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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북한, 핵문제 갈등 중 소프트볼 한 판 승부 (오디오 첨부)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과 북한이 소프트볼 대회에서 한 판 승부를 벌였습니다.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11차 세계 여자소프트볼 선수권 대회 (Women’s Fast Pitch World Championship)인데요. 대회 이튿날이었던 지난 28일 열린 이 경기에서 북한은 여자 소프트볼 최강국인 미국에 0-7로 졌습니다. 손지흔 기자가 미국 국가대표팀의 제시카 멘도자 (Jessica Mendoza) 선수와 전화인터뷰를 통해 북한 선수들과의 경기소감을 들어봤습니다.

문: 이번에 북한 선수들과 경기를 해보니까 어떻던가요? 북한과 미국이 맞선 건 이번이 처음이었나요?

답: 이런 국제 대회에서는 경기장에서 다른 문화를 엿 보는게 재밌습니다. 다른 국가 선수들과도 마찬가지지만, 북한 선수들은 어떻게 경기를 하고, 배트를 치고, 공을 던지고, 서로 의사소통하고, 또 경기 전에 어떻게 몸을 푸는 지 등을 보는게 흥미로왔습니다. 이런 기회들은 국제대회의 묘미입니다. 북한 선수들과 경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문: 북한 선수들에 대한 전반적인 인상은 어땠나요?

답: 전반적으로 다른 아시아 국가 선수들과 비슷했습니다. 매우 훈련이 잘돼있었습니다. 경기 전에 눈에 띈 것은 북한 선수들은 모든 일을 다같이 일치된 행동으로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같은 박자로 경기를 하고, 같은 방식으로 환호하고, 배트를 휘두르는 등 모든 것을 함께 똑같이 해서 흥미로왔습니다. 북한 선수들은 심지어는 체격도 다 비슷해 외형적으로도 똑같아 보였습니다. 그리고, 선수들은 대체로 말을 삼가고, 서로 의사소통을 많이 하는 것 같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문: 미국과 북한은 핵 문제 등으로 서로 갈등을 빚고 있는데요. 경기를 하면서 이런 점을 의식했나요?

답: 솔직히 말해서 의식했습니다. “미국과 북한은 서로 사이도 안 좋고 정치적으로 의견을 달리하는데, 이 두 나라의 팀들이 한자리에 모였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경기장에서 경기를 하고, 같은 스포츠 종목에 대한 애정도 나누고, 스포츠를 통해 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정치적인 상황이야 잠시 접어둘 수 있는 것이고 경기를 하는데는 정치적인 문제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런 국제대회가 참 좋다고 생각합니다.

문: 북한 선수들의 실력이나 기량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답: 북한팀은 소프트볼 종목에서 서서히 실력을 쌓아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북한 선수들은 훈련이 잘 돼있고 열심히 노력하기 때문에 앞으로 훨씬 더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 선수들이 좋은 경기들에 더 많이 참가하는 것입니다. 북한에는 선수들을 육성하기 위해서 어떠한 제도가 마련돼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번에 보니깐 재능 있는 선수들이 확실히 많이 있었습니다.

문: 북한 선수들과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나요?

답: 아니요. 북한 선수들과는 얘기를 나눌 기회가 전혀 없었습니다. 다른 나라 선수들과는 달리, 북한 선수들은 경기가 끝나면 전혀 기자들과 대담을 하지 않고 곧바로 경기장을 떠났습니다. 정치적인 이유에서 그런건지 아니면 곧바로 버스를 타고 숙소로 가야 했기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도 그 이유가 궁굼했습니다. 경기가 끝난 뒤 북한 선수들과 악수를 나눴는데 악수하면서 가볍게 고개를 숙이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현재 각 나라 선수단들이 다같이 같은 숙소에 묵고 있는데 저는 아직까지 숙소에서 북한선수들을 본 적이 없습니다. 보통 선수들끼리 아침, 점심, 저녁 식사를 같이 하기 때문에 저는 다른 나라 선수들과 많이 만났습니다.

문: 미국은 지난 2002년 대회에서 우승했는데,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할 자신이 있으세요?

답: 지금까지 경기하면서 어려운 면도 있었습니다. 다양하고 많은 경기들을 치르고 다양한 팀들과 대결해왔습니다. 그런면에서 저희 미국팀이 잘 적응하고, 최선을 다하고, 전체적으로 열의를 가지면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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