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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고전 승리로 푸랑크푸르트 뒤흔든 붉은 함성






















2006년 독일 월드컵 축구대회에 출전중인 한국 대표팀이 아프리카의 토고와 조별 리그 첫 경기를 펼친 지난13일, 프랑크푸르트에서는 하루 종일 붉은 함성이 그치지 않았습니다.

특히 한국 팀이 0-1로 끌려 가다가 후반전에 잇달아 2골을 성공시키면서 2-1로 역전승을 거둔 후, 프랑크푸르트의 명소인 뢰머 광장에는 승리를 자축하는 한인 응원단의 발길이 밤늦게까지 이어졌습니다.프랑크푸르트에 나가 있는 이연철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 보겠습니다.

엠씨 = 한국 대표팀이 아프리카의 복병 토고에 통쾌한 역전승을 거뒀는요, 먼저, 이 소식부터 전해 주시죠?

이= 네, 정말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한국 월드컵 축구대표팀은 13일 열린 토고와의 조별 리그 첫경기에서 2-1를 승리를 거두고 승점 3점을 챙기면서, 일단 16강 진출을 위한 유리한 교두보를 마련했습니다.

한국 팀은 프랑크푸르트 월드컵 경기장을 붉게 물들인 약 6천 명의 한인 응원단의 열렬한 응원 속에 우세한 경기를 펼치면서도 좀처럼 득점 기회를 잡지 못하는 답답한 경기를 펼쳤습니다. 오히려 토고의 기습 공격에 선제골을 내주면서 0-1로 전반전을 마쳤습니다.

한국 팀은 후반 들어 안정환 선수를 투입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노렸는데, 후반 7분에 박지성 선수가 문전 돌파를 시도하다 파울을 얻어 냈고, 이천수 선수가 절묘한 오른발 프리킥을 성공시키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습니다.

게다가 이 때 박지성 선수에게 파울을 했던 토고의 아발로 선수가 다시 경고를 받아 퇴장 당하면서, 한국은 숫적 우위를 바탕으로 토고를 더욱 거세게 몰아 부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후반 27분, 안정환 선수가 박지성 선수의 패스를 받아 강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이 공은 수비수 몸에 살짝 맞은 후 토고의 왼쪽 골망으로 그대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안정환 선수는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 이어 다시 한 번 결승골을 기록하면서 해결사로서의 면모를 다시 한 번 과시했습니다.

이후에도 한국팀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토고의 골문을 두드렸지만 더 이상 추가골을 올리지는 못했습니다.

엠씨 = 경기가 끝난 직후 주요 외신들은 일제히 한국의 극적인 역전승에 한국의 축구팬들이 열과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이번 토고전 승리에서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겠습니까?

크게 세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이번 승리는 한국 팀이 해외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사상 처음으로 승리한 경기입니다. 한국팀은 그동안 월드컵에서 토고 전 전까지의 총 전적이 4승 5무 13패였습니다. 그 가운데 4승은 모두 한국에서 열린 지난 2002년 월드컵 대회때 거둔 성적일 뿐, 그동안 원정 경기에서는 단 한번도 승리하지 못했었는데, 이번에 기분좋은 원정 첫 승을 올린 것입니다. 지난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이래 52년만의 일입니다.

다음으로는 한국 팀이 이번 대회에 출전한 아시아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승리를 거뒀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는 모두 4나라가 참가했는데, 오늘 경기를 앞두고 있는 사우디 아라비아를 제외하고,이란은 멕시코에서 1-3으로 패했고, 이어 일본도 호주에 1대0으로 앞서다가 경기 종료 8분을 남기고 무려 3골을 허용하는 어이없는 패배를 당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한국 대표선수들이 토고 전 승리를 바탕으로 큰 자신감을 갖고 16강전 진출에 도전할 수 있게 된 것을 가장 큰 의미로 꼽을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승리의 보이지 않는 일등 공신으로 평가되고 있는 박지성 선수는 토고 전 의미를 묻는 질문에 2002년 월드컵을 경험하지 못했던 어린 선수들이 좋은 경험을 했을 것으로 본다면서, 또한 승리했기에 엄청난 자신감이 생겼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엠씨 = 한편, 토고와의 경기가 열린 이날은 그라운드의 열기 만큼이나 응원전도 뜨거웠는데, 직접 지켜보신 느낌은 어땠습니까?

