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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법 강화로 프랑스 이민자 사회 분노의 항의 폭발


어느 나라에서나 학기가 끝나면 학생들은 즐거운 방학 휴가에 들어갑니다. 그러나 프랑스에서는 일부 외국인 학생들이 7월 부터 시작되는 여름방학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이민법 강화에 따라, 그동안 유효했던 불법체류 외국인 젊은이 들에 대한 추방 유예조치가 끝나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프랑스의 이민자 사회에서 분노의 항의가 폭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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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수도 파리 북부지역 제11구에 있는 ‘에콜 드 트로와 보르느’ 초등학교의 하루 수업이 끝나 학생들이 학교 밖으로 쏟아져 나가 기다리고 있는 부모들에게 달려가느라 시끌벅쩍합니다.

학교 밖에서는 30대의 알제리 출신인 와히브 아르바네와 아내 파티마도 이 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들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이제 앞으로 더 이상 이 학교에서 아이들을 기다릴 필요가 없게 될른지도 모릅니다.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은 이민법 강화에 따라 불법체류자를 엄격히 단속하겠다고 다짐하고 있으며 실제로 금년에 어린이들을 포함한 불법 이민자들의 추방이 크게 늘어나고 있어 그들도 언제 추방될른지 모르는 실정이기 때문입니다.

프랑스의 중도우파 정부는 학생들에 대해서만은 학기가 끝날때까지 추방조치를 유예했지만 4일부터 학기가 끝나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유예기간이 만료됩니다.

‘에콜 드 트로와 보르네’ 초등학교에 두 아이를 보내고 있는 와히브 아르바네씨는 5년전 알제리가 회교도 봉기로 혼란과 폭력사태 속에 빠졌을 때 모국을 떠나 프랑스에 왔습니다.

그들은 알제리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불법 체류자인 와히브 부부는 남편은 건설공사장 노동자로 아내는 집안 청소일로 근근히 살아가고 있다고 말합니다.

와히브 아르바네씨는 알제리에 돌아가봤자 생활을 다시 시작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차라리 프랑스에서 불법체류자로 살아가는 편이 낫다고 털어놓습니다. 게다가 두 살짜리와 일곱 살짜리, 두 아이들은 모국어인 아랍어를 전혀 할 줄 모른다는 것입니다.

와히브 아르바네 부부와 그 아이들이 처해 있는 고충은 프랑스 전역 불법 이민자들의 처지를 그대로 반영합니다. 프랑스 정부는 국내 불법 이민자수가 20만 명 내지 4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민자 권익단체는 추방위기에 놓인 불법이민 어린이들이 5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합니다. 불법 이민 어린들의 상당수가 프랑스에서 태어났거나 아주 어릴 때 프랑스에 왔다고 권익단체들은 지적합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국민의 많은 수가 엄격한 이민제한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막상 불법 이민자 추방이 강행되자 항의의 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연예계와 스포츠 분야의 유명인사들 그리고 정치인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이 사르코지 내무장관 주창으로 강화된 이민법에 항의해 거리에서 시위를 벌였습니다.

공립학교의 교사이자 보통 사람들의 항의단체, ‘에두카시옹 쌍 프롱티에’ 설립자인 리샤르 모용 회장은 이 같은 상황에서 민주주의와 단결 그리고 그 밖의 프랑스의 가치관을 학생들에게 가르친다는 것이 불가능하고, 추방위기에 처해 있는 외국인 학생들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도 있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프랑스 사회당 소속의 작크 랑 의원 등 야당 의원들도 엄격한 이민제한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많은 프랑스인들은 정부의 조치에 항의하며 불법 이민자 어린이들을 상징적으로 입양하는 대규모 행사를 거행했습니다. 그들은 불법 이민자들의 신분을 정상화시키도록 돕는 한편 추방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숨겨주고 있기도 합니다.

프랑스의 차기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작크 랑 사회당 의원은 강화된 이민법은 그 내용이 잔인하고 비인간적이라고 비판합니다.

랑 의원은 불법 이민자 단속조치는 어리석은 일이라면서 프랑스와 다른 유럽 국가들은 단속보다는 장래의 이민자들에 대한 처우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아프리카나 그 외의 다른 지역으로부터 어린이들이 프랑스에 와서 공부하고 궁극적으로 머물러 사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랑 의원은 덧붙입니다.

프랑스 국민의 이민법 강화에 대한 항의가 거세지자 사르코지 내무장관은 일부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사례별 합법화 조치를 지난 주에 발표했습니다. 프랑스 정부를 대변하는 한 변호사는 프랑스 정부당국이 학령기의 불법 이민자 어린이들에 대한 추방조치는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1일,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에콜 드 트로와 보르느’ 초등학교의 프랑스인 학부모들은 정부의 그러한 발표를 믿지 않습니다. 그들은 와히브, 파티마 아르바네 같은 이민지 학부모들의 합법신분 신청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에콜 드 트로와 보르느’ 초등학교에 자녀 셋을 보내고 있는 쌍드리는 에바르씨는 그녀와 같은 프랑스인 학부모들은 이민자 학부모들과 강력한 유대관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자녀들이 수업이 끝난뒤 서로 자신들의 가정에 초청해 어울려 놀도록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녀는 자신의 자녀 세대를 위해 다른 형태의 이민법이 시행되기를 원한다고 말합니다. 에르바르씨는 교외의 빈곤 이민자 거주지역이 생겨나는 것을 원치않는다면고 강조합니다. 그리고 빈곤 이민자 거주지역에서 살고있는 많은 이민자들은 그 곳을 자신들의 집이라고 생각하며 그들의 아이들은 그 곳에서 태어났지만 궁극적으론 프랑스 시민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에르바르씨의 주장입니다.

에르바르씨는 다수의 인종이 함께 섞여있는 지역에서 살고 있는 자신처럼 다른 지역의 프랑스인들이 똑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파티마, 와히브 아르바네 부부는 ‘에콜 드 트로와 보르느’ 초등학교의 프랑스인 학부모들이 이처럼 돕고 나서는 것은 용기있는 일이라고 고마워합니다.

아르바네 부부는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이 초등학교의 프랑스인 학부모들을 한 명도 알지못했었지만 이제는 나는 회교도입니다, 나는 기독교도입니다 하며 서로 인사를 나누곤 한다면서 그들을 자신의 형제처럼 느끼고 있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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