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의 이동 전화 서비스 기업인 SK 텔레콤은 미국의 ‘케어링 앳 콜롬비아(Caring at Columbia)’, 약칭 CAC와 양 기관의 문화 예술 치료 (Art Therapy)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교환하는 계획에 합의했습니다. 양측은 예술 치료를 통해 한국 내 탈북자 청소년들을 포함한 소외 계층 청소년들이 ‘대처 기술(Coping Skills)’과 ‘문제 해결 기술(Problem Solving Skills)’을 기르고 긍정적인 자아발전을 기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입니다.
이번 합의의 일환으로 한국을 1차 방문해 CAC 프로그램을 진행할 전문강사진을 교육하고 서울의 탈북자 청소년 대안 학교 가운데 하나인 여명학교를 방문하고 돌아온 ‘CAC’의 특별계획책임자, 로빈 스노우 (Robin Snow )씨를 전화로 연결해, 이번 교환 계획의 취지와 계획에 관해 들어봅니다. 대담에 유미정 기자입니다.
유: 최근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오셨는데요. 방문 취지와 그곳에서의 활동을 조금 설명해 주시죠.
스노우: 네, 제가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것은 8명의 전문 음악 치료사들에게 한국 어린이들을 위한 활동계획의 개발을 위해서 저희 ‘캐어링 앳 콜롬비아’의 프로그램 모델을 어떻게 활용할수 있는지를 가르치기 위해서였습니다. 또, 음악 치료사들이 미술과 음악, 드라마 그리고 게임을 통해서 치료 학습을 할수 있는 방법을 이해하는 것을 돕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유: 그런데 이번 방문은 한국의 이동통신 기업인 ‘SK텔레콤’과 로빈 스노우씨께서 프로젝트 디렉터로 계시는 ‘캐어링 앳 콜롬비아’의 예술 치료 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이뤄진게 아닙니까 ? 두 기관의 협력 사업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는 좀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스노우: 예, 사실은 이 활동은 3개 기관의 협력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캐어링 앳 콜롬비아’와 말씀하신 ‘SK텔레콤’ 그리고 ‘캐주얼 클래식’이라고 불리는 기관입니다. 이 중 캐주얼 클래식은 음악을 통해 사람들이 감정이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그런데 SK테레콤이 ‘캐주얼 클래식’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SK 테렐콤의 홍보 사업 팀은 한국과 해외 여러 지역사회에 예술을 활용하는 많은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서도 특히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들이나 고아들, 그리고 남한에 있는 탈북자 어린이 등 특정 인구집단을 돕는데 진정한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 그러면 이들 세 기관은 구체적으로 이 사업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죠.
스노우: 그 취지는 이들 최초의 치료사들이 성공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이들이 다른 창의력이 뛰어난 예술 치료사들과 음악, 그리고 드라마 치료사들을 훈련해 이들이 좀더 주류 사회 어린이들 뿐만 아니라 특별한 인구층의 어린 아이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발전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그리고 SK 텔레콤과 케주얼 클래식은 케어링 엣 콜롬비아가 해마다 후속 강습회를 갖고 이 프로그램의 진행을 관찰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유: 그러면 이번 한국 방문은 처음이십니까? 한국 사람들과 한국에 대한 인상이 어떻던가요?
스노우: 예,한국에 처음 갔었습니다. 사람들이 아주 마음씨가 따뜻하고 공손하고 그리고 개방적이고 또 한국 문화를 알리는데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저는 특히 서울에 문화가 많다는 것을 알게된것에 보람을 느꼈습니다. 많은 예술품과, 조각, 그림 그리고 미디어 예술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런점에서 한국은 다른 문화들보다 앞서가는 것 같았어요. 한국에는 음악과 음향으로 건물을 디자인하는 등 정말 흥미로운 미디어 예술이 있었습니다.
유: 한국에서 이번 예술 치료 협력 사업의 혜택을 받게 되는 그룹 가운데 하나인 북한 탈북자 청소년들을 만나고 오셨는데 이들에게서 어떤 인상을 받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스노우: 제가 탈북자 청소년들을 처음 만난 것은 탈북자 대안학교인 여명학교를 방문했을 때였습니다. 그 학교는 기본적으로 북한 탈북자 청소년들이 남한 문화에 통합될 수 있는 길을 가르쳐주는 학교였습니다. 교감선생님은 제게 이 탈북학생들이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너무나 이질적인 한국 문화에 적응하기가 얼마나 감당키 어려운 일이었는지를 제게 설명했습니다. 그 분은 이들 탈북자 십대 청소년들의 뇌리에는 삶은 온통 고통 뿐이라고 제게 말했습니다. 산다는 것은 고통뿐이라는 것입니다. 기쁨이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교감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시각 예술이나, 음악 연주회 등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해서 삶에는고통만 있는것이 아니라 아름다움과 평화도 기쁨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기 위해서입니다. 그런 얘기를 듣고 아이들을 처음 만났을 때, 저는 사실 무엇을 기대해야 할 지 몰랐습니다. 아이들이 내성적이고 약간 반항적이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이들은 놀랍게도 다른 10대들처럼 천방지축이었고 저를 만난다는 것에 큰 기대에 차 있었습니다. 교감 선생님이 제가 예술이나 춤, 노래 등을 함께 할 것이라고 소개하자 아이들은 아주 즐거워했어요. 그래서 전 많이 놀랐습니다. 그리고 교감 선생님이 일년 간 그 아이들에게 쏟은 노력이 얼마나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유: 전혀 수줍어 하거나 내성적이거나 하지 않았단 말인가요?
