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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탈북자 김태산 - 체코내 북한 여성 노동자들의 근로 환경 실태


미국 국무부가 지난 6일 발표한 연례 국제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해외 북한 노동자들에 대한 노동 착취와 인권 문제를 거론하면서 이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2천년대 초반 북한체코 신발 기술 합작 회사 사장으로 체코에서 2년여간 근무한뒤 남한으로 망명한 탈북자 김태산씨로부터 체코내 북한 여성 노동자들의 근로 환경 실태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개성 공단 노동자들의 임금 문제 등에 관해 견해를 들어보겠습니다. 김씨는 대담에서 인권 문제때문에 가족의 생계를 부양해기 위해 해외에 나온 북한 노동자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내기 보다는 국제사회가 이들의 노동 환경 개선과 임금 직불 보장을 위해 북한 정부를 설득하고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대담에 김영권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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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먼저 체코 안에 북한 노동자의 수가 얼마 정도되고 어떤 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나

[답변]: 원래 1997년에 회사가 설립됐고 1998년에 처음으로 18명이 선발로 체코에 나가 일하기 시작했다. .한 해에 한 번씩 나가던 것이 2001년도에는 3개 그룹200명이 한꺼번에 나왔다.

[질문]: 체코 언론에 따르면 최근에는 320여 명 정도가 일하고 있는것으로 알고 있는데.

[답변]: 그렇게 알고 있다. 처음에는 500명 선 까지 규모를 확장하고 이탈리아나 독일로까지 내보낼 계획이 있었다.

[질문]: 미국 국무부가 최근 발표한 2006 국제 인신매매 보고서 중 북한 관련 내용 가운데 해외 북한 노동자들에 대한 문제가 처음으로 제기됐다. 보고서에 의하면 노동자들이 자유도 없이 감시원의 통제속에서 과도한 일에 시달리고 있는 등 여러가지 어려움에 처하고 있어서, 현대판 노예 혹은 인신매매 희생자와 다를 바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실상은 어떤가?

[답변]: 근로 환경은 체코 노동자들도 다 같이 일하는 환경이다. 신발 피복 가방 부직포 생산공장 등4개 부류 공장들이 있고, 그 안에는 조선 노동자들만 일하지 않고 체코 우크라이나 몽골 노동자들도 같이 일한다. 조선 노동자들의 일하는 것에 대해 체코사람들이 우려하는 부분이 있는데, 조선 노동자들이 연령도 어리고 체력도 약한데도 돈을 많이 벌겠다는 일념 하나로 하루에 12시간 이상씩 일을 하고 있으며 토요일도 쉬지 않고 어떨 때에는 일요일에도 나가서 일을 하는 실태가 드러나고 있다. 그래서 그 사람들(외국 노동자들)은 ‘죄인이 온 것이 아니냐, 왜 이렇게 힘들게 일을 하려고 하는가’ 생각하고 있다.

[질문]: 북한 노동자들이 다른 나라에서 온 노동자들 처럼 자유롭게 쇼핑을 간다던가 여행을 가는 등 의 삶의 자유가 없다고 들었다.

[답변]: 물론 그렇다. 자유는 있을래야 있을 수가 없다. 북한 땅에서는 해외에 나가서는 마음대로 돌아다니지 못하도록 법으로 되어있고, 나가더라도 보위원의 승인하에서 조별로 상점정도는 갈 수 있게 되어있다. 영화관을 한번 갔다가는 큰 변이 나고 텔레비젼도 볼수 없는 등 그런 자유는 전혀 없다. 돈이 없으니 어디 구경을 갈 수도 없다. 우크라이나 여성노동자들이나 몽골 노동자들은 그 달에 번 로임을 자신이 다 소유하기 때문에 나름대로 저축을 했다가 영화관에도 가고 휴가를 받아서 바닷가에 놀러간다던가 계획을 세우면서 일생을 즐기는데 북조선 노동자들은 휴가도 없이 놀지 않고 돈만 벌기 위해서 노력한다. 국가에서 노임을 거의 다 빼앗아 가고 노동자들에게 쥐어지는 돈이 없으니까 자유를 준다고 해도 나갈 곳이 없는 것이다.

