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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미국] 해병대 자원입대로 화제뿌리는 미 상원의원 아들


상원의 공화당 중진의원으로 부쉬 행정부의 이라크 전쟁을 적극 지지하는 애리조나주 출신 존 맥케인 상원의원의 아들이 해병대에 입대하기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윤국한 기자로부터 들어봅니다.

-먼저 무슨 내용인지 좀 소개해 주십시요.

윤 주간잡지 <타임>은 최신호에서 존 맥케인 상원의원의 막내아들로 올해 18살인 지미 맥케인이 다음달에 미 해병대에 입대해 신병훈련을 받는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미 맥케인은 3개월 간의 신병훈련에 이어 다시 한 달 간 해병대 특수훈련을 받게 되며 내년에는 이라크에 배치돼 실전에 임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이 잡지는 전했습니다. 맥케인 의원은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그 자신이 미 해군사관학교 출신이며, 20살 난 아들 잭 맥케인도 해군사관학교에 재학 중이어서 한 집안 4대가 미 해사에 몸담은 군인 집안입니다.

- 맥케인 의원은 아들의 입대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윤: 맥케인 의원은 그 자신이 베트남 전쟁 당시 포로로 잡혀 5년 간 갖은 고초를 겪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아들의 입대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를 잘 아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는 "아들 지미가 미국의 다른 젊은이들과 다른 건 하나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아들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했지만 동시에 "조금 걱정도 된다"고 아버지로서 솔직한 심경을 밝혔습니다.

맥케인 상원의원의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둘 다 해군 제독으로 할아버지는 제2차 세계대전 때 태평양 지역에 참전했고 일본이 미 항공모함 미주리호에서 항복선언을 할 당시 현장에 있었습니다. 또 아버지 역시 베트남 전쟁 당시 미 태평양사령관을 지냈는데 아들이 하노이에 포로로 잡혀 있는 상황에서 계속 하노이 북폭을 명령해야 했습니다. 맥케인 의원은 당시 북베트남 정부가 자신을 석방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이를 거부하고 석방될 때까지 5년 간 다른 포로들과 같이 고초를 겪었습니다.

- 행정부 고위직 인사들과 상하 양원 의원 등 미국 지도층 가운데 자녀가 군에 입대해 근무하는 경우는 별로 많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요.

윤: 그렇습니다. 이들 지도층은 자식을 군대에 보내지 않았을 뿐 아니라 자신도 군 복무를 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이라크 전쟁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부쉬 행정부와 공화당 출신 매파 의원들을 가르켜 흔히 `겁쟁이 강경파'라고 말합니다. 전쟁의 위험이나 고통에 대해 모르면서 이념적 이유에서 전쟁을 추구하고 있다는 비판입니다.

물론 미국은 모병제도를 택하고 있는 나라이고 그렇기 때문에 정관계 지도층의 자제가 아니라 해도 중산층 이상의 가정 출신이 입대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가령 의회만을 놓고 보면 상원의원 가운데 자녀가 입대한 경우는 맥케인 의원까지 포함하면 2명, 그리고 하원의원 가운데도 이같은 사례는 4명에 불과합니다. 아울러 이른바 아이비 리그로 불리는 미국 명문대학 출신자 가운데 군에 입대하는 비율은 1%도 되지 않습니다.

- 맥케인 상원의원은 2008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가 유력시되고 있지 않습니까. 아들 지미의 입대가 그의 정치진로에 미치는 영향이 있을까요.

윤: 맥케인 의원은 공화당 내 대표적인 이라크 전쟁 옹호자로 이라크에서의 즉각 철수를 시작할 것을 주장하는 민주당과는 전혀 달리 오히려 미군병력을 현지에 증원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맥케인 의원은 무엇보다 그 자신의 군 경험과 상원 군사위원회 경력 등으로 인해 안보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얻고 있는데 아들 지미의 군 입대는 이 분야에서 그에 대한 신뢰를 더욱 높일 것으로 <타임> 지는 내다봤습니다.

특히 좌파인사들은 맥케인 의원이 자신의 공화당 내 대선 선두주자 자리를 지키기 위해 갈수록 우경화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는데 아들의 입대로 이런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될 것으로 이 잡지는 분석했습니다. 맥케인 의원은 사실 <타임>지가 아들의 군 입대 사실을 처음 알고 지난 6월 중순 관련 보도를 하려 하자 몇 차례 보도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한 바 있습니다. 마치 자신이 아들의 군 입대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오해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른 언론들이 이 사실을 알고 보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더이상 요청을 하지 않게 됐다고 <타임>지는 전했습니다. 맥케인 의원이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돼 출마하게 될 경우 프랭클린 루즈벨트에 이어 전선에 아들을 보낸 두 번째 대통령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맥케인 의원은 이와 관련해 "아들이 이라크에 복무한다고 해서 이 전쟁에 대한 나의 입장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맥케인 의원은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 위치를 유지할 경우 내년 1월에 군사위원장이 돼 행정부의 국방 및 전쟁 관련 각종 정책을 감독하는 책임을 맡게 됩니다.

- 다소 다른 얘기인데, 맥케인 의원이 2008년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가 될 가능성은 어느 정도입니까.

윤: 대통령 선거 때까지는 아직 꽤 많은 기간이 남아 있는 상황이어서 이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또 어느 누구도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경우는 없습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맥케인 의원이 빌 프리스트 상원 대표, 척 헤이글과 조지 알렌 상원의원,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조지 파카키 뉴욕 주지사 등과 함께 유력한 인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 중 맥케인 의원은 공화당 지지자들 뿐 아니라 민주당 지지자들 및 무소속 등 모든 계층으로 부터 고른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 강점으로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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