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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박사 - 북한 식량현황


북한 핵실험으로 인해 내년 2~3월쯤 북한의 식량난이 심화될 것이라는 국제구호기구들의 우려가 최근 잇따라 나오면서 북한의 식량 수급 실태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북한의 금년도 쌀 작황상태와 핵실험 이후 식량 수급현황에 관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북한농업팀 권태진 연구위원의 견해를 전해드립니다.

대담에 박세경 기자입니다.

문) 북한도 올 가을 수확이 다 끝났겠는데 금년도 북한의 쌀을 비롯한 농산물의 작황은 어떤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까?

답) 지금쯤 가을 수확이 다 끝났을 것입니다. 금년 쌀 수확량은 지난 7~8월의 수해피해가 좀 걱정이 됩니다만 아마 지난해에 비해서는 다소 줄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지금 쌀과 옥수수 수확이 끝났고 지난 여름에는 감자라든지 보리 밀 수확이 끝났는데요 금년도 북한의 총 수확량을 대략 예측해보면 아마 지난해보다는 10만~20만t 줄은 430만~440만t 정도로 예상합니다.

문) 금년도 농산물 수확량과 국제사회의 지원량을 다 합해도 북한의 식량난을 해결하기에는 좀 어렵지 않겠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지금까지도 북한이 자급을 하지 못했습니다. 북한의 정상적인 식량소요량을 인구 2300만명으로 본다면 약 640만~650만t, 그리고 정상적인 수요가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식량수요는 약 520만t 정도로 예상을 합니다. 그러니까 금년도 북한의 생산량이 약 430만~440만t 되니까 적어도 90만t 정도가 부족하다는 계산입니다. 금년도 국제사회의 지원도 준 상태인데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북한이 국제사회의 지원이 없이는 전혀 도저히 자급할 수가 없고 특히 이번처럼 국제사회의 지원이 이렇게 많이 준 상태에서는 최소한의 식량 소요량마저도 확보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을 합니다.

문) 지금 국제사회로부터의 지원이 많이 줄었다고 말씀하셨는데 이렇게 되면 북한의 식량난이 더욱 가중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답) 이미 북한의 식량난은 시작되었다고 봐야 되겠는데요 특히 남한이 북한에 연간 40만~50만t 정도로 지원해 왔고 중국이 한 20만~30만t으로 몰론 상업적 거래도 포함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세계식량기구가 과거에는 년간 40만~50만t, 조금 줄었을 때도 30만t쯤은 지원했는데 금년도에는 이 지원량이 10만t 이하일 것입니다.

지난 봄에 향후 2년동안에 15만t을 지원하기로 서로 약조를 했으니까 금년 1년 지원분은 아마 5만t밖에 안될 겁니다.

남한은 40~50만t 지원하던 것이 금년 수해피해 지원으로 약 10만t을 지원하기로 하고 실제로는 9만t의 수송이 끝났는데 뭐 그 정도 밖에는 안되구요 중국도 지난 상반기 실적을 보면 무상지원이 5만t이 채 안되는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지원량은 다 합쳐도 예년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양입니다. 그러니까 북한은 이미 식량난이 이미 시작됐다고 보는데 물론 금년 수확한 것이 내년 봄까지는 어느정도 지탱할 것으로 봅니다만 내년 봄 이후에는 굉장히 식량난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 지난 1990년대 중반 북한은 200만명의 아사자가 발생을 했는데요 그런 고난의 행군이 다시 오는 것은 아닐지 걱정스러운데요 그 당시와 비교해보면 지금 형편이 어떻다고 볼 수 있겠습니까?

답) 과거 북한이 식량난이 한창 어려울 때가 1997~98년입니다. 물론 95년부터 홍수피해가 쭉 생겼기 때문에 그때부터 식량난이 가중되었다고 봐야 되는데 실제로 아사자가 많이 발생한 것은 97~98년 그쯤입니다. 물론 지금은 그때보다는 북한의 자체 생산량이 늘었다고 할 수 있지만 이는 북한 스스로가 어떤 노력을 했다기보다는 국제사회의 물자지원, 예를들어 남한이 북한에 30만t~35만t의 비료를 지원하고 있는데 이런 비료라든지 다른 물자지원이 없다면 북한이 이처럼 식량생산량이 회복을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당장 북한이 식량생산량이 회복된 것처럼 보이지만 만일에 국제사회의 지원이 끊어진다면 식량이 직접적인 지원뿐만 아니고 북한에서 생산되는 식량생산량도 아마 90년대 중반 수준으로 뚝 떨어질 것으로 예상을 합니다.

아시다시피 지금 국제사회의 지원이 거의 중단된 상태에 있는데 국제사회의 지원마저도 만약에 준다면 식량난은 그때보다 오히려 더 커질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그 당시는 북한의 국내 생산량은 굉장히 떨어진 상태이지만 국제사회의 지원은 꽤 있었습니다. 만일 지금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국내 생산량도 줄고 또 국제사회의 지원도 줄게 되면 더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는 것입니다.

문) 이런 식량 부족분을 해결하기 위해서 북한당국도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되는데요 사정이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답) 물론 비료지원의 문제일텐데요 남한의 비료지원이 지속되기를 저는 희망하고 있습니다만 만일 이런 국제사회의 비료지원이라든지 물자지원들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북한이 자체적으로 작업하는 비료, 특히 퇴비라든지 다른 비료를 사용해야 되고 그 외에 다른 작업 투입물을 생산해야 되는데 사실은 이렇게 할만한 자원 조차도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북한이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고 단지 외국에서 필요한 양을 상업적으로 수입한다든지 이렇게 해야 되겠는데요 이게 북한으로서는 참 하기가 어렵습니다. 외화가 부족하기 때문에 수입을 하는데도 한계가 있고 그렇기 때문에 제가 생각하기에는 역시 북한은 자체적으로 식량을 확보하지 못하고 어차피 외부의 지원을 받아야 할 바에는 외부의 지원이 가능하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겠지요.

문)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정상적으로 식량지원을 받으려면 선행되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답) 지금의 국제사회의 지원이 중단된 이유 중 한가지는 이미 북한이 작년도에 국제사회에 알렸다시피 인도적 지원을 받지 않겠다던 발표, 이것을 사실은 북한이 좀 재고를 해야 할 것입니다. 아직도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하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먼저 보내야 되겠구요 또 하나는 이번 문제가 결국은 미사일과 핵실험 때문에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이런 북한의 태도를 철회하고 빨리 국제사회에 신뢰를 줄 수 있는 이런 행동을, 특히 가깝게는 6자회담에 빨리 복귀해 국제사회와 더불어 앞으로 북한의 미래를 다시 설계하는 이런 작업이 먼저 선행되지 않으면 국제사회의 지원은 지금과 같이 싸늘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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