[질문]: 지금 말씀 하신 것처럼 임금 문제가 큰 논란거리다. 체코 언론들이 전하는 바에 의하면 북한 노동자들은 한 달에 약 250달러를 월급으로 받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이 월급이 실질적으로 북한 노동자들이 수령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 정부가 많이 가져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정부가 어느정도나 노동자들의 월급을 가져가는가?

[답변]: 내가 있을 때는 노동자 한 명당 한 달에 150달러에서 최대160달러 씩 받았다. 그 중에서 무조건 50%를 반환하게 되어 있다. 문화무역지도국에서 나가 있는 노동자들 100여명은 같은 경우 식비제외하고 거의 100% 반환한다. 경공업성 소속 노동자들의 경우 150달러를 받는다고 해도(북한 정부가) 50% 가져가게 되면 70달러나 80달러가 남는다. 그 돈에서 다시 여관숙박비로 1인당 40달러에서 45달러가 빠져나간다. 그러면 20달러~30달러 남는데 그것마저 본인에게 돌아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북한에서 김정일 백두산 탄생 기념관 건설 관련 지원사업을 하라고 계속 선동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울면서 말은 못해도 사업지원을 한다. 이런 명령들이 대사관을 통해 계속 전달된다. 그리고 북한 대사관을 통해 북한 외무성에서 내보낸 비디오 테이프와 신문등을 가져다 보라고 하는데 그 테이프 값을 한 사람당 한 달에 1달러~3달러씩 차압한다. 그리고 식량난 때 잡아 먹은 종자돼지,종자닭을 다시 유럽에서 들여온다며수시로 그 값을 내라고 하는데 그런 비용들을 내고 나면 10달러~20달러가 남고 그걸 가지고 먹고 살아야 한다. 여성들이 화장품, 생리대 구입비용이 필요하고 특히 생리대 구입비용이 비싸다. 남자이기 때문에 몰랐던 이런 사정을 부인한테 들은 후에야 알았다. 그런 생활비를 빼고 나면 저축할 돈이 정말 얼마 남지 않는다.

[질문]: 그럼 이 노동자들이 일을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갈 경우에는 얼마나 저축을 해 가는가.

[답변]: 어떤 노동자들은 300달러 정도 저축해간다. 없는 사람들은 그냥 가는경우도 있다.

[질문]: 기간은 얼마 정도나 일하나.

[답변]: 3년이다. 1년에 한 달에 10달러씩만 저금한다고 해도 1년에 120달러 정도에 불과한데 귀국할 때 친척·친구들 위해서 신발이나 비디오 등 간단한 선물을 준비하고 나면 200달러~300달러 정도 가지고 들어간다.

[질문]: 3년 일해서 300달러밖에 벌지 못한다면 서구사회나 자유민주주의의 잣대로 보면 상상할 수 없는 상황이 아닌가.

[답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그것 마저도 큰 돈이기 때문에 아둥 바둥 나가려고 애를 쓴다.

[질문]: 지금 북한 환율이 1달러에 2~3천원 정도이고 북한 노동자들의 한 달 평균월급이 3천원 정도라고 들었다. 300달러는 3백 개월 분의 월급이니 북한 내부에서는 상당한 돈이란 생각이든다.

[답변]: 그렇다.

[질문]: 그래서 해외 노동자들이 북한 내부에서는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고 반면, 서구 사회에서 보면 현대판 노예라는 비판이 제기 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답변]: 북한에 있는 사람보다는 해외 노동자들이 낫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북한만을 보고 평가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 볼 때 북한 해외 노동자들은 17세기나 18세기의 노예보다도 못한 삶을 산다고 본다. 한 마디로 체코에 나가 있는 여성 노동자들은 체코의 거지보다도 못산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 해외 노동자들의 노임을 그렇게 정부가 가져갈 것이 아니라 다른 자본주의나라의 노동자들처럼 노동자들이 버는 것은 노동자들에게 돌아가도록 주어야 한다. 북한은 북한을 선전할 때, ‘자본주의 사회는 자본가가 노동자를 착취하는 나쁜 사회’라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북한은 국가가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사회라는 것을 알려고 하지 않는지 이해가 안된다.

