시험이 6시 넘어 끝나는데 점심시간 1시간을 제외한 8시간 넘게 고개숙여 문제를 푸느라 힘들었을 겁니다. …. 북한에서도 대학입학시험이 있지만 한국의 입시문화는 탈북청소년들에게는 새롭게 적응이 필요한 중요한 부분가운데 하나라고 합니다.

(탈북대학생) 여기 같은 경우는 철저하게 자기 실력으로 들어가는 것이고 수능이라는 제도가 있어서 대학도 자기 실력에 맞춰서 지원할 수 있고.. 여기 같은 경우는 마음대로 지원할 수 있잖아요, 여러 대학교... 그런 것도 색다른 내용인 것 같아요, 전 처음에 너무 복잡했거든요. 가나다군 있잖아요, 그건 전 아직도 이해 못했어요,

문: 수시전형. 특별전형. 정시시험…복잡하네요. 예전에는 ‘대학입학 학력고사’라고 했었는데. .요즘은 수능시험이라고 하지요?

답: 그렇습니다. 대학입학수학능력시험을 줄여서 ‘수능’ 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오늘 이 수능시험 전에 벌써 대학입학이 결정된 학생들도 있는데 이들은 1학기 수시전형을 통해 학교에 지원하고 합격통지를 받은 경우인데요. 1학기 수시에서 떨어지거나 다른 학교를 지원하는 경우 수능 점수는 받아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이 바로 그 점수를 받기 위한 시험입니다. 좀 더 자세하게 들어보시지요.

(한국 대학생들) 학생부 성적만으로 대학을 지원하는 것이 ‘수시’구요. 그렇게 해서 통과가 되면 수능점수가 높거나 안 높거나 상관이 없어요. 그것이 1학기 수시예요 정시 같은 경우는 모든 대학을 지원할 수 없게끔 가군. 나군. 다군으로 나눠져 있어요. 학군 별로 ..나중에 점수 나오고 나서는 그것을 알아야…

문: 북한의 대학입시는 한국의 입시제도와 많이 다르지요?

답: 그렇습니다. 신학기가 4월에 시작하는 북한과는 달리 3월에 학기가 시작되는 만큼 한국의 입시시험은 주로 11월에 있습니다. 북한은 12월에 예비시험을 본다고 하는데요. 이 시험은 대학취학여부와 관계없이 거의 대부분의 고등학생이 응시한다고 하지요. 구역이나 군별로 치는 1차 시험에 이어 도. 직할시 단위의 예비 2차 시험을 봐서 소정의 자격에 대한 심사를 하게 되는데 출신성분. 집안의 내력 등이 놓아야 중앙에서 치는 대학입학을 위한 본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고 합니다.

(탈북대학생) “ 대학을 원하는 사람은 시험을 봐요. 시험제도는 있기는 한데... 대부분 시험의 결과에 따라 가는 것이 아니라 집안내력. 그런 것 보고 가지요.... 돈이 좀 있어야 가고.....집안이 탄광노동자이거나 하면 대학기기 힘들어요. 진짜 잘한다 하면.. 개천에서 용 나듯이 가는 것은 있지만... 아무나 쉽게 대학은 못 가요. “

대학입시에 있어 가장 큰 남북간의 차이는 입시준비 과정이 아닌가 합니다. 수능시험과 학생부 성적을 올리기 위한 준비가 중학교 때부터 혹은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시작되기 때문인데요. 정규수업에 야간자율학습. 심야학원수업. 고액 맞춤 과외 등 돈도 많이 들지만 학생들의 체력적 정신적 문제도 적지 않게 나타납니다.

