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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의 황제' 이종욱 WHO 사무총장 급서


한국인 최초로 유엔 산하기구 최고위직에 올랐던 이종욱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이 22일, 숨졌습니다. 이종욱 사무총장은 지난 20일, 공식업무를 수행하던 도중 갑자기 쓰러져 긴급수술을 받았으나 숨졌습니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보건기구-WHO 연례 총회 개막식에서, 스페인의 엘레나 살가도 보건장관은 22일, 이종욱 사무총장이 숨졌다고 밝히고, 애도의 뜻을 표했습니다. 이번 WHO 연례총회 의장직을 맡고 있는 살가도 장관은 이종욱 총장이 출중한 인물이었을 뿐만 아니라, 출중한 사무총장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61세인 이종욱 WHO 사무총장은 20일, 집무도중 뇌경색으로 쓰러져 제네바의 칸토말 병원에서 뇌의 혈전을 제거하는 긴급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숨졌습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하와이 대학교에서 보건의료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이종욱 사무총장은 지난 1983년, 남태평양 지역 피지섬에서 나병퇴치팀장으로 일하면서 세계보건기구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습니다.

이종욱 사무총장은 백신 면역국장, 결핵국장 등을 역임하면서 23년동안 WHO에 몸 담아 왔으며, 지난 1995년, 백신국장으로 일하던 당시에는 세계인구 만명당 한명 이하로 소아마비 유병율을 떨어뜨려, 미국 의학잡지로부터 ‘백신의 황제’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이 사무총장은 지난 2003년 5년임기의 사무총장으로 선출된 뒤, 사스확산 방지를 위해 일했으며, 최근에는 조류독감의 인체감염 방지에 총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이 사무총장은 또한, 북한 의료사업에도 관심을 보여, 2백억 상당의 영유아 지원사업을 추진하기도 했습니다.

이종욱 사무총장의 유족으로는 의대생 시절 봉사활동 도중 만나 결혼한 일본인 부인 가라부키 레이코 씨와 미국에 유학중인 아들 충호 씨가 있습니다. 한편,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은 이종욱 사무총장이 숨진데 대해 애도의 뜻을 표하고, 부인 레이코 씨에게 위로전문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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