[질문]: 체코의 인권단체들은 그들의 근로 환경이 개선되지 않으면 체코 정부가 그들의 입국을 막아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는데 그런 의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답변]: 지난 번 브뤼셀에서 열린 회의를 참가해 보니 ‘세상에 그런 곳도 있는가’ 라며 분노하는 (유럽 의회) 의원들도 있는데, 그 사람들은 잘 모르니까 분노할만하지만, 그래도 북한 노동자를 생각하면 받아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서 보위부 요원들에 의해 행해지는 감시는 없애주도록 했으면 좋겠다, 보위부 요원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물론 보위원들이 노동자로 신분을 감추어서 들어오기 때문에 찾아내기가 어렵다고 하지만 체코 측 경찰들을 다 알고 있다. (북한 노동자들은) 보위원들 앞에서 고양이 앞의 쥐와 같다. 그러니 마음마저 불안한 것이다.

[질문]: 일각에서는 이번 문제가 개성공단의 노동자들과 맞물려서 국제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한 학자(극동 연구소 임을출 교수)에 의하면 중국도 1970-80년대 개성공단과 같은 특구를 처음 열었을 때, 정부가 외국 기업 복무총공사라는 이름으로 중개자 역할을 해서 외환을 관리하고 노동자들의 월급을 중국 위완화로 계산해서 지급한 사례가 있다고 한다. 즉 저개발 국가가 안정속에 개혁을 시도할때는 이런 방법을 거쳐는 것이 보편적이고 북한이 앞으로 직불제를 실시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는데…

[답변]: 말도 안되는 소리다. 나는 1994년도부터 북한에서 합영회사 사장을 했다. 북한이 합영법을 차려놓고 제일 조선 청년 상공인들을 끌어들이고 중국, 러시아 교포들을 끌어들여서 합영을 차렸다. 1990년대 초에부터. 합영을 차려놓고 해외에 있는 조선 국민들을 통해서 투자를 받아서 공장을 세우고 생산도 하고 했다. 당시 북한에 합영 회사가 50-60 개 있었다. 그 때 나도 합영 회사 사장을 했다. 그 때 노임계산을 달러로 했다. 그 때 난 사장으로써, 230달러가 내 노임이었다. 합영 회사에서 그걸 가져간뒤 국가에서는 230달러를 국가 운영이라 칭하고는 나한테는 북한 돈 150원 밖에 안주었다. 그러니까 이는 개성공단이 처음이라서가 아니다. 벌써 90년대 초부터 북한은 노동자들의 달러를 착취해서 북한 돈으로 대충 줘버리는 그런 일을 했다. 그리고 전혀 개선된 것이 없다. 이번 일은 처음이 아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 제대로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가.

[질문]:그럼 개성공단의 이러한 임금 문제에 대하여 어떤 식으로 해결을 해야 북한 주민들에게도 좋고, 그 안에 입주한 회사들에게도 도움이 되겠나.

[답변]:두 말 할 것 없다. 개성공단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북한 정부는 노동자들에게 남한 정부가 주는 노임을 100% 지불해야 한다. 중국 정부는 처음에 10분의 일을 지급했다는 얘기가 있는데.. 어쨌건 북한 정부는 북한 노동자들에게 달러를 그대로 지급해야 한다. 그러면 개성 공단은 세계에서도 가장 강한 공단으로 발전할 수 있다. 남한 기업들도 손해를 보고 물러나지 않을 수 있다. 처음에 나는 개성 공단이 안된다는 것을 글을 써서 올렸는데도 이대로 계속 나가는 것을 보면, 개성공단은 앞으로 망하는 길로 갈 뿐, 절대 전진이 있을 수 없다.

[질문]:왜 개성공단이 망한다고 보나.

[답변]:개성공단 노동자들에게 노임을 주지 않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 지금 리빙 아트같은 회사가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해있다. 노동자들이 열심히 일해서 회사 생산을 늘여줘야 하는데, 일을 해도 또는 하지 않아도 노임이 변함이 없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북한 사람들 눈치만 보면서 남한 회사 사장의 말을 듣지 않는다. 생산 능률이 오르지 않기 때문에 성공할 수가 없다.

[질문]:리빙 아트가 여러가지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해있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노동자들이 열심히 일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얘기인가?