4시간자면 붙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4당 5락이라면 말도 있는데.. 요즘 학생들은 정직 교훈대신에 이런 교훈을 교실 전면에 붙인답니다. 10분 더 공부하면 남편직업이 바뀐다. 10분 더 공부하면 마누라 얼굴이 바뀐다…. 대학문은 좁지만 우리는 날씬하다…. 등의 학급 교훈이 걸려있는 모습이 요즘 입시문화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하지만 북한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탈북청소년들은 한국의 이런 대입문화가 가장 적응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고 합니다. 북한에서의 공부하는 방법과 차이가 너무 많았기 때문입니다.

(탈북대학생) 고향에서는 문제 풀이 같은 것. 수학문제 1천개 풀기 1만개 풀기 해서 방학이나 방학이 아닐때도 기간이 있어요. 그래서 밤새서 공부하고 그런데 스트레스 받지 않을 정도로 공부했던 것 같아요.

한국사람들은 북한의 대학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의외로 일고 있는 대학이 거의 없었습니다. 또 북한사람이 말하는 한국의 최고대학이 무엇인지도 물어봤습니다.

김일성 종합대학…김일성 종합 대학이요.. 김일성.대학. 저도 김일성 대학....한국의 서울대학이 아니예요, 고려대... 연세대 이런 순으로 나가는 것 같던데요. 그런 대학을 졸업해야만 여기서도 인정을 해주는 것 같던데요..

문: 한국 젊은이들은 북한의 대학교에 대해 잘 모르는군요….. 김일성 종합대학을 가장 대표적으로 꼽고 있는데 .. 다른 대학들은 모르는 것 같지요?

답: 알고 있는 대학이 김일성 종합대학 하나인 만큼 북한의 입시제도에 대한 상식도 전무했습니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김일성 종합대학을 비롯해 김형직 사점대학 김책 공업대학. 평양외국어 대학. 등을 가장 가고 싶어하는 우러러 보는 대학이라고 하는 데. 출신 성분과 성적에 따라서 특별한 사람들만 갈 수 있다고 합니다. 천정순씨는 대학입학에는 출신성분이 중요하지만 졸업후에는 학연을 따지지 않는 것이 한국과의 차이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천정순, 교사출신 탈북자) “북한에는 그런 것을 없어요. 여기처럼 중학교 동창. 고등학교 동창. 대학교 동창. 누가 그 대학교를 졸업했기 때문에 그것을 연줄로 봐 준다던가 그런 것은 북한에서는 허용이 안 되거든요, 그래서 북한에서는 동창이라든가 모임단체 같은 것을 개별적으로 조직할 수 없구요. 일단 어떤 대학을 졸업했던지 간에 실력을 봤을 때 그 사람 실력이 좋은 대학 나온 사람보다 높으면 결국 써주게 되어있어요. 실력위주라고 보시면 되요.”

문: 요즘은 한국에서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입학에 대한 정보도 필수라고 하는데,… 이런 점에 있어서는 탈북 청소년들은 한국 대학생이 되기에 어려움이 많겠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탈북청소년들은 정시시험인 수능보다는 탈북자들을 위한 특수전형을 통해 대학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부 차원의 학비 지원도 있고 학교에서의 진학지도 등 탈북자들을 위한 배려가 많은 학교도 있습니다. 탈북 청소년들의 경우 탈북과정에서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한 경우도 있고, 치열한 한국의 입시문화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본인의 열의와 노력만 있으면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천정순, 교사출신 탈북자) “그래서 국가에서 정해준 대로 특별전형으로 해서 정시 시험을 보고 들어가기는 힘들어요. 그래서 내신 성적으로 해서 수시 1학기 혹은 2학기 특별전형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북한에서 온 아이들도 결국은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요. “

한편 한국의 한 취업인터넷 사이트가 고3 수험생 90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발표했는데요. 수험생들은 오늘 수능시험이 끝난 뒤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 아르바이트를 해 용돈이나 학비를 벌겠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 신나게 놀고싶다(33.9%).. 여행을 가고싶다. 맘껏 자고싶다…. 등의 응답을 했는데요. 한국의 수험생들은 대부분 시험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고 싶은 마음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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