이= 네, 프랑크푸르트에서 경기가 열린 13일 하루만큼은 한국의 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프랑크푸르트 시내에서는 붉은 색의 한국 응원 복장과 태극기의 물결이 거리를 휩쓸었습니다.

경기장에서는 6천 여명의 한인들이 열광적인 응원으로 분위기를 압도하면서 한국 대표선수들에 큰 힘을 실어줬습니다.

그리고, 이밖에도 마인 강변과 아고라 광장에서 열린 거리 응원에서도 주변 일대를 뒤흔드는 뜨거운 함성으로 한국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했습니다.

일부에서는 많게는 약 만 오천명에서 2만명 정도의 한인들이 경기장이나 거리 응원장에서 한국 팀을 응원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한 독일 한인 2세는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한국 사람을 보기는 태어나서 처음이라고 말했고, 전철이나 버스를 타고 여기가 독일인지 서울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경기장 앞에서 만난 한인 응원단들은 그 누구도 한국팀의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 그리고 한국이 꼭 이길 수 있는 예감이 듭니다.온 국민이 이렇게 한 힘을 모아서 한마음 한 뜻으로 응원해 주기 때문에 오늘 꼭 이길겁니다.” “월드컵이라는 큰 경기가 저희가 살고 있는 독일에서 열리게 돼서 , 또 저희가 표를 굉장히 어렵게 구했거든요, 경기 응원하게 돼서 기쁘구요 한국 선수들 선전해서 잘 싸워줬으면 좋겠어요.” “ 최고의 공격수 안정환 선수 이번에도 헤딩골 부탁해요.” “붉은 전사들이여 조국의 함성이 들리는가, 뜨거운 환호에 승리로 답하라”

심판의 경기 종료 신호가 떨어지자 한인 응원단은 서로 얼싸 안고 승리의 기쁨과 환희에 감격했습니다. 특히 0-1로 끌려가다가 후반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둬 기쁨이 더 컸습니다.

“전반전에 진 상태로 끝나서 너무 걱정이 됐었는데, 후반전에 멋있게 2골 넣고 이겨져서 정말 기분 좋아요."

“물론 대단했죠. 처음엔 어렵게 나가는 것 같았지만 믿음을 버리지 않았습니다.믿은 보람이 성과로 이어져서 너무 기쁨니다”

“ 기뻐서 눈물이 날 것 같아요.”

경기가 끝난 후 한인들은 승리를 자축하기 위해 프랑크푸르트의 명소인 뢰머 광장으로 행진했습니다. 독일이 통일되기 전인 지난 1974년, 서독 축구대표팀이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대회에서 우승한 후 국민들에게 우승 승전보를 알렸던 바로 그 장소인 뢰머광장은 그로부터 32년이 지난 이날 한국 광장으로 바뀌었습니다.

광장에는 흥겨운 우리 가락이 울려 퍼졌고, 광장 중앙에 자리한 정의의 여신의 손에는 태극기가 들렸습니다.

사람들은 섭씨 32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 응원하느라고 힘들었을텐데도 지친 기색 하나 없이 다시 한 번 힘차게 응원 구호를 외치며 축제 분위기를 이어갔습니다.

경기가 끝난 지 한참이 지난 시간이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역전 승리의 즐거운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은 인간 기차를 만들어 광장 한 가운데 있는 분수대를 돌면서 토고 전 승리의 기쁨을 서로 나눴고, 한국 팀의 16강 진출에 대한 강한 기대를 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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