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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미국 대사, "북한이 6자회담 복귀 원하면 힐 차관보 방북가능"


미국 뉴욕에서 한국과 미국, 일본 등 8개국 외무장관들이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문제를 논의한 가운데 남한에서는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 대사가 <연합뉴스> 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6자회담 복귀 의사를 피력할 경우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평양을 방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는 한미 양국이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포괄적 접근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협의를 나누고 있는 시점에서 미국측이 6자회담 재개에 일보 진전된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버시바우 대사와의 자세한 인터뷰 내용을 하성봉 통신원을 통해 알아봅니다.

문: 버시바우 대사가 인터뷰에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평양을 방문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면서요?

답: 네, 버시바우 대사는 어제 오후 세종로 주한 미국대사관 집무실에서 이뤄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의사가 확인되면 힐 차관보가 평양을 방문할 수 있겠는가”라는 물음에 대해,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준비만 된다면 많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얘기할 수 있다”면서 “그것은 한번도 배제하지 않은 가능성”이라고 말했습니다.

버시바우 대사는 “힐 차관보는 지난해 9·19 공동성명 채택뒤 평양 방문의사가 있었지만, 영변 원자로에서 플루토늄 생산을 중단하라는 요청을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아 기회가 사라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그는 미국과 북한 간에는 '불신의 강'이라고 할만큼 벽이 굉장히 높지만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의지가 있다는 신호를 보내주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양자회담이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문: 실제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최근 중국을 방문했을 때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을 만나고 싶다는 제안을 했다면서요. 이것에 대해서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답: 버시바우 대사는 북한에 어떤 메시지를 보냈는지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 힐 차관보가 김 부상과 면담 제안을 했는지에 대해 적극 부인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힐 차관보가 언제 다시 이웃나라를 방문할 지 모르겠지만, 다음에 또 이런 기회가 생긴다면 그때에는 힐 차관보와 김 부상의 만남이 불발로 끝나지 않고 성사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문: 그렇군요. 그럼 현재 북한이 6자회담의 거부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방코델타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조사에 대해서는 어떤 방침을 밝혔습니까?

답: 버시바우 대사는 “조사 분석이 앞으로 얼마나 걸릴 지 나도 잘 모르겠다”면서 “미국 정부는 되도록 신속하게 이 사건을 종결시키고 싶어하고 이를 지연시키는 것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라고 밝혀 조기 종결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그는 “이 문제는 법집행의 문제이자 규제사안이기 때문에 6자회담과 상관이 없다”면서 “그렇지만 6자회담이 재개된다면 북미간의 열린 채널을 통해 방코델타아시아 문제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일본과 호주의 대북제재에 이어 현재 가장 관심사가 미국의 대북 추가제재 여부인데요. 이 부분과 관련해서 어떤 입장을 취했습니까?

답: 버시바우 대사는 일본과 호주의 추가 결정을 환영한다면서 “미국이 추가적인 제재를 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굉장히 심사숙고하고 있고, 결정을 서두를 생각이 전혀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한미 정상회담뒤 미국이 추가 대북제재의 시기와 관련한 공식적인 첫 번째 반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또 “북한이 벼랑끝 전술에 더 이상 기대지 말고 국제사회에 편입되기를 바란다”면서 “북한이 안보리 결의 1695호를 실천해야 하고 미사일 발사를 더이상 하지 않겠다고 모라토리엄을 선언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문: 미국이 곧바로 대북제제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얘기로 해석될 수 있겠는데요. 남한의 한나라당이 강력하게 반대하는 전시작전통제권을 한국에 넘기는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을 했습니까?

답: 버시바우 대사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양국 동맹관계를 강화하고 좀더 균형감 있는 파트너십으로 가기위해 필요한 수순이자 조처라고 생각한다”고 밝혀 전시작전통제권이 한나라당과 보수 언론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남한의 요구에 의해 일방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는 “양국의 군사 전문가들이 지금 연합사 체제로 돼 있는 것을 나중에 한국이 독자적으로 작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이전 단계로 어떻게 넘어가야 하는지 로드맵을 짜놓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그는 전시작전권 이전에 있어 미국의 목표는 한반도와 한국의 방위에 전혀 문제가 없도록, 그리고 북의 도발을 억지하는 능력이 절대로 감소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밝혀 안보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재확인 했습니다.

문: 버시바우 대사가 한미 정상회담 이후 각종 쟁점에 대해 상세하게 입장을 밝혔군요. 그럼 버시바우 대사의 이번 인터뷰 내용이 지닌 의미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답: 버시바우 대사는 이날 북한의 복귀의사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대북 제재만 몰아치던 이전에 비하면 미국의 입장이 한발짝 진전된 것이 아니냐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발언은 뉴욕에서 한미간에 6자회담 재개를 위한 포괄적 접근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시점에서 나와 더욱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유길재 북한대학원 대학 교수의 평가입니다.

"미국이 먼저 좀더 유연하고 적극적인 북한과의 대화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앞으로 6자 회담의 개최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 버시바우 대사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남한내 언론의 부정적인 평가에 대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면서요. 그렇다면, 버시바우 대사의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평가는 어떤지요?

답: 버시바우 대사는 “이번 정상회담이 굉장히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고 "회담뒤 며칠이 지나지 않아서 언론지상에 매우 부정적인 평가가 나와 다소 놀랐다"면서 남한내 언론의 저평가에 대해 당혹감을 표시했습니다.

그는 이번 회담이 매우 생산적이었다면서, 양국 동맹이 강력하다는 것을 재확인했다는 점과 '공동의 포괄적인 접근 방법‘을 통해 6자회담 재개를 가동시킬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된 점 등을 그 근거로 들었습니다.

그는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의 실체가 과연 있는가”라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 “한미정상회담뒤 양국간 합의 사항을 종이에 담아 브리핑을 통해 ‘언론지침’으로 내놓았다”면서 “실체는 ‘진짜로 있다’”며 합의내용이 담긴 문서를 꺼내 취재기자에게 잠깐 보여주기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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