[답변]:그렇다, 주 임금을 노동자들에게 다 준다면, (노동자들은 광기가 있고, 나는 체코에 북한 노동자들을 데리고 나가서 일해봐서 한다.) 24시간 일하라면 돈을 벌기 위해서는 한 달이라도 자지 않고 24시간 일할 사람들이다. 나는 그들을 안다. 북조선이 개성 공단 노동자들한테 50달러를 다 주지 않고 25달러, 20달러만 주더라도 북조선 사람들은 밤잠을 자지 않고 일할 것이다. 그러면 리빙 아트는 생산 능률이 약 200배는 오를 것이다. 그러면 절대로 망하지 않는다. 북한에서 5, 6천원이라하면 쌀을 10 kg도 못산다, 한 마디로 말해서.한 가족이 먹고 살기에 턱없이 부족한 액수다. 북한 노동자가 개성 공단에서 일을 죽도록 해서 한 달동안 가족이 살아갈 수 있는 노임을 줘야할 거 아니냐. 근데 5, 6천원 가지고는 한 가족이 입에 겨우 풀칠을 할 정도밖에 안된다. 그들이 벌어들이는 돈의 크기를 봐서, 개성 공단노동자들한테는 북한 돈으로 준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북한돈 2, 3만원 이상은 줘야 한다. 그래야 그들이 살 수 있다. 보라, 미국에서 결정적으로 그 상품을 한국 것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고, 미국이 인정하지 않으면 세계 다른 나라들이 그것을 한국 상품으로 인정하는 곳이 어디있겠나. 상품 또한 받아가지 않을 것이다. 지금 정부가 계속 지원을 하고 있으니까 (공단 입주 업체들이) 망하지 않은 것이지, 일반 기업 같으면 벌써 망했을 것이다. 남한 정부가 계속 재정적으로 밀어주고 있기 때문에 버티고 있을 뿐이지 사실 망한 것이나 다름 없다.

[질문]:끝으로 한 가지만 더 여쭙겠다. 남한에서 나온 책 가운데 “남북한 뭉치면 죽는다”란 책이 있다. 동독과 서독이 지금 서로 “배씨 오씨”하면서 게으른 동독 사람들, 돈만 아는 서독사람들, 이렇게 욕을 하면서 지적을 하는 내용들이 있다. 전체주의 정권 속에서 살던 사람들은 열심히 일하려는 동기 부여가 적기 때문에, 또 그런 체제에 젖어있기 때문에, 일을 잘 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남북한이 조기에 통일이 되거나 혹은 그런 여건이 되었을 때, 북한 사람들도 남한 쪽에 의존하려는 마음이 앞서지, 자기가 열심히 일하려는 마음이 적을 것이다. 그런 내용을 지적 했다.

[답변]: 아니다. 물론 이해는 된다. 하지만 그 분이 쓴 글은 일반적인 사람을 놓고 평균적으로 봤을 뿐이지 한반도 사람들에 대한 평가는 잘 못한 것이다. 남한에 와서 탈북자들이 정착 못하는 것을 봐라, 이 사람들이 동독 사람들과 비슷하지 않냐 이렇게 가정하고 글을 썼다고 생각한다. 북한 사람들도 제도만 남한과 다를 뿐이지 교육은 적지 않게 받은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로 강도나 도적이 많지 않을 것이며, 자기 고향을 꾸리는 데 [남한에 의존하고] 예, 남에게 의존하고 절대 그런 일 없을 것이다. 나는 솔직히 김정일이 없어지고 나서 내가 북한에 가서 내각에 가서 어떤 일을 하게 된다면 나는 남한에서 지원받을 것이 없다. 북한에 있는 지하 자원 개발해서 남한을 도와주고, 또 남한 사람들은 선진 기술을 가지고 들어와서 또 북한을 살려주고, 이렇게 경제 교류를 통하여 발전할 것을 생각하고 있지, 그런 것은 절대 생각 안한다. 물론 일부 사람들 중에는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체로 우리는 절대 그런 생각 안한다.

[질문]:예, 북한 사람들의 심리적 상태나 근성은 한국인의 기본 기질이 있기 때문에, 만약 자기가 일한 만큼 벌게 되면 더 열심히 일할 것이다, 이런 말씀 이시군요.

[답변]: 예, 어떤 측면해서 보면 남한 사람들보다 더 약고(영리하고) 강하고 악독하다 (끈질깁니다), 솔직히 말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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