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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공개된 독일 나찌 전범 관련 문건들과 미국 사회의 반응


미국 중앙정보국 CIA가 2차 세계 대전 이후 일부 독일 나찌 전범들을 첩보원으로 기용한 사실이 공개돼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미국 당국의 부도덕한 처사였다는 비난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학계에서는 역사 해석에 중요한 자료가 될것이라며 문건 공개를 환영하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살펴 보겠습니다.

문: 먼저 이 비밀 문서가 공개된 배경부터 설명해주시죠?

답: 미국 중앙 정보국 CIA 가 비밀을 해제한뒤 미국 고문서국 (National Archives)이 6일 공개한 2만 7천쪽 분량의 이 문서는 지난 1998년 미국 의회가 통과시킨 나찌 전범 공개 법의 후속 조치에 따라 세상의 빛을 보게 됐습니다. 미국 당국은 1998년 이후 2차 세계 대전의 독일과 일본 전범들에 대한 6만쪽 분량의 정보를 이미 공개했으며 이번에 추가로, 학자들이 과거보다 더 구체적이고 가치 있는 정보라고 말하는 주요 문서들을 공개했습니다. 관련법 제정에 앞장섰던 마이크 드와인(Mike DeWine-Ohio) 상원의원은 추가 문건 공개에 환영을 표시하고 이러한 과정은 독일 나찌 정권에의해 희생된 수 많은 사람들을위해 후손들이 해야할 당연한 의무라고 말했습니다.

드와인 의원은 독일 나찌 정권 시절이 인류 역사가운데 가장 어두운 시기가운데 하나였다는 사실은 부정할수 없으며 사람들은 그런 고통스런 기억때문에 이를 항상 자연스럽게 피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그러나 나찌 강제 수용소에서 고통속에 죽어간 수 많은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빚진자로서 우리는 모든 진실을 알릴 의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공개된 문건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궁금한데요. 주요 내용을 조금 소개해 주시죠?

답: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역시 중앙 정보국 CIA가 나찌 전범 가운데 일부를 첩보원으로 활용했다는 사실과 유대인 학살 주범가운데 한 명으로 패전후 해외로 도주했던 아돌프 아이히먼 (Adolf Eichmann) 전 게슈타포 즉 독일 비밀 경찰 국장의 신변을 알면서도 정치적 이유로 공개하지 않은 사실입니다.

CIA는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5년부터 1955년까지 공산주의 확산과 소련의 서독 침공을 막기위한 차원에서 독일 요원들로 구성된 첩보 조직들을 운용했으며 그가운데 한 조직은 적어도 두 명 이상의 전 나찌 정보 요원등 전범들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아돌프 아이히먼의 경우 그가 리처드 클레멘츠란 가명으로 아르헨티나에 살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도 이를 묵인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시 미국은 아이히먼이 체포될 경우 소련의 공산주의에 맞서 독일에서 중요한 활동을 펼치고 있던 한스 글로브케 총리 실장의 과거가 드러나는것을 꺼려했기때문으로 학자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로브케 전 총리는 나찌 친위대 고위 정보 장교 출신으로 후에 알려졌습니다. 아이히먼은 이후 1960년 이스라엘 정보국인 모사드에 납치돼 1962년 사형됐습니다.

문: 내용이 상당히 민감한 문제를 다루고 있는것 같은데.. 이 문건 공개가 미치는 파급 효과는 어느정도나 될 것으로 예상됩니까?

답: 우선 일부 전문가들은 당시 상황과 정부 조치에 대한 해석에 있어 의견이 엇갈릴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비밀 문건의 해제 과정을 감독한 정부 부처 협력 그룹의 엘리자베스 홀츠먼 (Elizabeth Holtzman)씨는 이번에 공개된 문건은 2차 세계 대전후 미국과 나찌 사이의 관계에 대한 광대한양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의 결정에 도덕적 손상을 입힐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홀츠먼씨는 당시 미국 정부가 처한 상황 여부에 관계 없이 나찌 전범들 혹은 그 공범들과 협력한 것은 정당한 권리를 얻을 수 없다며 미국 정부는 도덕적인 손상뿐아니라 그들을 이용해 얻은 실무 효과에 있어서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매우 악한 사람들을 이용한다는 것은 그에 상당한 나쁜 결과를 얻을 수 있기때문이라고 홀츠먼씨는 덧붙였습니다.

문: 하지만 학계에서는 문건 공개를 매우 반기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습니다. 반응을 좀 소개해주시죠?

답: 역사 연구가들은 공개된 문건이 방대한 양의 가치있는 정보들을 대거 담고 있다며 추가 연구에 매우 유용하게 쓰여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오하이오 대학의 역사 학자인 노먼 고다 교수는 과거 공개된 문건들은 불분명하거나 앞뒤가 맞지 않아 연구 자료로 쓰기가 매우 힘들었다며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문건들은 매우 명료하고 양질의 정보를 담고 있어서 역사가들과 언론인들의 연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문건은 누구보다 나찌에 의해 희생된 유대인들과 유가족들에게 가장 가치있는 선물이 될 것이라고 일부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미국 법무부의 엘리 로젠바움(Eli Rosenbaum) 특별 수사 국장은 강제 수용소 희생자들의 고뇌와 아픔은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의 자살과 함께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로젠바움 국장은 히틀러와 그의 추종자들이 준 고통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나찌의 악몽에 대해 완전한 진실을 알고 싶어하는 그들의 목마름은 아직도 남아있는 고통의 일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독일 나찌에 이어 올해 안에 2차 세계 대전 전후의 일본 전범들과 관련한 비밀 문건들이 공개될 예정이어서 남한 정부와 역사 학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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