스노우: 전혀 아니었어요. 아이들은 소리지르고, 흥분하고 박수치면서 아주 기뻐했어요. 그래서 제가 생각하던 바와는 상당히 달랐습니다. 아이들은 가슴속에 가득 기대감에 차 있었어요. 다음엔 뭘 할 까, 언제 또 다시 만나나 하는 그런 기대감말입니다. 사실, 사회적인 스트레스에 노출된 아이들은 대부분 수줍어하거나 내성적이 되고, 자신들도 어떻게 표현하지 못하는 내면의 노여움과 슬픔에서 비롯되는 문제성 행동을 보이게 됩니다. 사회성이 결여 되거나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선생님이나 어른들과 쉽게 마찰하고 권위에 도전하려하고, 약간의 우울증 증상도 보입니다. 그런데 탈북학생들은 전혀 달랐습니다.
유: 로빈 스노우씨도 예술 치료사이시지 않습니까? 그러면 예술 치료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죠. 새로운 치료 기법인가요?
스노우: 예술 치료가 등장한 지는 꽤 됐습니다. 아마 60년이나 70년 정도 됐습니다. 그러다가 특히 9.11 사태 이후에 더 큰 주목을 받게 됐습니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상원 의원도 9.11 사태 이후에 정신적 충격을 받은 사람들을 언어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치료하는 데 있어서 예술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한 일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생각을 언어로 표현하지 못할 때 이미지가 흘러들어 말보다 더 쉽게 감정을 어루만지게 됩니다. 그래서 예술 치료는 예술을 카타르시스적인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에서 부터 정신 심리 치료 접근법 까지를 모두 포함하게 되는데, 정신심리 치료적 접근에서는 치료 대상자와 함께 그 사람의 감정이나 느낌 그리고 인생 경험을 시각적으로 재현하는 상징적인 이미지를 찾게 됩니다. 예술 과정을 통해서, 치료 대상자는 자신의 삶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 표현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습니다. 이렇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안전한 환경과 편안함을 제공하는 사람들과 더 많이 일할수록 이들은 자신들이 겪는 어려움에 좀 더 잘 대처할 수 있도록 자아가 강화되는 것이죠.
유: 그러니까 예술 치료의 핵심적인 부분은 사회적 스트레스 요인 때문에 마음이 닫힌 아이들로 하여금 마음을 열고 표현하도록 하는데 중점이 있는거 같네요.
스노우: 예, 맞습니다. 사회적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아이들이 자기 표현을 하기 위한 도구로서 예술은 정말 중요합니다. 핵심 아이디어는 미술이나 음악, 그리고 드라마를 사용해서 아이들이 겪은 바를 구체화하고 그것을 감추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스트레스 요인을 극복하고 그것에 대해 얘기하면서 자신들이 겪은 고통을 어느정도를 방출 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즉 부모님이 이혼을 했다거나, 아주 빈곤하고 자원이 부족한 환경에서 자라났다든가, 폭력 조직들이 있는 곳에서 자라났다든가 하는 스트레스의 요인을 말합니다. 저희에게는 “We can Do 즉, 우리는 할 수 있다”라고 불리는 표본이 있는데 이를 통해서 저희는 아이들이 문제를 직시하고 그것에 관해 얘기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려고 합니다.
유: 그러면 이번에는 ‘캐어링 앳 콜롬비아’에 대해서 여쭤보겠습니다. 그곳에서 특별계획책임자로 일하고 계신데 ‘캐어링 앳 콜롬비아’는 어떤 곳인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스노우: 사립 비 영리단체로 1988년에 시작됐고 스트레스를 겪는 도시 빈민층 아이들에게 예술 센터와 박물관이나 방과후 학교와 같은 커뮤니티 센터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처음에는 정말로 예술적인 관점에 촛점을 맞추어서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콜롬비아 대학의 정신과 견습사들이 지역사회 어린이들을 접할 기회를 원했고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실전에 적용할 기회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처음 몇 년간 이 두 분야의 결합을 시도했습니다. 즉 임상전문가들을 초빙해서 예술가들과 함께 일하도록 한 것이죠. 그러다 시간이 흐르면서 ‘캐어링 앳 콜롬비아’ 직원들은 창의력이 뛰어난 예술 치료사들이 예술 교육은 더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그 후 예술 치료사들을 통한 예술 교육이 저희의 중점 모델이 됐습니다.
유: 이번 SK텔레콤과의 협력 사업을 마치고 ‘캐어링 앳 콜롬비아’가 계속해서 한국의 소외 어린이들, 특히 탈북자 청소년들을 위해 계속 일할 계획이 있습니까?
스노우: 이번 한국에서의 여름 프로그램이 끝나고 나면 저희는 여러 기관들과 강한 유대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SK 텔레콤이나 캐주얼 클래식 측에선 저희와의 지속적인 관계 증대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에게 매년 후속 방문을 진행해서 한국의 고아원 아이들이나 북한의 탈북자 청소년들과 더 많은 일을 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저희는 이들이 자부심과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고, 또, 지역사회의 지원이나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항상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입니다. 이것은 좀더 장래계획이고 지금 당장은 이곳 뉴욕에서 다른 문화와 나라에서 이주해온 아이들의 사회 적응을 돕는 일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저희는 이 아이들이 새로운 문화와 사회체제에 통합되고 적응하는 것을 도울 수 있는데, 저희의 그러한 경험이 탈북자 아이들로 하여금 남한 사회에 좀 더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게 될 것입니다.
유: 그러면 한국에서 좋은 결실 있으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말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