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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 미사일 기지 선제 공격론 둘러싸고 찬반 논란 가열  


D 데이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던 북한의 대포동 2호 미사일 시험 발사 움직임이 아직 묘연한 가운데 미국의 언론들과 전문가들이 북한내 미사일 기지 선제 공격론과 대포동 2호 미사일의 화력에 대한 진위 여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클린턴 행정부 시절 고위 고위관리들이 제시한 선제 공격론에 대해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이에 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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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과거 빌 클린턴 전 행정부 시절 국장방관과 대북 정책 조정관을 지냈던 윌리엄 페리 현 스탠포드 대학 후버연구소 수석 연구원과 국방 차관보였던 에슈턴 카터 현 하버드대 교수는 최근 미국 유력지인 워싱턴 포스트 신문에 “북한이 대포동 2호의 연료를 빼내고 미사일 격납고에 되돌려 놓기를 거부할 경우 미국은 대포동 2호에 대해 선제 타격할 것을 천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대북한 협상파이자 민주당 대북 안보 정책에 중요한 영향을 미쳐온 두 명의 전직 고위 관료들이 선제 공격론을 들고 나오자 많은 온건파 전문가들은 의외라는 반응과 함께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몬테레이 국제학 연구소 비확산 연구 센타(CNS) 의 데니엘 핑크스톤 박사는 페리 전 장관과 카터 전 국방 차관보를 상당히 존경해왔던 자신으로서는 턱을 바닥에 부딪친 것처럼 매우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핑크스톤 박사는 미국의 무력 위협이 북한 지도자 김정일의 추가 미사일 시험 발사를 막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북한 정부의 이러한 행보는 국제적으로 바난을 받을수 있으나 북한 내부적으로는 득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핑크스톤 박사는 미사일 발사는 김정일 정권으로하여금 북한 군부내 강경파를 달래고 일반 주민들에게는 거대한 정치적 경제적 투자로인해 정부가 과학과 기술적 성과를 이뤄냈다고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엔 무기 사찰 단장을 지낸 데이빗 케이 포터멕 정책 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페리와 카터의 제안은 기괴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선제공격과 같은 강경한 행동은 미 행정부가 취할 수 있는 선택(옵션)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케이 전 단장은 선제공격은 이유를 불문하고 잘못된 정책이라고 강조하고 한반도의 진정한 안정을 위해서는 북한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케이 전 단장은 그러나 변화의 해법은 군사 행동과 같은 채찍이 아니라 외교적 당근책을 통해 가능하며 때로는 제법 큰 당근을 필요로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미 해군 대학원의 국방 분석가인 존 아퀼라 교수는 최선의 방법은 간단한 협상을 통해 가능하다며 북한의 핵무기 포기 대가로 미국이 경제적 보상과 함께 북한을 침략하지 않겠다고 보장해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탠포드 대학 국제 안보 협력 센타의 딘 일케닝 연구원은 그러나 김정일은 북한 주민들의 복지에 대해 그리 관심을 갖지 않는 냉혹한 전체주의 정권의 지도자이지만 그렇다고 (미국의 군사 위협에) 자폭하지도 않을것이라며 미국의 강한 군사력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무력 과시, 그리고 핵 무기나 핵물질의 해외 수출을 단념시키는 억지력으로 사용되야 한다고 말해 미국의 무력 위협에 다소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선제 공격은 북미 관계 악화뿐 아니라 한미 관계 등 동북아시아 국가들과의 정치, 경제 관계에도 중대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와이에 있는 동서 연구 센타의 지역 관계 전문가인 쉐일라 스미스 연구원은 역시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대북한 선제 공격을 가할 경우 중국이 크게 충격을 받을뿐 아니라 한미 동맹의 파기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미스 연구원은 북한 미사일에 대한 선제공격이 단지 미국과 북한관계에만 갈등을 미칠것이라는 페리 전 장관과 카터 전 차관보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선제 공격의 파장은 동북아시아 전역에 미칠것이라며 일본 역시 이를 반기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이오와 주립대 정치학 교수이자 현재 동서 연구 센타의 방문 연구원인 길용환 교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장기적으로 동북아 지역에 무기 경쟁을 초래하는한편 단기적으로는 북핵관련 6자 회담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것이라며 김정일은 조지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관심을 끌기 위해 울며 보채는 아이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의 대포동 2호 미사일의 실질적인 화력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는 목소리도 늘고 있습니다.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 최신호는 다음 달 3일자 최신호에서 일부 미국 관리들은 대포동 2호 미사일 위협론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비확산 분야를 담당하는 두 명의 미국 관리들은 익명을 전제로, 미 정보 기관은 북한이 핵무기 8개 혹은 그 이상을 제조할 수 있는 물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그러한 핵 장치를 시험한 전례가 없고 더구나 미사일의 앞부분인 원추형 두부에 핵탄두를 장착해 운반할 수 있을 만큼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는 증거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익명의 한 유럽 국가 외교관은 북한의 미사일은 수 십년된 구 소련제 미사일 기술을 바탕으로 제조됐다며 이는 원시적인 액화 연료 시스템을 주 엔진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딕 체니 부통령 역시 지난주 24시간 케이블 텔레비젼 방송인 CNN 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미사일 능력은 사실상 초보적 수준” 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뉴스위크지는 이러한 정황을 이라크 전쟁전의 대량 살상 무기(WMD) 정보와 비교하며 북한의 미사일 위협 역시 과장일 수 있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내비췄습니다. 뉴스위크는 익명의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당초 이라크내 대량 살상 무기에 대한 우려와 달리 미군이 2003년 이라크 침공 이후 발견한 5백개의 화학무기는 모두 1991년 첫 걸프 전쟁 전에 제조된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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